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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오른쪽)이 윤 대통령을 경호하며 이동하고 있다.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오른쪽)이 윤 대통령을 경호하며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법원과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전격 석방하고 한남동 관저로 돌려보내면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풀려난 윤 대통령이 김 차장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경호처 비화폰 등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다시 생겼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그간 경찰의 비화폰 수사를 막아온 장본인으로, 비화폰은 내란의 핵심 물증으로 지목돼왔다.

경찰 쪽에선 이번 윤 대통령 구속 취소의 시점이 공교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세 번이나 검찰에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는데, 지난 6일 경찰이 제기한 서울고등검찰청 영장심의위원회가 예상을 뒤엎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그러나 이튿날인 7일 법원이 돌연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고, 검찰이 8일 즉시항고 없이 윤 대통령을 그대로 석방하면서 비화폰 수사는 다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영장심의위 결과가 나온 지 벌써 나흘이 지났지만 김 차장 구속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 않나"라며 "윤 대통령 구속 취소가 경찰 수사에 영향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직 경찰은 "구속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증거인멸"이라며 "대통령 구속취소 전후 상황을 비교해보면 대통령 구속취소가 이뤄진 현 시점에 김 차장 증거인멸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구속의 필요성도 더 커진 것"이라고 했다.

판사 출신인 차성안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 측은 김 차장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방해 혐의와 비화폰 서버 수사 차단을)'별건'이라고 했지만 더 이상 별건이 아니다"라며 "만일 (윤 대통령이)'계몽령'이라며 내란죄가 아니게 되면, 그동안의 (김 차장의)영장집행 저지 등도 무죄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과거 김재규 내란목적살인 판결을 보면 통신 업무에 종사하는 책임자의 책임을 되게 크게 보는데, 이번에는 그게 바로 비화폰"이라며 "경찰에서 4차 (구속영장)신청으로 나가고 (검찰이)청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석방 현장, 한 자리 모인 얼굴들... 김성훈과 김주현

 김주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오른쪽)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김주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오른쪽)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 남소연

야당 일각에서는 이번 윤 대통령 석방과 검찰의 비화폰 수사 방해 의혹의 막후에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역할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김 수석은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에도 즉시항고를 하지 않고 석방을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는 심우정 검찰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10년 전인 지난 2015년 법무부 차관 시절 국회에 나와 구속취소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 조항이 존치돼야 한다고 주장해 실제 이를 이끌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과거 이력을 봐도 김 수석이 검찰의 즉시항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라며 "검찰 조직의 명운을 건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는 심 총장 외에는 김 수석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수석은 12.3 비상계엄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대통령 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께 모인 법조 4인방 중 한 명으로, 계엄 이후 수사 대응 기조를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은 바 있다.

지난 1월 8일 김 수석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한 경찰은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풀려 나왔을 때에도 김 수석이 서울구치소 앞까지 직접 나가 맞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영장심의위 의결 뒤 사흘이 지나도록 여전히 구속을 면하고 있는 김 차장 역시 당시 윤 대통령 바로 옆에서 경호를 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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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 주장한 '즉시항고' 효력… 윤석열 앞에 머뭇대는 검찰 https://omn.kr/2chvo
- 검찰 결정 뒤집은 심의위 "김성훈 구속영장 정당", 둑 무너지나 https://omn.kr/2ch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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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비화폰#윤석열#김주현#심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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