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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로 가득 찬 모습. 이날 화재로 6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로 가득 찬 모습. 이날 화재로 6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 부산경찰청

인명피해가 발생한 부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 화재와 관련해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수사기관은 관련 진술과 자료를 확보하는 등 시공업체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의 수십 개 단체가 참여하는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는 "이번 화재참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한다"라며 15일 공동 성명을 냈다.

두 단체는 이번 사고로 여러 노동자가 숨진 만큼 노동계의 참여를 보장한 합동사고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단 입장이다. 투명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으론 ▲공사 일정상의 문제 ▲화재 발생 당시의 안전 관리 상태 ▲화재 예방 장치의 작동 ▲대피로 확보 ▲대응 매뉴얼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 교육 이수 여부 등을 꼽았다.

동시에 책임을 묻는 과정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처도 언급했다. 두 단체는 "(조사단을 통해) 원인이 밝혀지면 참사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을 해야 한다"라며 "이어 해당 건설사의 책임을 넘어 발주처, 감독기관에 대한 감독 소홀 역시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적극적 대응을 약속한 정부와 시를 상대로는 정보 공개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두 단체는 "지금 필요한 건 심리상담이 아니라 이번 화재가 왜 벌어졌는지, 왜 노동자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었는지에 대한 사실을 피해자, 유가족에게 알리는 것"이라며 "단순한 사고로 무마돼선 안 된다"라고 목청을 키웠다.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하루 전인 14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근의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작업하던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시소방재난본부는 사고 당일 사망자 외 27명이 추가로 경상을 입었다고 설명했지만, 다음 날 "단순 연기 흡입 등 상태가 가벼워 1명을 제외하면 인명피해 인원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재는 B동 1층에서 시작돼 삽시간에 주변으로 번졌는데,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은 화염과 연기 확산 상황에서 장애물로 출입구가 막혀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불이 커지자 대응 2단계 발령으로 소방차 등 화재진압 장비 149대와 소방관 466명이 투입돼 오후 1시 34분께 큰 불길을 잡았고, 사고 8시간 만인 오후 6시 53분께야 완진이 이루어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원과 부산경찰청이 각각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서면서 발화장소도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경찰은 1층 PT룸(Plumbing terminal room, 배관을 관리·유지·보수하기 위한 공간) 인근에서 인테리어 작업 중 화재가 난 것을 목격했다는 신고자 진술을 현재 확보한 상황이다.

경찰은 시공사인 삼정과 현장 소장, 작업자 등에 대한 조사에도 속도를 낸다. 용접허가서나 공사계약서 등 문서를 받아 분석 중이며, 필요하면 강제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소방 시설물 설치와 작동 여부도 파악한다. 경찰 과학수사대, 국과수, 소방, 국립재난안전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감식은 16일 오전에 진행된다.

#반얀트리#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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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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