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문회 나온 이상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2024년 12월 4일) 00시 50분에서 01시 사이에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이) 보안폰으로 전화하셨습니다. '화상회의를 했는데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셔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어', '전기라도 필요하면 끊어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시를 받았습니다." - 이상현 육군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
21일 오전 열린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했다는 진술이 다시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에 투입되었을 때 "'대통령께서 문을 부셔서라도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다. 필요하면 전기라도 끊어라고 말씀했다'고 했다"라며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이 여단장은 "군인은 기계적으로 상급자 지시를 복명복창을 하기 때문에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라고 (곽 사령관에게) 다시 물어보니 (곽 사령관이) 약간 주저하는 듯한 목소리로 '응'이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곽 사령관과 통화가 끝날 때쯤 마침 부하인 1특전대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기에 그에게 "대통령께서 그러한 지시를 하셨다"라고 말했다며 "나중에 수사 과정에서 그 내용이 녹취가 되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라고 덧붙였다.

▲발언대에 선 안효영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 작전참모안효영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 작전참모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 뒤는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 ⓒ 남소연
이 여단장이 곽 사령관과 나눈 통화 내용은 다른 부대원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통화 당시 이 여단장과 같은 차를 타고 있었던 1공수특전여단 작전참모 안효영 중령도 "정확한 워딩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대통령님 지시'라는 단어는 기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안 중령은 "군 생활 동안 대통령 지시라는 걸 처음 들은 것 아니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임팩트가 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출동했던 특전사 707 특수임무단 장병들이 휴대했던 케이블 타이가 인원 포박용이 맞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성운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대테러작전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707특임단 대테러작전관 이성운 원사는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져온 미국제 코브라 케이블타이 용도에 대해 "종류가 많아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면서도 "포박용이 맞다"고 답변했다.
이 원사는 "(707특임단은) 작전을 수행할 때 두 가지 용도의 케이블 타이를 휴대한다"면서 "(박 의원이 가져온 코브라 타이는) 작전을 하며 테러범 포박을 하고, 이보다 큰 대형 재생 케이블 타이는 필요에 의해 (문) 고정 용도 등으로 쓴다"고 설명했다.
이 원사는 두 가지 케이블타이가 함께 쓰였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당시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박선원 "이 케이블타이로 문 봉쇄?"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서 계엄 당시 특전사 대원들이 지참한 것과 같은 케이블타이를 시연하며 문 봉쇄 용도가 아닌 정치인 체포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박선원 의원은 "(코브라 케이블타이는) 사람을 묶도록 설계된 것이기 때문에 구조상 문을 봉쇄하는 데 쓸 수 없다"면서 "12월 3일 밤 영상을 보면 707 특임단이 각목과 청테이프로 문을 봉쇄하고 있다. 문 봉쇄와 포박용 수갑은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안규백 내란 국조특위 위원장은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청문회에 나오지 않은 6명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동행명령 대상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 등이다. 국조특위는 이들에 대해 이날 오후 2시까지 청문회장에 출석할 것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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