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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는 2월 6일부터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를 진행해오고 있다. 4주간 계속되는 본 여정은 권김현영, 김누리, 장혜영, 박지아 4명의 페미니스트 민주주의자와 함께 윤석열 탄핵 정국을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장혜영 21대 국회의원이 서울여성회가 주최한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
장혜영 21대 국회의원이 서울여성회가 주최한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2월 20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서울여성회가 주최한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의 세 번째 강의가 열렸다. 이날 강의는 장혜영 21대 국회의원이 '응원봉을 쥔 손이 의사봉을 쥘 수 있게'라는 제목으로 진행하였다. 장혜영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로 우리 사회에 구조적 변화가 없었음을 지적하며 윤석열 퇴진 이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여성 정치 세력화, 페미니스트 대통령, 100%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 및 국회 운영구조의 개선 등을 강조했다.

광장은 늘 여성이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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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전 의원은 데이터가 입증한 2030 여성의 집회 참여율을 언급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 중 BBC 분석 기사에 따르면 2008년 광우병 시위, 2016년 박근혜 정권 퇴진 시위, 그리고 2024년 윤석열 정권 퇴진 시위의 참가자 구성 중 20대 남성의 비율은 각각 13.7%, 12.3%, 3.3%로 급격하게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20대 여성 역시 23.8%, 19.8%, 17.3%로 점차 하락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즉, 2024-2025년에 '기특하다' 칭찬받고 있는 20대 여성의 비율은 지난 집회들에 비해 오히려 축소되었음에도 광장을 주도하고 있고, 마치 새로운 현상인 듯 기득권의 시선으로 묘사되고 기록되고 있다.

그는 일찍이 지난 해 12월 13일 발행된 프레시안 뉴스 인터뷰에서 "지난 4년 내내 내가 갔던 모든 광장에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은 언제나 있었다. 여성과 성소수자와 장애인의 광장에 본인들이 없었던 것이다. 완전히 다르게, 거꾸로 서술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장혜영 21대 국회의원이 서울여성회가 주최한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
장혜영 21대 국회의원이 서울여성회가 주최한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박근혜 탄핵 이후

그러나 여성들이 주도하던 광장의 민주주의는 일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 스스로를 호명했던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으나, 소수자 및 약자의 정치는 전진하지 못했다. 2018년 미투 긍정 발언을 한 날에 본인의 미투 사건이 터져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2022년 출소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피해자에게 끈질긴 신체감정을 요구하며 여전히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논란은 <남자 마음 설명서> 등 여성혐오적 저서들을 출판한 인물이 아무런 견제 없이 국가 권력에 진입하여 끝까지 민주당 진영과 함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난 2021년 이준석 의원은 '남혐 논란' 포스터 논란을 MBC 100분 토론 주제로까지 끌고와 포퓰리즘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가를 증명해냈다.

이외에도 박원순 성희롱 사건, 여가부 폐지 논란, 홍준표 의원의 돼지발정제 성폭력 모의 논란, 성착취물의 사전차단보다 사전검열의 위험성을 더 중시하며 공방을 벌였던 N번방 방지법의 입법과정 등 페미니즘 정치는 오히려 백래시에 붙잡혀 더욱 퇴보한 양상을 보였다.

응원하는 여성에서 결정하는 여성으로

현재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의원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기는 커녕, 최근 "민주당은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보수 선언을 하며, 윤석열 퇴진을 넘어 사회대개혁을 꿈꾸는 진보 진영에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정치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장혜영 전 의원은 "우리는 선거권자이자 피선거권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응원봉을 쥔 손이 의사봉을 쥐고, 결정하는 여성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할당제 도입된 지 20년이 흘렀지만, 그 경과를 살펴보면, 13%였던 17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현 22대 국회에서 겨우 6% 상승하여 20%에 머물러있다. OECD 가입국 평균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33.8%이다.

