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김포시청에서 '서울런 x 김포런'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두 달 전에 저도 똑같은 생각을 밝힌 바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저서 출간과 함께 정계 복귀 수순을 밟은 가운데, 그의 '개헌' 제안에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동조하고 나섰다. 비슷한 제안을 본인이 먼저 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인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조기 대통령 선거가 가시화하면서 여권 잠룡들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28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 중임제 도입을 골자로 한 임기단축 개헌 의제를 던졌다. 차기 대통령은 이에 따라 본인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오는 2028년 대선과 국회의원 총선거를 같이 치르자는 제안이다(관련 기사: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지나가는 학생에도 욕설, 빗나간 '대학 도장 깨기'). 대선 주자 중에서 이같은 구상을 공개적으로 던진 건 한 전 대표가 사실상 처음이다.
오세훈 "다음 대통령, 개헌 약속하고 3년 열심히 하면 된다"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와 인터뷰에 나선 오세훈 시장은 "사실은 벌써 한두 달 전에 저도 똑같은 생각을 밝힌 바가 있다"라고 의제를 뺏기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리 당의 어떤 후보든 당의 후보가 되면, 그다음 총선에 시기를 맞추어서 개헌을 미리 하고 그리고 임기를 거기에 맞추고, 그다음에 이 개헌된 헌법에 의한 통치를 그다음 임기 때부터 적용하자"라고 본인이 제안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분권 개헌을 비롯해서 이번 계엄 정국, 탄핵 정국의 원인이 된 국회 입법 폭주 이런 것들을 정부와 국회를 상호 견제하는 내각의 의회 해산권, 의회의 내각 불신임권을 내각제적 요소지만 우리 헌법에 담자"라고 말했다. "중앙정부에는, 대통령에게는 연방제에 준하는 정도로 외교·안보에 대한 큰 틀에서의 권한만 남기고, 내치에 대한 권한은 총리한테 그리고 각 지방 정부에 넘겨서 권력을 분산하는 형태의 개헌"을 던진 것이다.
그는 "개헌을 지금 대선 전에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니, 다음 대통령이 그걸 약속하고 취임해서 3년 동안 열심히 하면"이라며 "우리 당 후보가 당선이 되면 민주당은 임기를 3년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개헌 논의에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논리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3년만 하고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오 시장은 한동훈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에 대해 "저는 뭐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그 분이 나라 경영에 대한 비전, 숙성된 비전이 있으시면 당연히 당내 경선에 들어오셔서 함께 경쟁하는 게 저는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시기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친윤' 조정훈 "한동훈 개헌, 나까지 제왕적 대통령 해 보겠단 뜻"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24년 12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오세훈 시장의 이같은 답변은 한 대표의 복귀에 마뜩찮은 반응을 보였던 친윤계와는 사뭇 다른 어조이다.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조정훈 의원은 "본인의 주장이다. 당의 대표성은 전혀 없다"라며 한 전 대표의 개헌 제안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만약에 대통령이 탄핵이 기각된다면, 대통령이 약속한 게 있으시니까 저는 특정한 시점을 정해 놓고 그때까지 개헌하고, 그 이후에 대통령 선거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전제로 한 발언이다.
그는 한 전 대표를 겨냥해 "욕심"이라고 표현하면서 "개헌이라는 건 내가 대통령 되기 위한 하나의 공약이다. 내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약간 공약으로 팔고 있다. 이러면 안 된다"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그의 임기단축 개헌 제안은 "'나까지 제왕적 대통령 해 보고, 그다음은 나는 몰라' 뭐 이거 같다"라며 "저는 '내가 대통령 되면 뭐 하겠다' 이런 사람은 믿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친한' 김종혁 "막내 한동훈, 6공화국 문 닫는 사람 되겠단 뜻"
반면,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만에 하나라도 탄핵이 인용이 돼서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그러면 차기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개헌을 하고 3년 뒤에 물러나야 된다. 그리고 본인이 다시 출마하겠다 하면 안 된다"라며 "'그럼 당신이 돼도 그렇게 할 것이냐'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 그런 얘기"라고 이번 인터뷰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6공화국은 한동훈 대표가 언급을 했듯이 위대한 체제였다. 그 독재의 달을 깨부수고 그다음에 위대한 여정을 디뎠다"라면서도 "그로 인해서 이미 피로감이 누적이 되고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그런 공감대가 다 확산돼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치인 중에서 막내지만 제가 7공화국의 문을 여는 사람이 아니라, 이 문제 많은 6공화국을 문을 닫는 사람이 되겠다"라는 게 한 전 대표의 구상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수 정치는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게 보수의 본질"이라며 "한동훈 대표는 이 책을 통해서 역사 앞에,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본인이 잘못한 게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또 국민에게 그때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야 될 그런 소명의식, 이런 것들이 있어서 이 책을 쓴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또한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기승전 한동훈 때문이야'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까 형용 모순 말씀드렸지만, 논리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전혀 합당한 주장이 아니다"라고 '한동훈 책임론'을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