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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생 감소에 따라 우리고장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전교생 감소 추이를 이어가는 가운데 청성초등학교만 유일하게 1명이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입학생 감소에 따라 우리고장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전교생 감소 추이를 이어가는 가운데 청성초등학교만 유일하게 1명이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옥천신문

지난해 6명의 학생이 입학하며 면 단위 작은학교에서 가장 많은 입학생을 맞이했던 충북 옥천 군서초가 올해는 입학생이 한 명도 없을 것으로 파악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나 군서면은 2023년과 2024년에 출생아가 0명인 것으로 집계돼 장기적으로도 면 스스로 학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이 없어 전학을 오지 못하는 군서초와 달리 2020년부터 청성초 살리기 운동으로 청성초 총동문회 차원에서 교육이주주택을 마련해온 청성초는 지역 내 모든 학교 중 유일하게 전교생이 1명 늘었다.

한편, 올해는 충북 옥천의 작은학교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가장 큰 학교인 삼양초까지 학생수 감소를 직면했다. 읍 단위 학교까지 학생수 감소 여파가 이어졌던 지난해에도 굳건히 114명의 입학생을 맞이하며 '100명' 선을 지켰던 삼양초는 올해 90명의 학생만이 입학할 예정이다. 삼양초, 죽향초, 장야초를 제외한 작은학교는 신입생이 10명 미만이다. 가장 많은 입학생을 맞이할 학교는 신입생이 8명인 이원초다.

올해 군서초 입학생 '0'명... 군서면은 23·24년 신생아 수도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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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입생이 없는 학교는 군서초등학교(교장 홍성의)와 오는 3월부터 휴교 예정인 대정분교뿐이다. 군서초는 지난해 면내 학교 중에서 6명이라는 가장 많은 입학생이 들어왔지만 올해는 입학생이 한 명도 없다. 군서초는 지역의 역사 이야기를 동화로 만든 <서화이야기>를 출간하고 마을을 주제로 한 뮤지컬 제작에도 나설 계획을 밝히며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전입생을 받고 싶어도 이사할 빈집이 없고 면내 출생아가 적은 탓에 면 자체적인 학생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주거와 교통편의 등의 정주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서245(군서로 이사 오세요)' 프로젝트를 펼치며 학생 유치에 힘썼던 군서면민협의회 이성학 회장은 "적어도 지금처럼 학생이 20여 명은 유지돼야 할 텐데 올해 신입생이 1명도 없어서 걱정이 크다"며 "면민협의회에서는 장학금도 주고 학교에서 필요한 게 있으면 지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읍에서 군서초로 오거나 다른 지역에서 학생을 이끌어 오는 게 쉽지 않다. 무엇보다 거주할 집이 마련돼야 하는데 그 부분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군서면주민자치회 김연수 회장은 "전학 오고 싶다는 학생이 있어도 군서면에서 집을 못 구하니까 전부 산내동(대전)으로 빠진다. 다른 면처럼 교육이주주택이 생기면 좋겠지만 당장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면서 "가장 큰 문제가 주거와 교통이다 보니 학교 자체에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여러 방면에서 고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군서초 홍성의 교장은 정주여건 마련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는 한편 내년도 입학생 확보를 위해 학교의 강점을 살려 교육과정을 충실히 다져가겠다는 입장이다.

홍성의 교장은 "학교에서 뮤지컬 수업이나 연극수업 등을 하고 있어서 그걸 강점으로 보고 프로젝트를 계속 홍보하려고 한다. 지난해 발간한 <서화이야기>는 반응이 좋아서 이번에 추가 인쇄를 하기도 했다"며 "올해도 함추름 교육을 통해 학교의 강점을 계속 잡아갈 계획이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입학 예정자가 서너 명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모두 군서초에 올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가지며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역 내 모든 학교가 졸업생 대비 적은 입학생으로 전교생이 줄어든 가운데 청성초등학교(교장 김기종)만 유일하게 전교생이 1명 늘었다. 청성초등학교 총동문회(회장 전재만)에서 청성으로의 교육이주를 이끌기 위해 주택을 마련하고 월세를 지원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급이 줄어든 다른 학교와 달리 청성초는 전체 5학급에서 6학급으로 한 학급이 늘었다. 이에 기존에 없던 교감이 배치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군서초등학교 전교생 23명 학생들이 직접 쓴 마을탐방 ‘서화이야기 속으로’ 책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군서초등학교 전교생 23명 학생들이 직접 쓴 마을탐방 ‘서화이야기 속으로’ 책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옥천신문