장 전 의원은 대안 중 하나로 100% 비례대표제를 언급했다. 정당의 득표율에 비례해 당선자 수를 결정하는 비례대표제가 확대될 때 보다 다양한 정당이 국회에 진입할 수 있고,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회의원에 의해 발안된 법안은 현재 국회법에 따라 20인 이상의 소속위원으로 구성된 교섭단체가 있을 때 입법 관련 논의에 부칠 수 있는데, 사실상 거대 양당이 주를 이루는 국회에서 소수 정당의 입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70명 이상의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서울여성플라자에 모여 장혜영 의원의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70명 이상의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서울여성플라자에 모여 장혜영 의원의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소수자,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인 없다는 말에 깊이 공감해

강의 후 이어진 토론에서 정의당 페미클럽 최윤이 대표는 "박근혜 이후의 백래시, 퇴보한 페미니즘 정치를 되돌아보면서 마음이 무겁고 희망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혜영 전 의원이 지금 이 시기에 왜 이런 말을 할까 고민해 봤을 때 '이 사람은 정말 절실해서 그렇구나. 페미니즘 낙인이 무서워 아무도 페미니즘 정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국회에서 모든 페미니즘 관련 공격과 대응을 떠안는 소수의 청년 페미니스트 정치인의 외로운 싸움이 되풀이되는 모습을 진심으로 보고 싶지 않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른 참가자 역시 "페미니스트 라는 단어가 악마화되고 낙인처럼 따라붙는 작금의 현실, 장혜영 전 의원이 페미니스트 정치인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정치적 자살행위라고 느꼈음에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신 말씀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요즘 집회 꾸준히 나가려고 하고 있는데, 지난 주에 조금 허탈한 감정이 들었다. 그냥 좋은 얘기 발언하고 행진하고 끝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토요일을 바쳐가며 나오고 있는데 뭘 위한 것인가, 이 노동의 결실은 무엇일까 고민이 되었다. 우리 시민들의 목소리가 대의제 하에서 국회에 잘 전달되고 우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하는데 장혜영 전 의원님 말씀처럼 지금의 소선거구제 방식으로는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참가자도 있었다.

선거제 개편의 중요성과 피선거권자로서의 주체성 인식해

이날 토론에서 가장 많았던 언급은 선거제도 개편 및 피선거권자로서의 '나'의 가능성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한 참가자는 "제도적으로 피선거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고민해보자. 요즘 방청연대를 다니고 있다. 성폭력 사건을 다룰 때 성인지 감수성 없는 판사, 변호사, 검사들을 보면서 여러 여성단체들이 담론을 만들어내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기득권에게 가닿지를 않는 것 느낌을 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세상은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담론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곳"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 역시 "생물학적 여성이 국회에 들어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조직해야 하고 정치 세력화의주체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제도나 국회의 선출방식 이야기하신 게 인상 깊다. 그동안 정치권 백래시 관련해서 설명해 주시는데 100% 비례대표제가 일단은 정치구조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회 개혁이 정말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정치인이 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윤석열 사태에 대안은 이재명이라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2030 여성들이 이재명을 뽑지 않으면 공격의 화살이 그들에게 돌아갈 것 같다. 차악을 뽑지 않는 대선, 총선, 지선이 되었으면 한다." 고 덧붙인 참가자도 있었다.

또한 장애인 형제를 가진 비장애 형제로서 정혜영 전 의원과 정체성을 공유한다고 밝힌 한 참가자는, "장혜영 전 의원도 정치하던 사람이 아닌데, 관련 경험이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정치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다. 여성 청년 정치인이 소수이긴 하지만 이준석과 같은 혐오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스피커가 주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기 모인 사람들이 주권자로서, 유권자로서, 피선거권자로서, 민주 시민으로서 함께 가자"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한편, 100% 비례대표제를 통해 대의민주주의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 가능할 지 확신치 못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30대 참가자는 "100% 비례대표제로의 이행에 동의하지만, 우리 또래에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더러, 정치인이 꿈인 사람은 더더욱 본 적이 없다. 그게 꺼려지는 것이 애초에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 포스터
페미니스트를 위한 민주주의 아카데미 포스터 ⓒ 서울여성회

혐오와 폭력에 맞서 싸우기 위해, 페미니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페미니즘을 발명해야할까? 사회변혁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은 2월 27일,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의 "윤석열 탄핵과 페미니스트, 새로운 정치를 쓰다" 강의로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서울여성회와 함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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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서울여성회#서페대연#페미니스트#비례대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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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는 서울 여성들의 자기성장, 성평등한 마을 만들기, 폭력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생활인 여성들의 공동체입니다. 2007년 7월에 창립하여 서울여성문화축제, 서울여성아카데미, 지역아동센터 성교육 및 부모교육, 지속 가능한 생태 지킴이 활동과 식량주권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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