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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대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말조심하세요!"
"아니, 아니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십시오, 나중에!"

김대웅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여야 고성으로 파행을 겪었다. 후보자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야당은 여권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가 얼마나 부당한지를 파고 들었고, 여당 의원들은 부정선거 의혹을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기한 바가 없다고 맞서는 형국이었다. 후보자를 사이에 두고 여야 고성이 뒤엉키면서 이날 인사청문회는 잠시 파행을 겪었다.

6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곧바로 시작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할 것과 이날 오후 출석이 예정되어 있는 김용빈 사무총장을 오전으로 당겨서 부를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또한 별도의 현안 질의를 요청하며,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야당 측의 현안 질의 요청만 수용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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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측은 선관위원 인사청문회에 선관위원장을 부른 전례가 없다는 점, 김 사무총장의 조기 출석을 의결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오후에 출석할 수밖에 없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또한, 선관위 특혜 채용 관련 현안 질의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경찰 및 소방 인사 관련 의혹, 특히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아들의 마약 혐의 관련 현안 질의도 같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정치 현안들이 맞물리며 여야 분위기가 과열됐고, 결국 본격적인 질의는 제대로 시작도 못한 채 정회할 수밖에 없었다. 간사 간 조율을 거쳐 오전 중 다시 재개된 청문회도 순탄하지 않았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과거 사전투표 제도 참여를 독려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부인했던 점을 꼬집고 나서며 여당을 직격했다.

이상식 "대통령이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하니 국민의힘도..."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김대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부정선거 의혹 관련 질의를 방해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김대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부정선거 의혹 관련 질의를 방해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이 의원은 "지금 우리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측에서는 줄기차게 혹세무민식의 선거 부정론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하고 지금 국민의힘에서 주장하는 부정선거 주장이 얼마나 엉터리고 자기 모순적이고 자기 부정적인 것인가 제가 한번 한번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스크린에는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의 홍보 포스터가 띄워졌다.

이 의원은 "20대 대선, 국민의힘 팩트체크!"라는 제목의 해당 포스터의 문구를 읽어내려 갔다. "중앙선관위 선거정보센터 해킹! 투표수와 투표 득표수 조작 가능? 불가능" "투표함이나 계수기 조작 가능? 불가능" "사전 투표함 바꿔치기 가능? 불가능" 등이었다.

그는 "밑에 윤석열 당시 후보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저도 첫날 사전투표하겠다' 이렇게 (홍보)했단 말이다"라며 "그런데 왜 갑자기 불과 3년이 지나서 윤 대통령과 특히 국민의힘이 태도를 돌변하셔서 부정 선거 주장에 동조하시는지, 저는 참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이렇게 '부정 선거가 불가능하다' 주장을 하셔 놓고, 지금 와서는 무슨 이유로 저렇게 부정 선거에 대해서 집착하고 주장하시는지 알 수가 없다"라며 사자성어 "지록위마"를 언급했다.

"대통령이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가리키니까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치 판단이나 이런 거 없이 '대통령이 말이라고 하니까 우리도 말이라 하자' 저는 이렇게 밖에 생각을 할 수가 없다"라고 직격한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말조심하시라"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 의원은 "아니 국민의힘에서 그러면 부정선거 주장을 지금 철회하는 건가?"라고 맞섰다. "부정선거 주장을 지금 계속하고 있잖느냐?"라는 지적이었다. 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만류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행안위 간사를 맡고 있는 조은희 의원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라고 외쳤다.

신정훈 위원장이 여당 의원들을 말리며 이 의원이 질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자 진행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의원의 발언이 "지금 모욕한 것 아닌가?"라며 "위원장 마음대로 하시느냐?"라고 반발한 것이다. 신 위원장은 "조은희 간사, 지금 오버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상식 의원은 "20대 대선에서는 '부정 선거가 불가능하다'고 저렇게 주장하셔 놓고 지금은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의 태도가 완전히 돌변했다"라며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지록위마 그밖에 이유가 없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선관위 특혜 채용 문제에는 여야 한목소리

 송봉섭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김대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관위 자녀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송봉섭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김대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관위 자녀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점심 이후 재개된 오후 질의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선거관리위원회를 질타하며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박찬진 전 사무총장, 송봉섭 전 사무차장 등 소위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킨 전직 중앙선관위 간부들이 예정대로 출석했기 때문이다.

여야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특혜 채용 문제를 비판하며 언성을 높였다. 출석한 간부들이 현재 직무 배제된 자녀들의 자진 사퇴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하고, 선관위는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는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채용할 때는 아빠 찬스 쓰고, 국회에 나와서 거짓말하고, 거짓말 드러나니까 일시적으로 직무 배제시켰다가 잠잠해지니까 직무 복귀시키고, 또 어제(5일) 시끄러우니까 또 배제시키고, 오늘 와서 (직무) 배제시켰다고 한다"라며 "(특혜 채용 대상자들을) 사퇴시키겠느냐 그러니까 '내 의사가 아니고 따님 의사'라고 그런다. 그런 선관위를 국민이 누가 믿겠느냐?"라고 직격했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 또한 "조직 폭력배들 조직인가? 누가 무슨 결심을 해서 뭘 어떻게 한다는 건가?"라며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려워진다. '법대로 문제가 없으니까 이대로 그냥 하자' '옛날에 우리끼리 식구끼리 좀 해 먹었는데 어쩌겠느냐'라는 입장을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들을 줄 몰랐다"라고 꼬집었다.

#김대웅#중앙선거관리위원회#인사청문회#부정선거#특혜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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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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