9개 읍·면 다 합쳐도 초등 입학생 200명 안 돼

청성초 김기종 교장은 "이번에 학생수가 늘어서 학급도 늘고 그에 따라 교감 선생님도 배치될 계획이다. 청성초 동문회에서 주택을 마련해주시고 월세를 지원해주는 등 지원이 잘 되고 있다. 학부모님들도 밴드나 카페에 교육이주에 대한 홍보를 많이 해주셔서 다른 지역에서도 전학을 오는 등 유의미한 결과가 생겼다고 본다. 추후 주거플랫폼이 들어서면 전입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작은학교 중에서는 이원초등학교(교장 배안식)의 입학생이 8명으로 가장 많다. 읍내 유일한 작은학교인 군남초등학교(교장 김옥경)는 신입생 7명을 맞이한다. 증약초는 4명, 청성초와 청산초는 3명, 동이초와 안남초는 2명, 안내초와 우산분교는 1명이 입학할 것으로 파악된다. 전교생이 6명인 대정분교는 교육환경 개선이 어렵고 학교살리기 가능성을 내다볼 수 없다는 이유로 학부모 전원이 찬성해 3월부터 휴교에 들어간다. 이후 9월1일자 폐교를 앞두고 있다.

삼양초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신입생 100명 이하

작은학교뿐만 아니라 읍내 학교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던 '학생 수 감소의 위기에 읍 지역은 안전할 것'이란 통념은 올해 깨졌다. 지난해 210여 명이었던 지역 내 초등 입학생 수가 올해는 9개 읍·면을 다 합쳐도 170여 명으로 내려 앉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죽향초등학교(교장 임난주)와 장야초등학교(교장 이기분) 1학년이 각각 1학급과 2학급으로 줄어들며 학생 수 감소가 드러난 데 이어 올해는 읍내 가장 큰 학교인 삼양초등학교(교장 문병칠)까지 타격을 입었다.

삼양초 입학생은 2022년에 134명, 2023년에 113명, 2024년에 114명으로 꾸준히 100명을 넘겨왔지만 올해 신입생은 90명이다. 삼양초의 모든 학년이 5학급을 넘는 가운데 올해는 1학년만 4학급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삼양초 문병칠 교장은 "신입생이 100명 이하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하지만 읍에서 가장 큰 초등학교로서 올해 그린스마트스쿨 공사를 끝내면 더욱 좋은 환경에서 교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실 지금보다는 코로나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입학할 때가 더욱 걱정이다. 특히 면 단위는 학교가 마을의 중심이기 때문에 주민분들이 느끼는 허탈함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한다. 학생수 감소가 실감이 나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참 답답하다"라고 전했다.

죽향초는 44명의 학생이 졸업하는 반면 15명의 학생이 입학할 예정으로 입학생이 졸업생의 1/3 수준이다. 학급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학년 1학급으로 편성된다. 이로써 죽향초는 1~2학년이 1학급, 3~6학년이 2학급으로 운영된다.

장야초는 87명의 학생이 졸업하고 40명의 학생이 입학한다. 지난해 유일하게 4학급이었던 6학년이 졸업하며 올해 1~2학년은 2학급, 3~6학년은 3학급으로 운영된다.

장야초 이기분 교장은 "학생 수가 감소하는 것을 정말 크게 느끼고 있다. 장야초 교감으로 있었을 당시(2016~2020년)에는 학생 수가 500명이 넘었다. 현재는 출생아 수 자체가 줄었으니 체감하기로는 학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며 "그때는 전학년 학급수가 27학급 정도(학년 평균 4~5학급)였는데 지금은 특수학급을 다 합해도 18학급(학년 평균 3학급) 정도다"고 말했다.

각 학교에서 학생 수 감소를 체감하며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군과 교육지원청은 작은학교 살리기를 비롯해 학령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군 행복교육과 교육지원팀 한영희 팀장은 "졸업생에 비해 입학생이 현저히 적은 상황을 군에서도 파악하고 있다. 작은학교 지원을 위해서 교육경비를 지원할 때 작은학교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교육지원청에서 세우고 있는 작은학교 지원계획을 살펴보고 타부서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등을 참고해서 앞으로 학교 살리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옥천교육지원청 김인권 교육장은 "앞으로는 입학할 시기가 돼서 학생 유입을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5년 전부터는 출생아 수를 미리 파악해서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지원청에서는 공동학구 추진, 작은학교 연합운동회,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작은학교에 방문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도 듣고 학생 유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며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건 군과 협력해서 해결해 나갈 문제라고 본다. 장기적으로 일자리와 주거 등 젊은 사람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옥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학령인구#인구이동#인구감소#입학#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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