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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3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지지하고 탄핵을 반대하며 직무 복귀시키라고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일에 가장 열정적이며, 주도적인 세력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교회와 교인들이다. 일부 여당 국회 의원들이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시위를 주도하는 두 목사의 집회에 줄을 서는 것이 그 증거다.

광화문과 여의도에 모이는 기독교인들이 이토록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좌경화를 막고,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차별금지법을 막아서 나라와 가정과 교회를 지키는 하나님의 일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주의를 반대하고,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막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을 곧 기독교와 신앙으로 알고, 하나님에 대한 충성으로 여기는 것은 2000년 전 예수를 십자가로 보낸 유대인들과 같은 자기기만이며 거짓된 자기확신일 뿐이다.

기독교인들의 탄핵 반대 시위가 위험한 5가지 이유

첫째, 시위로 위력을 행사하는 것은 예수와 사도들의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예수와 예수의 가르침을 삶의 기준으로 삼은 종교이다. 삶을 결정하는 기준인 예수와 예수의 사도들이 당시 교회를 박해하던 반기독적인 로마의 전제주의와 노예제도, 동성애 문제 때문에 시위한 적이 있었나? 단지 복음을 전파하고, 복음적인 삶의 영향력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했을 뿐이다.

이 기준을 빙자해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발언도 하지 않던 보수적인 한국교회가 이제 와서 탄핵 반대 운동을 하고,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자, 예수를 따르지 않는 비신앙일 뿐이다. 따라서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하는 기독교인들은 기독교가 아닌 것을 기독교로 확신하는 자기기만에 빠진 사람들일 뿐이다.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둘째, 비상계엄을 지지하여 탄핵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을 지지하는 불의하고 불법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내려 군대를 헌법 기관에 투입한 일은 정면으로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한 명백한 불법이다. 이 명백한 불법을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으로 포장하고, 폭력을 선동할 뿐만 아니라, 서부지법 폭동을 의거로 미화하며, 헌법재판소를 겁박하는 것이 어찌 신앙이며 하나님께 대한 헌신이겠는가?

부디 탄핵 반대 시위를 하는 기독교인들은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고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도 앉지 않는다"라는 시편의 말씀 앞에 서보기를 권한다. 이 말씀 앞에 자신을 세우면 불법을 행하는 불의한 자를 지지하고 따르는 사람은 결코 "의인의 회중에 들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세속적 기독교 국가를 만드는 것도 성경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광화문과 여의도에 모인 기독교인들은 조국을 기독교 국가로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하나님의 일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도 이것을 거룩한 소명으로 아는 실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기독교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만들기에 교회가 앞장서 왔다. 그러나 기독교적인 나라를 만드는 것과 기독교 국가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이것은 마치 선거에서 기독교인을 찍느냐? 기독교적인 사람을 찍느냐는 문제와 같은 것이다.

예수님은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고 묻는 빌라도에게 내가 네 말대로 왕이지만 내 나라는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기독교가 추구하는 나라는 기독교적인 나라이지, 로마와 같은 세속적 기독교 국가가 아니다. 오히려 교회는 기독교 국가가 되면 타락한다는 것이 교회사의 증언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국가를 세우는 것을 신앙으로 아는 것은 자기기만이요, 거짓된 자기확신일 뿐이다.

넷째, 비인격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은 기독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탄핵을 촉구하는 쪽은 예술제 같은 시위를 하는데, 탄핵을 반대하는 쪽은 글로 옮길 수 없고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루한 욕설을 주저하지 않고, 이상하게도 폭력적이며 살벌하다. 심지어 죽여야 한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 마치 한국전쟁 전후의 광기를 보는 듯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이것은 교조주의에 함몰되어 신앙에서 인간성을 상실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죽이는 것을 하나님을 섬기는 예로 알던 바리새적 위선이며, 자기기만이 아니겠는가? 비인격적이며 비인간적인 것은 이미 기독교가 아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다섯째, 무슨 일이든지 은혜가 안 되고, 예수를 닮지 못 하면 믿음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즉 예수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 모든 율법과 복음의 최종적인 요구이자 구속의 정점이다. 열심히 반공하고, 탄핵을 반대하고 왔으면 그만큼 은혜가 되고 예수를 닮아야 한다, 이 열매가 없는 것은 그 일 자체를 하나님의 일과 신앙으로 여기고 의로움을 느끼는 자기기만에 빠졌기 때문이다.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저렇게 무례하고, 증오에 차서 살벌하게 시위하는 것이 은혜가 되고, 내 안에 예수의 형상이라는 구원이 이루어지겠는가? 사랑장에서 자기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요"라고 한 것이 이를 두고 이른 말이다. 이 "아무것도 아니다"는 그리스어 "우덴"을 우리 문화에 딱 떨어지는 말로 번역하면 "개뿔도 아니다"라는 뜻이다. 천사의 말을 하고, 남을 위해 내 몸을 불살라 바쳐도 내가 예수처럼 안 되면 개뿔도 아닌 것이 기독교이다.

예전에 "그렇게 해서 살림 좀 나아졌습니까?"라고 질타하던 정치인의 물음을 차용해서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살벌하게 탄핵 반대 시위를 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그렇게 시위해서 은혜 좀 되고 예수님 좀 닮으셨습니까?"

종교적 자기기만의 치명성

이 종교적 자기기만이 치명적인 것은 거룩한 종교를 세상의 조롱거리로 만들 뿐만 아니라, 자기가 되지 못했는데도 된 줄 알고, 자기를 잘 믿는 사람,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케 하여 천국 문에 이르러서야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다시 돌이킬 기회가 없으므로 그대로 저주받은 영혼에 이를 수밖에 없다. 예수님은 이 무서운 자기기만에 빠진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렇게 경고해 주셨다.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마7:22,23)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라인권씨는 목사입니다. 이 기사는 티 스토리에도 실립니다.


#탄핵반대#세이브더#코리아#기독교#자기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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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신대원, 연세대 연합 신대원에서 신학을 했다. 은혜로교회를 86년부터 섬겨오는 목자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지름길이다!"는 지론으로 칼럼과 수필, 시도 써오고 있다. 수필과 칼럼 집 "내 영혼의 샘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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