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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거부하는 증인 이상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증언하지 않겠다"고 했다.
증언 거부하는 증인 이상민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증언하지 않겠다"고 했다. ⓒ 남소연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지만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행적은 묘연했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는 이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윤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함께 있었던 점, 이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경찰과 검찰은 다시 이 전 장관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인 3일 국회에 공개된 윤 대통령 공소장에는 이 전 장관의 이름이 모두 다섯 번 등장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20분부터 오후 10시 사이 윤 대통령이 준 '24시경 한겨레·경향·MBC·JTBC·여론조사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봤다. 비상계엄은 당일 오후 10시 23분께 선포됐는데, 이를 전후로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집무실에 함께 있었다고 한다. 이 전 장관은 앞서 오후 8시 40분께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상계엄 선포 전까지 1시간 40분 정도 대통령실에 머문 셈이다.

오후 11시 23분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1호가 발령되자, 이 전 장관은 그 직후인 오후 11시 34분과 오후 11시 37분, 조지호 경찰청장과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차례로 전화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경찰청장에게 경찰의 조치 상황을 확인한 뒤 소방청장에게는 '24시경 한겨레·경향·MBC·JTBC·여론조사꽃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줘라'라고 지시했다.

이 전 장관 역시 최상목 경제부총리(현 대통령 권한대행), 조태열 외교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처럼 '계엄 문건'을 받았을 거라는 의혹이 수사 기관에서 확인된 것이다. 그가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은 지난달 13일에야 국회 행전안전위원회 회의에 나온 허석곤 소방청장의 시인으로 처음 공론화됐고, 이를 끌어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전 장관 계엄 문건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겨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상민 전 장관 몫으로 작성된 계엄 문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이 전 장관 몫의 계엄 문건이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건네진 계엄 문건과 동일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대목이다. 이 전 장관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한 질문을 수차례 받았지만, 이전처럼 모든 증언을 거부한 채 답변을 회피했다.

비화폰 사용한 행안부 장관... 계엄 다음날 '핵심 4인방 안가 회동'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 공소장으로 이 전 장관의 계엄 연루 의혹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는 있지만, 일각에선 이 전 장관의 비상계엄 선포 직전 행적이 여전히 빈칸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상민 전 장관이 용산에 도착한 시점부터 비상계엄 선포까지 2시간 가까이 되는데, 검찰 공소장에도 이 전 장관의 동선과 행위에 대해선 극히 일부분만 포함된 데 그쳤다"라며 "계엄 수사 두 달이 되어가는데 미진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관계자 역시 "이 전 장관이 마치 보란 듯이 일체 증언을 거부하고 있고, 비화폰까지 사용해 수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 전 장관을 포함해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가 여타 피의자들에 비해 더딘 건 사실인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재직 당시 보안 휴대전화인 비화폰을 써온 것으로 드러났는데, 역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틀어 비화폰을 사용한 건 이 전 장관이 유일하다. 이 전 장관은 12.3 계엄 당일에도 오후 6시에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용산으로 들어오라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3 당일 울산에서 행사와 회의를 이어가던 이 전 장관은 점심 무렵 대통령과 일정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예정된 회의가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급히 서울로 돌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인 4일 안가에서 법조인 출신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김주현 민정수석과 비밀 회동을 갖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전 장관 수사에 대한 질문에 "공수처로부터 받은 수사기록을 분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이날 경찰과 검찰에 이 전 장관 사건을 이첩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날 공개된 윤 대통령 공소장 중 이 전 장관과 관련된 부분 전체를 기록한 것이다.

- "(2024년 12월 3일 20:20~22:00경)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로 다시 들어온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에게 '24:00경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보여주는 등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조치사항을 지시했다."

- "윤 대통령의 소집 지시를 받은 국무위원 등이 대통령실 5층 대접견실로 모이고 있었는데, 국방부장관 김용현을 비롯하여 법무부장관 박성재,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 통일부장관 김영호, 국무총리 한덕수, 외교부장관 조태열, 국가정보원장 조태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최상목, 대통령비서실장 정진석, 국가안보실장 신원식,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이 도착하였고, 2024. 12월 3일 22:17경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오영주가 도착함으로써 국무회의 구성원 11명이 모이게 되었다."

-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선포를 전후하여 대통령 집무실에 함께 있었던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에게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 단수 지시하였고, 이에 이상민 장관은 포고령 발령 직후인 2024년 12월 3일 23:34경 경찰청장 조지호에게 전화하여 경찰의 조치상황 등을 확인한 다음, 2024. 12. 3. 23:37경 소방청장 허석곤에게 전화하여 '24:00경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꽃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줘라'라고 지시하였고, 허석곤은 위와 같은 이상민 장관의 지시사항을 소방청 차장 이영팔에게 전달했다. 이영팔은 2024년 12월 3일 23:40경 서울소방재난본부 본부장 황기석에게 전화해 '포고령과 관련하여 경찰청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잘 협력해 달라'고 반복하여 요청했고, 허석곤은 2024년 12월 3일 23:50경 황기석에게 재차 전화하여 '경찰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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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동의한 분 있다" 김용현 진술 속 이름, 이상민? https://omn.kr/2c044
- 윤석열이 이상민에게 직접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했다 https://omn.kr/2c2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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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윤석열#비상계엄#경찰#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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