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40% vs. 34%
보수 과표집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일까? 한국갤럽의 2025년 2월 3주차 데일리 오피니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양당 격차는 6%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p)에 걸쳤다. 같은 기관 직전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이 38%로 오차범위 내 보합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었을 때,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유권자가 40%로 가장 많았다. 국민의힘은 34%로 그 다음이었다. 이어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이외 정당/단체 각각 1%였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18%였다.
[정당 지지도] 민주당 40%-국민의힘 34%-조국혁신당 3%-개혁신당 2%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3주차 조사 당시 48%로 고점을 찍고, 1월 2주차 조사에서 36%로 급락한 이후 36~40% 사이를 오가며 비슷한 수치를 이어 왔다. 직전 조사(38%)에 비해서는 2%p 상승한 수치이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12월 3주차 때 24%로 바닥을 기록한 이후, 1월 2주차 조사에서 34%로 껑충 뛰었다. 그 후로는 38~39%를 유지해왔는데, 이전 조사보다 5%p가 빠지며 추세선이 우하향으로 꺾이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민의힘이 '계엄 찬성,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강성 지지층과 결합하며 지지율 회복세를 보여왔고, 여러 여론조사 지표상 보수 진영이 '과표집'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는 등 관련 활동에 집중했지만, 당 지지율은 오히려 조정 국면으로 들어가는 모양새이다.
지난 주말 광주광역시 금남로 앞으로 전국에서 모인 강성 보수층이 세를 과시하며 무력 시위에 나섰지만, 광주·전라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0%에 그쳤다. 이전 조사(11%)와 비교하면 오히려 약간 떨어진 셈이다. 호남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은 63%였다.
한국갤럽 측은 이에 대해 "올해 들어 총선·대선 직전만큼 열띤 백중세였던 양대 정당 구도에 나타난 모종의 균열"이라며 "여당 지지도뿐 아니라, 후행 질문의 다음 대선 결과 기대, 대통령 탄핵 찬반 등에서도 성향 중도층을 중심으로 여권 지지세가 소폭 약화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응답자를 성향별로 분류했을 때, 중도층의 선택은 민주당이었다.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42%인 반면, 국민의힘은 22%에 불과했다.
이어 "여당 내부의 탄핵 반대 기류가 여전한 가운데, 막바지에 다다른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에서는 대통령측 주장에 반하는 검찰조서 내용과 증언이 공개됐다"라며 "주초 창원지검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와 중앙지검 이첩 등으로 다시금 이목을 끈 '명태균 사건' 또한 여당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대선주자 선호도] 이재명 34%-김문수 9%-홍준표 5%-한동훈·오세훈 4%
보수 진영 대선주자로 각광받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선호도 역시 한 자릿수대로 주저앉았다.
한국갤럽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자유 응답 방식으로 물었을 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4%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전 조사와 같은 수치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9%로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직전 조사 당시 12%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데 비하면 3%p 빠지며 한 자릿수대로 주저 앉은 모양새이다. 그 뒤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특별시시장(4%),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1%) 순으로 이었다. 5%는 이외 인물(1.0% 미만 약 20명 포함)이었고, 32%는 특정인을 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김문수 장관 지지율은 25%로, 다른 보수 진영 대선 주자들와 비교했을 때 오차범위 이상의 우위를 보이며 선두를 유지했다. 보수층(가중적용 309명) 응답자에 한정했을 때도, 다른 보수 후보들이 한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하는 동안 23%의 지지율을 그러 모으며 선전했다. 하지만 확장성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보였다. 진보층(269명)에서의 응답은 아예 단 한 명도 없었고, 중도층(308명)에서도 김 장관의 지지율은 5%에 지나지 않았다.
'탄핵 찬성'과 '정권 교체'에 손 들어준 중도·무당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정권 교체' 여론 역시 '정권 연장' 여론보다 오차범위 이상 우세를 보였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경우 치러지게 될 '조기 대통령 선거'를 상정하고 질문했을 때,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라는 대답이 53%로 과반이었다. 같은 기관 지난 주 조사보다 2%p 상승한 것이다.
반면,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라는 응답은 37%였는데, 40%를 기록했던 지난 조사보다 3%p가 빠진 것이다. 정권 교체와 정권 연장 여론의 격차는 16%p로, 이전 조사보다 5%p 더 벌어졌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중도층(62% vs. 27%)과 무당층(37% vs. 25%) 모두 정권 교체 여론에 힘이 실렸다.
윤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찬반을 물었을 때도 60%가 탄핵 인용의 손을 들어줬다. 이전 조사보다 3%p 늘어난 결괏값이다. 탄핵 반대는 34%였는데, 이전 조사에 비해 4%p 줄어들었다. 격차 역시 지난 주 19%p에 비해 7%p 늘어난 26%이다. 의견 유보는 6%였다. 중도층(69% vs. 25%)과 무당층(59% vs. 23%)에서도 탄핵 찬성이 반대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까지 보수 과표집 논란이 조금 있었는데, 이번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표본 숫자를 보면 이게 어느 정도 조정되며 정상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라며 "또한 보수층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너무 높이면서 오히려 피로도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 역풍이 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여기에 명태균씨 관련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전반적으로 보수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됐다"라고도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2025년 2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총 통화 7104명, 응답률 14.1%)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실시한 결과이다.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해 100%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CATI)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