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증언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제공
"저는 그냥 사람이라는 이런 표현을 놔두고, 또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자신있게 한 말입니다. 곽종근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한 지시가 맞다'고 증언하자 곽 전 사령관이 사용하는 단어가 사람, 인원, 의원 등으로 바뀌었다며 내세운 논리입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자신의 말이 무색하게 1분도 채 되지 않아 인원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4분 40초 동안 4차례나 썼습니다.
"아까 김현태 단장의 진술도 저도 뭐 여기 와서 처음 들어봤습니다, 조서를 본 것도 아니고. 그런데 당시에 인제 국회 본관을 거점으로 확보해서 불필요한 인원을 통제한다는 목적으로 들어갔는데 인제 소화기 분사를 받고 인제 저쪽 북측 문쪽으로 밀려납니다. 그런데 어쨌든 그 상황에서 그 김현태 단장과의 소통을 통해서 그 안에는 약 15명 20명이 안되는 인원이 들어갔고 밖에도 혼잡할 뿐 아니라 그 안에도 그 7층 건물 안에도 굉장히 많은 인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은 윤 대통령이 심판정에서 인원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는 점을 지적한 당시 현장 취재기자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인원이라는 표현 써 본 적 없다더니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서 3차례나 인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 대통령실 홈페이지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은 "'인원'이라는 표현을 써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인원'이라고 말 한 사례는 너무나 많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증원된 인원', '신청 인원', '산술 평균한 인원' 등 세 차례나 '인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7일 <MBC 뉴스데스크>가 팩트체크를 했더니 여러 번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 건물에 700∼800명 되는 인원이 여유있게 다같이 쓸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까…" 여당 상임고문 초청 (2022년 6월)
"조금씩 나눠서 자리를 한 번…인원이 좀 적어야 김치찌개도 끓이고 하지 않겠어요?" 출입기자 초청 간담회(2023년 5월)
"또한 9~12인 소규모 인원을 하나의 유닛으로 묶어서…" 민생토론회 (2024년 4월)
'인원'이라는 단어는 사회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표현입니다. 기자가 미처 다 찾지 못했을뿐이지 윤 대통령이 '인원'이라고 했던 사례는 지금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 또다시 국민 듣기평가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9월 22일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발언 영상 ⓒ MBC 화면 갈무리
'인원'이라는 표현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자 떠오른 사건이 있습니다. 이른바 '바이든-날리면'입니다.
2022년 9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고, MBC는 유튜브에 영상을 공개하면서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자막을 달았습니다.
당시 대통령실 김은혜 수석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 맞다며 국회는 미 의회가 아니라 우리 국회를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자 국민들은 영상을 보면서 '듣기평가'를 해야만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자신은 인원이라는 표현을 써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인원'이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는지 찾아봐야 했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했으니 검사 출신 답게 논리적으로 국회 소추단의 주장을 반박할 것으로 예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인할 수 있었던 건 '탄핵 공작'이라는 억지와 '인원이라는 표현을 써 본 적 없다'라는 거짓말뿐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