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이 2월 5일 오전 11시 울산시의회에서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2심 무죄 재판 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석철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가 지난 4일 '울산시장 선거개입 -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재판에서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전 울산경찰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주요 이유는 "윤아무개씨의 진술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윤아무개씨는 송철호 전 시장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 격인 '공업탑기획위원회' 일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법정에서 '송 전 시장이 김기현 의원 관련 비위 자료를 들고 황운하를 만났고 이후 소통이 잘됐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1심 유죄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2심에서 무죄 선고가 나오자 윤아무개씨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윤아무개씨'는 누구인가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2심 선고 다음날인 5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 의하면, 1심 판결을 뒤집은 2심 재판의 핵심은 바로 증인 윤씨의 증언"이라며 "윤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하고 돌연 김기현을 지지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심 재판부는 '송철호 후보에게 배신감을 느꼈던 윤씨이기에, 그가 했던 송철호 전 시장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윤씨의 주관적인 해석이라 믿기 어렵다'며 증거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아무개씨는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주군수에 출마하기 위해 이선호 현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당시 국립병원유치위원장) 등과 함께 민주당 울주군수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떨어졌다.
이에 윤씨는 2018년 5월 2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탈당해 김기현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면서 그 이유로 송 전 시장에 대한 배신감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오직 민주당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혼심의 힘을 다해왔지만 심각한 잡음 속에서 민주당 시당의 공천과정의 민낯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며 "이후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을 느껴 탈당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었다.
또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가 울산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인물"이라며 "울산의 연속적인 발전을 위해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정 나서는 송철호-황운하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송철호 전 울산시장(왼쪽)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김기현 의원 판결 불복, 윤석열·국민의힘 헌법재판관 부정과 닮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은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선거개입 사건 2심 무죄 결과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는 말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알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1심을 완벽하게 뒤집은 이번 판결로 검찰의 정치적 목적이 다분한 수사와 기소였다는 것이 증명됐다"라면서도 "하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2심 판결에 불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번 판결을 '법원에 의한 2차 가해'라는 등 피해자 코스프레에 열을 올리고 있어 가증스럽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대한 불복이기도 하다"며 "청와대와 공권력이 총동원된 희대의 선거공작이라는대목에서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심취해 결국 탄핵 심판대에 오른 윤석열이 겹쳐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법원에서 발부한 체포영장에도 불복하고, 구속된 뒤 공수처 조사에도 불응하고 급기야 헌법재판관마저 부정하는 윤석열·국민의힘과 김기현 의원의 2심 판결 불복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빗댔다. 이어 "법치주의에 대한 불복은 곧 민주주의에 대한 불복이자 국민에 대한 불복"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민에 대한 불복을 멈추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