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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4일 오전 대구MBC 앞에서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4일 오전 대구MBC 앞에서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임석규

TV·라디오 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실무를 담당하는 방송작가들이 공영방송을 향해 현실적인 임금과 더불어 비정규직 차별 및 불공정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아래 지부)는 4일 오전 11시 대구MBC 앞에서 조합원·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 –방송작가 임금 현실화, 대구MBC는 결단하라'를 진행했다.

지부는 "방송작가 노동자들이 프로그램 제작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방송사는 '고통 분담'이란 명분으로 원고료를 삭감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고질적인 행태를 벌이고 있다"면서, 대구 MBC를 향해 "교섭 중인 대구MBC가 진전된 임금 인상안을 내놓지 않으면 단체투쟁과 쟁의조정 신청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대구MBC 방송작가 조합원들이 대구MBC가 방송작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현실화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대구MBC 방송작가 조합원들이 대구MBC가 방송작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현실화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임석규

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5일부터 시작된 대구MBC 사측과의 교섭에서 조합원들은 '10.3%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회사 사정이 어렵다면서 '라디오 작가 임금 2% 인상'·'TV 작가 4%를 인상'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사측이 제시한 안을 환산하면 라디오 작가의 임금은 하루 1400원이 오르고 5년 차 TV 작가 경우 하루 2340원이 인상된 것인데, 이는 왕복 버스 이용료도 안 되는 수준으로서 2025년 최저시급(10030원)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금액이라고 지부는 비판했다.

특히 지부 측은 원만한 교섭을 위한 비공식 면담에서도 '사측 제시안에서 1%씩 올린 안'과 '인상이 어려울 시 연차에 따른 임금 지급 구간 신설' 등 대체안도 제안했으나, 사측은 여전히 이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5년도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인상을 비판하기 위해 발언에 나서고 있는 염정열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중앙).
2025년도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인상을 비판하기 위해 발언에 나서고 있는 염정열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중앙). ⓒ 임석규

염정열 지부장은 "대구MBC 방송작가 노동자 중에 최저임금 이상인 200만 원을 실제로 받는 작가는 아무도 없다"면서, "프리랜서인 방송작가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는 동시에, 방송사로부터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다는 고용불안과 노동자끼리의 비교와 평가 등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사는 '방송작가들이 프리랜서이기에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며, 그들이 돈을 더 받으려면 프로그램을 더 많이 제작하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방송작가 노동자들은 한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된 임금을 받으며 집중해 일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구MBC는 방송작가 및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MBC의 교섭 해태를 규탄하는 발언하고 있는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지부장(우측)과 사측의 임금 현실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있는 대구MBC 방송작가 노동자들.
대구MBC의 교섭 해태를 규탄하는 발언하고 있는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지부장(우측)과 사측의 임금 현실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있는 대구MBC 방송작가 노동자들. ⓒ 임석규

현장발언에 나선 장은경 지부 대구MBC 조합원 대표도 "일한 지 20년이 됐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실수입에 대해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록 방송작가 노동자들의 임금은 여전히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상황을 고발하면서, "공정하고 질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기획·구성·섭외·취재 등 격무에 시달리는 방송작가 노동자들의 임금 현실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역시 "대구MBC와의 교섭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됐지만, 사측은 경영난·타 지역 MBC 및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형평성 등 핑계를 앞세우고 있고 황외진 대구MBC 사장은 교섭 자리에도 나오지 않는 등 해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대구MBC를 비롯한 방송·미디어 산업에서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멈춰내기 위해 언론노조가 지부의 총력투쟁에 함께 어깨걸고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MBC 전경.
대구MBC 전경. ⓒ 임석규

#언론노조#방송작가지부#대구MBC#임금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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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전공한 (전)경기신문·에큐메니안 취재기자. 노동·시민사회·사회적 참사·개신교계 등을 전담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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