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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합평 수업에서 받은 총평 합평 수업을 마치고 받은 총평 메시지입니다.
합평 수업에서 받은 총평합평 수업을 마치고 받은 총평 메시지입니다. ⓒ 김경희

공감할 만한 글감 선택, 매끄러운 전개, 적절한 마무리에서 알 수 있듯이 안정적인 글쓰기 능력을 갖추셨습니다. 때로는 과감하게 도전적인 발상을 해 보세요. 장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아울러 지금처럼 독자에게 가닿는 글을 꾸준히 쓰기기 바라요!

지난 12월 글쓰기 합평 교실이 종강하던 날 총평을 받았다. 강사님은 수업 첫날 12번 강의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석하면 총평을 주시기로 공약을 내걸었다. 개인적인 일로 모두 출석을 못해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받게 되니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신이 났다.

마치 연애편지를 대하듯 두 손으로 꼭 움켜쥐고 읽었다. 총평은 강사님이 손수 쓰셨는데 정갈한 글씨체가 꼭 선생님을 닮았다.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좋은 건 안정적인 글쓰기 능력을 갖췄다는 말이다.

글쓰기 합평 수업을 찾아 들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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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평 수업을 수강한 이유는 내 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글은 여전히 어렵고 부담스럽지만 잘하고 싶은 분야다. 마침 SNS를 통해 알게 된 '쓰고 뱉다' 글쓰기 공동체를 운영하는 선생님께 수업을 듣고 매일 글을 쓰고 있었다.

한창 글쓰기 재미에 푹 빠져 있던 터라 광명 도서관 문화 프로그램까지 찾아 들어갔다. 그러다 발견한 합평 수업. 낯설었지만 '발돋움'한다는 수업 제목이 나를 확 끌어당겼다. 수업 2주 전까지 글을 두 편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다행히 당시 썼던 글을 조금 손보면 될 것 같았기에 접수 시작일을 기다려 냉큼 수강 등록을 했다.

수업 첫날을 잊을 수 없다. 나를 글쓰기 병아리라고 소개했다. 15명 정도의 수강생이 정사각형으로 배치된 책상에 둘러앉았다. 연령대는 30대에서 70대까지였고 작가 지망생, 화가, 사업가, 스포츠 코치,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왔다. 소개가 끝나고 합평이 무엇이며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그리고 바로 합평 시작.

아뿔싸! 별다른 준비 없이 갔던 터라 탄식이 나왔다. 미처 다른 분의 글을 읽고 오지 않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내 글이 첫 번째 합평 글이라니! 첫날부터 부끄러움과 민망함에 고개를 떨궜다.

내 글은 남편과 함께 필라테스 듀엣 수업을 한 과정과 변화에 대한 것이었다. 모두들 고맙게도 내 글을 사전에 읽고 오셨나 보다. 평은 사방에서 쏟아졌다. 마치 나는 적벽대전에서 쏟아지는 화살을 온몸으로 맞는 병사 같았다.

"처음 시작이 불안했어요. 처음 문단에 결론이 먼저 나와서 독자에게 선입견을 줍니다."
"글이 정말 재미있어요. 그런데 운동 과정이 길어서 분량 조절이 필요해 보입니다."
"운동하면서 괴로웠던 순간의 묘사가 잘 됐어요."
"중복, 반복된 표현이 보입니다. 이 문단은 글의 흐름 상 삭제를 고려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남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독자에게 빨리 감정 이입을 할 대상을 찾게 해야 해요."

평이 쌓일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정신이 아득했다. 하지만 피드백 주시는 분들의 얼굴 표정은 하나같이 친절했고 목소리는 단정하고 명확했다. 피드백을 받아 적은 종이가 금세 가득 찼다.

그날 안팎으로 '탈탈 털린' 나는 터덜터덜 집으로 와서 책상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다시 내 글을 살폈다. 강사님은 합평의 대상은 글 쓴 사람이 아니라 글 자체라고 강조했는데, 받은 피드백은 하나같이 내 글을 향하고 있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노트북을 켰다. 키보드를 두드리며 다시 글을 고치기 시작했다.

수정한 글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코너에 기사를 송고했다. 며칠 후 에디터에게 운동하는 사진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와서 운동하는 뒷모습을 촬영하여 보냈다.

부부의 필라테스 다리 스트레칭을 하던 우리 부부의 모습
부부의 필라테스다리 스트레칭을 하던 우리 부부의 모습 ⓒ 김경희

그런데 며칠 뒤, 내 기사가 뉴스 메인에 게시된 것이 아닌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익숙한 내 뒤태가 뉴스 메인에 떡하니 나온 것을 보니 쑥스러웠지만, 그보다 내가 쓴 글이 기사로 채택됐다는 데에 더 큰 기쁨이 몰려왔다(관련 기사: 옆에서 악쓰던 남편, 그렇게 1년 지나니 달라진 것들 https://omn.kr/2aegy )

당신의 글쓰기 습관은 무엇인가요

한 수업당 4~5편의 글을 합평했다. 매 수업 전에 다른 분의 글을 몇 번씩 읽으며 합평을 준비했다. 강사님은 한 편당 최소 3번 이상은 본다고 하셨다. 좋은 문장, 문법에 맞지 않는 비문, 총평을 깨알같이 써오셨다.

나는 이걸 매번 사진으로 찍어뒀는데, 글을 퇴고할 때 정말 유용했다. 이 과정에서 나도 모르는 글의 습관을 알게 됐다. 주로 문장을 길게 표현하면서, 주어와 동사가 호응하지 않는 습관이 있었다. 그 후로 꼭 퇴고할 때 이것을 살피게 된다.
강사님의 합평 흔적 저의 글에 강사님이 합평을 써주신 것을 담았습니다.
강사님의 합평 흔적저의 글에 강사님이 합평을 써주신 것을 담았습니다. ⓒ 김경희

나아가, 타인의 글을 합평하면서 배우는 것이 더 많았다. 독자로서 글을 몰입해서 읽게 하는 것과 아닌 것은 거의 초반에 판가름이 났다. 주제가 뒤섞여있는 글은, 읽는 나도 이 글의 중심 주제가 무엇일까 한참을 봐야 했다. 특히나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서사들이 좋은 메시지를 던져주는 글감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과거에 겪었지만, 여전히 너무 아프거나 힘들어서 쓰지 못한 얘기들은 결국엔 때가 되어 글이 되었다. 그런 글은 감동적이어서 쓰면서도 눈물이 흘렀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다. 다른 이의 글을 거울 삼아 나의 부족한 점을 배운다. 나와 전혀 다른 삶을 보면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이 넓어지는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돌아보니 3개월이 지나는 동안 글쓰기 종합 영양제를 복용한 듯하다. 과연 나는 얼마나 발돋움했을까? 영양제는 단기간에 효과를 보긴 어렵다고 한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몸을 가꾸듯, 글도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쓰고 피드백을 받고 고치는 과정 자체가 기뻤으며 이를 내가 즐겼다는 것이다. 뭔가를 배우고 생산해 내는 일은 나에게 유능감을 준다. 이것이 눈에 띄는 일차적 효능이다.

3개월 간의 여정이 잘 마무리된 지금, 수업 뒤의 총평은 기념 삼아 사진으로 남기고 일기장에 붙여 두었다. 이것을 내가 발돋움했다는 증표이자 꿈을 향한 다짐으로 삼으려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쓰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위 기사에서는 제가 글쓰기 합평 수업을 마치고 배운 점에 대해 썼습니다. 뭔가 발돋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새해에 시작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글쓰기#합평수업#발돋움#광명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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