▲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과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한마디로, 법원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본다."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석우 법무부 차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가 인용된 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즉시 항고를 포기한 데 대해서는 당연한 조치였다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지만,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단에 공개적으로 법무부가 비판을 하는 모양새이다.
"위법·부당한 결정에 대해 위헌적 수단으로 다툴 수는 없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12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김석우 대행을 향해 "윤석열이 지금 석방되어서 거리를 활보하게 하는 게 잘한 일인가?"라며 "법원행정처장도 그렇고, 법무부 차관도 그렇고, 국민께 '죄송하다' 이런 말 한마디도 안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김석우 대행은 "잘잘못을 떠나서 위헌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즉시 항고 자체는 위헌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저희는 법원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본다"라며 "그렇지만 위법·부당한 결정에 대해서 위헌적인 수단으로 다툴 수는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법원의 판단을 '위법·부당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차관 지금 말 잘했다. '법원에서 판결을 잘못했다' 법무부에 공식 입장 냈느냐?"라며 "차관이 얘기하는 게 공식적으로 '판결이 잘못됐다' 이렇게 인정하는 것인가?"라고 재차 따져 물었다. 김 대행은 "그 부분은 대검에서 입장을 냈다"라며 "네 그렇다"라고 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그렇게 주장하는 것인가?"라고 다시 물었을 때도 "그렇다"라고 못을 박았다.
정청래 위원장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 법원에서 한마디 하시라. 지금 법무부에서는 '판결이 잘못됐다. 불법 판결이었다' 이렇게 입장을 냈다"라며 "법원행정처의 입장이 뭔가? 법원 입장은 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처장은 "예전부터 말씀드린 것처럼, 법원의 결정은 상급심에서 번복될 때까지는 존중되는 것이 법치주의의 근본이라고 저희들은 생각한다. 모든 국가 기관은 그에 따라야 한다"라고 답했다. 법무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조금 전에 원론적인 말씀으로 대체하도록 하겠다"라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즉시 항고, 최소 3번의 이력 있다... 교언영색하지 마라"
차례를 이어 받은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그러면 왜 (검찰)총장에 대해서 수사 지휘를 안 하느냐?"라며 "법원의 판결은 부당한데, (검찰이) 다투는 항소 포기를 하잖느냐.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수사 지휘할 수 있잖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김 대행은 "법원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말씀을 드린다"라면서도 "판결에 대해서 위헌적인 수단으로 다툴 수 없기 때문에, 즉시 항고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재차 항변했다.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보면 명백하다"라며 "즉시 항고하는 순간 위헌"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구속 기간 계산에 대해서는 "일 단위로 한다는 것이 확립된 원칙이고,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러니까 둘 중에 하나는 잘못된 거잖느냐?"라며 "왜 유독 윤석열에 대해서만 시간으로 계산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즉시 항고에 대해서도 최소 3번의 이력이 있더라"라며 "왜 이번 윤석열에 대해서만 안 하느냐고 지금 질문드리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정청래 위원장 또한 "교언영색하지 마시라"라며 "법원의 판결에 대해 부당하다면서? 그러면 항고해야지, 그게 말이 맞잖느냐"라고 꼬집었다. "'부당한 명령이지만 따르겠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한다' 이거하고 똑같다"라는 질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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