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하는 오늘의 경제뉴스 다섯 가지.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이 10일 2024 회계연도 총세입부,총세출부 마감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습니다. 문제는 대책도 마땅하지 않다는 겁니다. 윤석열 정부의 나라 살림 이야깁니다. 물론 방법은 있습니다. 아예 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겁니다.
10일 오전 기획재정부는 정부 세종청사에서 '2024년 국세수입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 기재부 제2차관과 감사원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는데요. 따로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자료를 배포한 후 재정관리국과 세제실 담당 과장이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과연 작년 나라 살림살이가 어떻게 됐느냐 입니다. 사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도 세수 펑크가 수십 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기재부도 2024년 9월에 그해 정부의 세수 결손 전망치를 내놨었는데요. 당시에 2024년 세수 결손이 29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봤습니다.
오늘 기재부가 정부의 세입과 세출을 최종 결산하면서, 작년 '세수 펑크' 규모는 30조8000억 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정부가 한 해 동안 '얼마의 세금을 걷겠다'고 해 놓고, 정작 걷지 못한 세금이 이 정도라는 겁니다. 재작년 세수 결손 56조4000억 원까지 감안하면, 지난 2년 동안 세수 결손 규모가 87조2000억 원에 달합니다.
물론 한 나라의 재정을 운영하다 보면, 세금 수입과 지출에서 차이(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3년을 보면, 2020년엔 6조5000억 원 세수 결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1조3000억 원, 52조6000억 원의 대규모 '초과 세수'가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호조를 띠면서, 법인세와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이 예상보다 많이 걷혔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면서 상황은 급반전 합니다. 규제완화, 세금감면을 통한 기업 투자 활성화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은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작년 세수가 크게 감소한 건 기업들로부터 세금이 덜 걷혔기 때문입니다. 작년 법인세는 62조5000억 원 걷혔는데, 2023년보다 무려 17조9000억 원 줄었습니다. 대기업들은 각종 연구개발 투자라는 명목으로 매년 수조 원의 세금을 감면 받고 있습니다. 반면 일반 국민들이 가장 많이 내는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는 크게 늘었습니다.
또 이날 기재부 발표에서 눈여겨 볼 점이 있습니다. 작년 세수 결손 30조8000억 원은 작년 9월 예상치보다 1조2000억 원이 증가한 금액입니다. 그 사이 세수 결손 규모가 커졌단 건데요. 내용을 보니 부가세 수입이 작년에 예상했던 것보다 1조5000억 원 감소했습니다. 부가세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그만큼 소비가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전문가들은 경기 하강 국면에서 작년 12월 비상계엄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대규모 세수 결손을 땜질식으로 막는 데 급급했습니다. 지난 국정감사때 이미 지적됐습니다. 각종 기금을 돌려막고, 한국은행으로부터 수십 조 원을 일시적으로 빌리고, 지방교육 재정에 들어갈 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김윤상 제2차관 등은 오늘 언론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87조 원이 넘는 세수 결손이 났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막대한 세수 펑크를 어떻게 채워 나갈지에 대한 대책도 보이지 않습니다. 나라 살림 이렇게 해도 됩니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다음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경제 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매달 경제동향을 발표하는 KDI는 오늘(10일) 2월 전망치에서 "생산 증가세가 완만한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가계와 기업의 경기 심리도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특히 "정국 불안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무역 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통상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국 불안과 대외 통상 환경 악화가 핵심인데,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 42만 명이 넘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도 줄고 있습니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KOSIS)을 보면 작년 300인 이상 사업체 월 평균 취업자가 전년보다 5만8000명 늘었습니다. 2018년 5만 명 증가한 이후 6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습니다. 작년 339개 공공기관이 채용한 일반 정규직은 1만9920명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9년 이들 기관이 4만116명을 뽑았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이 난 셈입니다. 이에 따라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도 42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1000명 늘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줄고 있습니다. 일시적 감소가 아닌, 저출생에 따른 구조적인 이유로 보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내놓은 통계를 보면 작년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수는 2181만2216명입니다. 2023년 말 보다 57만 명 이상 줄었습니다. 1988년 연금 제도를 도입한 이후 몇 차례 감소세를 보인 적이 있지만, 시기나 규모 등에서 제한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저출생에 따른 가입자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연금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연금 개혁, 하긴 합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오늘(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새로 부과되는 관세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기 때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매긴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과 협상을 벌여 철강 관세를 면제 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받아들였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관세가 3월 중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대미 수출 기업들에게 올해 봄은 쉽지 않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