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사실 향하는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 지난 1월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된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1월 18일 오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서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관들과 이동하고 있다.
조사실 향하는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지난 1월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된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1월 18일 오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서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관들과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세 번 모두 기각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검찰 영장 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가 6일 나왔다. 당초 영장 심의위 역시 검찰 산하 기구이기 때문에 기존 검찰 방침이 되풀이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측을 뒤집고 심의위가 경찰 손을 들어주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에 가로막혀 있던 경찰의 비화폰·내란 수사가 정부 고위급에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서울고등검찰청 영장 심의위는 이날 오후 경찰의 김 차장 구속영장 신청에 대한 심의를 4시간여 진행한 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세 차례 연속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 부적절하고,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냈다. 영장심의는 검찰 외부 인사 10명으로 꾸려지고, 무기명 비밀 투표를 해 과반수 의결로 결정된다.

다만 영장 심의위 결과에 강제성은 없어 향후 검찰이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실제로 청구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영장 심의위 규칙에는 '검사는 심의위 심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돼 있다. 검찰 측은 "심의위 결정을 존중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예상 엎은 심의위… "김성훈 구속영장 정당", "둑 무너지는 신호"

 윤석열 대통령이 2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김성훈 경호처장이 뒤따라 들어오며 밀착경호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김성훈 경호처장이 뒤따라 들어오며 밀착경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앞서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한 3차 구속영장마저 기각되자 지난달 24일 서울고검에 영장심의를 신청했다. 영장심의는 일종의 이의신청 제도로, 지난 2021년 도입된 후 이날 이전까지 16차례만 진행됐고 이중 단 한 건에서만 영장 청구가 적정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조차 영장 심의위 결과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였다. 경찰은 만일 이날 역시 심의위 결과가 뒤집히지 않을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사건을 넘겨 공수처 검사가 김 차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법까지 검토하고 있었다.

구속영장은 경찰이 법원에 바로 청구할 수 없고 경찰이 검사에게 신청하면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는데, 지금까지는 서부지검이 경찰의 김 차장 구속영장을 세 번이나 기각해 법원의 판단조차 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 심의위 결과가 나온 직후 한 통화에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정당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수사 계획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한 현직 경찰은 "국민 여론이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라며 "둑이 무너지는 신호일 수도 있다"라고 했다.

검찰이 가로막은 '비화폰' 수사, 내란 블랙박스 열리나

앞서 검찰은 경찰의 김 차장 구속영장 신청을 세 차례나 연거푸 기각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차장은 지난 1월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저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경호처에서 관리하는 비화폰의 기록 삭제를 지시하고 부하 직원을 직무 배제한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 1월 10일 박종준 전 경호처장 사퇴 이후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데, 김 차장의 경호처는 그간 군사·공무상 비밀을 이유로 경찰의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을 일절 거부해 왔다. 김 차장이 구속을 면하면서 12·3 비상계엄 후 석 달 넘도록 내란 주요 인물들이 사용한 비화폰 수사가 막혀있는 상태였다. 비화폰은 녹음이 불가능한 보안 휴대전화다.

 1월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공수처 측과 경호처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기갑수색차량 뒤로 김성훈 경호처 차장(빨간 동그라미)이 서 있다.
1월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공수처 측과 경호처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기갑수색차량 뒤로 김성훈 경호처 차장(빨간 동그라미)이 서 있다. ⓒ 이정민

그럼에도 검찰은 재범의 우려가 없고, 보완 수사가 필요하고,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김 차장 구속 영장을 번번이 기각했다. 무리한 영장 기각이 이어지자 검찰이 일부러 경찰의 비화폰 수사를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검찰이 비화폰 수사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거였다.

영장 심의위 결과 대로 김 차장 구속 영장이 청구되고 법원에서 발부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내란에 연루된 고위급 정부 인사들에 대한 통신 기록을 확인할 길이 열린다.

이날 영장 심의위 결과로 검찰의 영장 기각이 부당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검찰을 향한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김 차장이 지난 1월 24일 비화폰 불출대장의 일부 내용을 경찰이 아닌 검찰에만 넘긴 것이 최근에야 파악돼 검찰에 대한 의혹이 증폭된 상황이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직후 검찰 간부가 국군방첩사령부 쪽에 전화를 걸었고 선관위에도 출동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김 차장 구속영장을 세 차례 기각한 것과 관련해 전날 심우정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대검·방첩사·국정원 간부 연이은 통화..."검사 선관위 출동 제보, 수사해야"
https://omn.kr/2cgdg
검찰, 명태균은 받고 김성훈은 또 퇴짜... 왜? https://omn.kr/2ca8t
'김용현 비화폰' 두 달 넘게 방치...검찰 "김성훈 구속할 정도 아니야" https://omn.kr/2ccuc
김용현 뺏길까 검찰총장까지 움직였다, 커지는 '비화폰 수사 방해' 의혹 https://omn.kr/2c4vq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검찰#경찰#비화폰#김성훈#구속영장
댓글2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