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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1일 부산 부산역 앞 '세이브코리아' 주최의 집회에 나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사태를 두고 '계엄령'이 아닌 "계몽령"이라고 주장하는 등 대통령을 수호하는 발언을 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1일 부산 부산역 앞 '세이브코리아' 주최의 집회에 나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사태를 두고 '계엄령'이 아닌 "계몽령"이라고 주장하는 등 대통령을 수호하는 발언을 했다. ⓒ 유튜브 '꽃보다전한길'

공무원시험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하나회와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 등을 우리법연구회나 <스카이데일리> 백지 광고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향력 있는 한국사 강사임에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인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기 위해 역사 왜곡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씨는 최근 공개적으로 극우 성향의 집회에 나서는 한편,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꽃보다전한길'을 통해 '부정선거 음모론' 등 극우적 담론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전씨는 최근 내란수괴 전두환이 정권을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육군 내 사조직 하나회를 우리법연구회와 비교하거나, 5.18 민주화운동 왜곡, 부정선거 음모론을 실은 <스카이데일리>의 백지 광고면을 1974년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에 비유하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러한 전씨의 주장에 한국사 강사인 공정범씨(역사바로잡기연구소)는 3일 <오마이뉴스>에 "물론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가능하나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전씨는 한국사 강사로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선전·선동을 하고 있다"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법연구회, 내란 집단 하나회와 비교

 지난 1월 19일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에 공무원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부정선거 의혹을 설파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1월 19일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에 공무원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부정선거 의혹을 설파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 갈무리

전씨는 지난 1일 '나는 고발한다 불의한 헌법재판관들을' 영상을 통해 지난 2018년에 해체된 우리법연구회를 언급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를 비난하기 위해 우리법연구회를 하나회와 비교했다.

헌법재판관 3명을 거론한 전씨는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법연구회를) 사실상 사법부의 운영권을 장악해서 그것의 목표를 달성하는 단체라고 평가했다"면서 "법원의 요직이라든가 주요 자리를 다 차지하겠다는 의미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들었던 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가 생각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관들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재판 기피를 신청하는 게 명예롭게 물러나는 길(실제 재판 기피 신청은 청구인·피청구인이 하는 것이고 재판관이 물러나는 건 회피이다. - 편집자 주)"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를 두고 한국사 강사 A씨는 "하나회는 군부 내 사조직이잖나. 철저한 이익 집단인 하나회와 과거 헌법을 제대로 연구하자는 재판관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비유하는 것 자체가 재판관들 입장에선 모욕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또한 "과거 우리법연구회는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소속 구성원이 따라야 할 의무도 없는 임의 단체였다"며 "(전씨는 우리법연구회가) 과거의 하나회처럼 배타적인 단체가 아님을 알면서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와 같은 헌법재판소 때리기는 여당 대표인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에서도 나오고 있다. 권 위원장은 지난 1월 31일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우리법재판소라는 비판까지 나온다"라고 말했다.

보수·극우 일각에서 우리법연구회를 하나회에 비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대표는 '대법관 재판 압력 의혹'에서 시작된 대법원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두고 "대법원장이 법원 내 특정모임의 든든한 후원자"라며 "과거 하나회와 같이 사법부를 장악하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같은 해 8월 자유주의진보연합은 우리법연구회 회원 명단이라면서 판사 125명의 이름을 공개했고, <조선일보>에 이를 옹호하는 사설이 실리기도 했다.

2018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도 '가칭 국민중심 사법개혁 및 사법부 하나회 방지 특별위원회 신설 제안'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특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균형감을 상실하고 대통령 1인 권력의 사법 코드를 실천하는 '사법부 하나회'에 점령될 위기에 처했음"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법연구회는 통상 진보 성향을 지닌 이들만 속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6년 '사법농단'이 불거졌을 당시 대법원 내부 문건에는 "대다수 일반 회원은 순수한 학문적 관심과 '국제인권'에 대한 관심에 따라 가입한 회원들임. (이들은) 이념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다"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법무부는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라고 말한 이성윤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도 했다.

역사 왜곡 신문 옹호, "광주 보고 있나" 지역 폄훼도

 전한길 강사는 1월 30일 '꽃보다전한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카이데일리>의 백지 광고면을 가리키며 민주당이 광고주를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전한길 강사는 1월 30일 '꽃보다전한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카이데일리>의 백지 광고면을 가리키며 민주당이 광고주를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 '꽃보다전한길' 유튜브 갈무리

전씨의 지난 1월 30일 <스카이데일리> 관련 발언도 문제란 지적이다. 전씨는 <스카이데일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은행장 간담회 이후 일부 광고가 빠졌다고 주장하며 백지 광고 신문을 발행하자 이를 "광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 시민 여러분 보고 계시나? 지금 왜 침묵하시나?"라며 지역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사 강사 A씨는 "박정희 정권이 권력을 이용해 <동아일보>에 압력을 넣어 기업들이 <동아일보>에 광고를 취소한 것이 1974년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라며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말하는 <스카이데일리>에 기업들이 광고를 포기한 사례를 갖다 붙이는 것이 과연 역사 강사로서 할 소리인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한국사 강사 공정범씨 또한 "역사적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들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백지 광고라는 측면만 갖고 비교하는 것"이라며 "이미 정부의 언론 탄압으로 역사적 평가가 끝난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건을 5.18 민주화운동과 같은 사실을 왜곡하는 신문(<스카이데일리>) 옹호에 이용하고 있다. 전국민이 비상계엄 사태를 다 보았음에도 여기에 대해 전씨는 '계몽령'이라고 언급하면서 사법권까지 공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꽃보다전한길' 유튜브 채널 성장세는 '센 발언' 이어가며 계속돼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전씨의 채널 '꽃보다전한길'은 부정선거 음모론 영상을 올린 날이자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일어난 1월 19일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구독자 상승세를 보였다. 1월 19일 약 57만 명이던 구독자는 지난 3일 기준 약 117만 명으로 증가했다. 보름 만에 약 105% 증가한 것이다.

1월 19일 전씨는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는 영상을 올렸다. 4일 기준 364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에서 전씨는 "공무원 강사로서 선관위에서 근무하고 있는 수많은 제자들 생각도 나고 해서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았다"면서 "21세기 디지털 3.15 부정선거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힌다.

이는 한국사 '일타강사'로 불리던 그가 부정선거 음모론자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 순간이었다. 하루 만에 전씨의 채널에는 약 8만 명의 신규 구독자가 늘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30일 신문 <스카이데일리> 관련 영상을 올렸을 때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우리법연구회를 언급한 뒤엔 3일 만에 10만 명의 구독자가 더 붙었다.

전씨는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하는 극우 집회에도 두 차례 나와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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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한국사강사#하나회#우리법연구회#부정선거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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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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