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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영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박정훈 대령 재판 군판사 사찰' 지시가 12.3 윤석열 내란 사태 당시 방첩사 신원보안실에 내려진 첫 지시였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신원보안실은 군 고위 관계자의 세평이나 동향 등을 수집해 국방부, 나아가 대통령실에까지 보고할 수 있는 핵심 부서다.

<오마이뉴스>가 7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나승민 방첩사 신원보안실장(대령)은 지난해 12월 11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아래와 같이 진술했다.

검찰 : 계엄 선포 이후 최초로 하달된 지시가 무엇이었나요.

나승민 실장 : 제가 부대로 복귀하는 중 비서실로부터 호출이 와서 24:00경 (여인형) 사령관이 5층 집무실에 앉아 있었고 저에게 '대령 서○○, 중령 김○○, 중령 윤○○, 소령 김○○' 이렇게 4명을 불러주면서 위 4명이 어떤 사람들인지 확인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이어 나 실장은 "(지시를 받고) 사무실로 내려와서 이아무개 중령(신원검증과장)을 불러 (위 4명의) 인적사항 확인을 지시했다"며 "확인해 보니 모두 군판사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상황에서 우리가 군판사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과장과 논의해 인적사항만 체크했고, 예하부대에 상세한 신원확인 지시를 시키지 않았다"며 "사령관님께 결과를 보고하지 않고 '사령관님이 추가로 지시할 때까지 일단 기다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나 실장이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신원확인 지시를 받았다는 군판사들은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의 중심에 있는 박정훈 대령의 재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들이다. 김아무개 중령과 김아무개 소령은 당시 재판부 판사들(이후 1월 19일 무죄 선고)이었고, 윤아무개 중령은 앞서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였다. 서아무개 대령은 박 대령이 재판을 받은 중앙지역군사법원의 법원장이다.

박정훈 측 "정치적 부담 해소하려 계엄 선포"

 나승민 방첩사령부 신원보안실장(뒷줄 가운데)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나승민 방첩사령부 신원보안실장(뒷줄 가운데)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 남소연

박 대령 변호인단의 정구승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비상계엄의 목적은 내란범들의 주장과 달리 정권에 불리한 정치적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 대령은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번복하라는 외압에 저항했는데, 그 저항이 정당하다고 판단되는 순간 윤석열 정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은 "충암파 행동대장 격인 여인형은 바쁜 와중에도 사령관으로서 첫 지시로 박 대령 재판 관련 군판사 4명의 신원조회를 요구했다"며 "수사기관은 군판사 사찰 의도가 짙은 이 지시를 여인형이 누구로부터 요구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첩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도 "나 실장이 첫 지시를 받았다고 한 시점은 비상계엄 선포 후 약 1시간 30분이 지난 뒤"라며 "여 전 사령관이 당시에는 계엄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판단해 군판사에 대한 어떤 조치를 하기 위해 신원 확인을 요청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원보안실은 장교들의 동향자료가 존안된 부서"라며 "박 대령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압력을 행사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나 실장에게) 그런 지시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여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아마 당시 계엄 군사법원 설치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궁금해서 물어봤을 것 같다"며 "기억이 불분명하다. 형사재판에서 따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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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윤석열내란#국군방첩사령부#여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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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빈 (hwaaa)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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