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중앙선관위 예비후보자 명부 기준) 시계방향으로 전영근, 박종필, 차정인, 김석준, 박수종, 황욱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예비후보. ⓒ 중앙선관위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둘러싸고, 보수·진보 모두 단일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진보 쪽은 예비후보 한 명이 불참 의사를 밝혔고, 두 단체가 통합추진위를 꾸린 보수 쪽은 내부에 이견이 제기돼 일정을 연기했다.
출마자들 동상이몽? 단일화 셈법 복잡해지나
보수로 분류되는 전영근 부산교육감 예비후보는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제대로 된 단일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을 지낸 전 예비후보는 "세 명의 예비후보만을 대상으로 단일화를 서두르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중도·보수 후보들의 완전한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에 등록한 전 예비후보는 하루 전 관련 일정에 불참하며 이견을 노출했고, 이날 언론을 만나 이를 공식화했다. 전 예비후보는 보수를 표방하는 후보 전부가 참여하는 단일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자구도로 간다면 분열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통추위는 전 후보의 행동에 유감 표시와 공개 사과를 요구한 상황이다. 전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출신인 박종필 예비후보, 전 부산교육청 창의환경교육지원단장이었던 박수종 예비후보까지 3인이 참여하는 단일화에 합의한 전 예비후보가 갑자기 이탈하며 일정에 파열음을 일으켰단 것이다.

▲하윤수 전 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혐의 확정으로 오는 4월 2일 재선거를 치르는 부산시교육청. ⓒ 김보성
이러한 충돌은 보수 진영의 후보 난립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최윤홍 현 부산교육감 권한대행까지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사가 최소 5명 이상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세이브코리아의 탄핵 반대 기도회에 얼굴을 드러낸 정 전 부위원장은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있고, 최 대행은 출마 여부를 거듭 고심 중이다.
논란이 불거진 만큼 통추위는 일단 일정을 뒤로 미루며 봉합에 여지를 남겼다. 이 단체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모든 일정을 다음 주로 연기했다. 중도·보수 표방하는 후보들이 다 모이면 정책발표를 하고 진행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노선을 분명히 한 그는 "그때까지 최대한 (많은 이들이 모여) 단일후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 쪽도 처지가 다르지 않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등 지역의 50여 개 단체는 '2025 부산 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추진위)'를 구성한 뒤 이달 안으로 단일후보를 선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감 시한이었던 지난달 31일까지 전 부산대 총장인 차정인 예비후보 한 명만 등록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서로 지지층이 겹치는 전 부산교육감 김석준 예비후보가 불참을 선언하면서다. 김 예비후보는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마이너스 단일화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라며 추진위의 단일화 방식이 선거법 저촉 등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그는 "교육감 선거는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눌 수도, 나눠서도 안 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 예비후보 쪽의 이러한 지적을 놓고 추진위는 선관위 문의와 긴급대표자 회의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추진위 관계자는 "경선 후보 등록 기간을 10일까지 연장했고, 부산시민의 열망에 부응해 단일화가 성사되도록 힘을 계속 모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 예비후보도 김 예비후보에게 결정 재고를 요청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정근식 후보가 당선한 것도 단일화의 결과물이었단 점을 짚은 최근 성명에서 "지혜롭게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승적으로 임해달라"라고 태도 변화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