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푸른 뱀띠해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한 해 동안 이룰 일들을 계획하고 다짐도 한다. 누군가에겐 금연, 금주도 있을 거고 꾸준한 운동도 있을 테다. 건강 챙기기도 많이들 하는 다짐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는 새해가 우울한 일들로 가득 차서, 미처 나도 새해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한 달을 하는 일 없이 마음만 복잡하게 보냈다. 설 연휴가 지난 후에야 정신 차리고 새해 계획을 세워 보았다.
나는 올해 퇴직한 지 3년 차에 접어든다. 그동안은 교사로 퇴직했기에 완전하게 은퇴한 것은 아니고, 가끔 학교에 시간 강사로 나가 아이들을 만났다. 그것도 나름대로의 기쁨이었고 보람이었고 행복이었다.
퇴직하며 가장 큰 바람은 내가 가진 작은 재능을 나누고 싶은 거였는데 아직 재능기부로 봉사활동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교원 자격증도 있고 전문상담교사 자격증도 있어 몇 군데 알아보았으나, 적당한 봉사활동을 찾지는 못했다.

▲'산타 선물 배달하기' 자원봉사활동지난 해 12월 25일 성탄절에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자원 봉사를 하며 보람을 느꼈다. ⓒ 유영숙
지난 12월 성탄절에 '산타 선물 배달하기' 자원봉사활동(참고 기사 :
성탄절에 선물 배달하는 산타 할머니 보셨나요 )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봉사활동 사이트(1365 자원봉사 종합 포털이나 vms 사회 복지 자원봉사 포털)에도 들어가 보았으나 자원봉사 할 수 있는 적당한 일을 찾지 못했다.
은퇴 후 새해 계획은 가슴 뛰는 일 하기
그러던 중 시각 장애인을 위한 낭독 봉사하는 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나는 체력이 약해서 몸으로 하는 봉사는 어려우니, 그 외 내가 가진 재능으로 봉사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슴이 뛰었다.
살면서 가슴 뛰는 일을 할 수 있으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낭독도 기술이 필요하기에 우선 낭독 봉사하려면 낭독을 배워야 할 것 같았다.
마침 글쓰기 플랫폼 이웃 작가님께서 낭독 수업을 진행한다는 글을 올리셨기에 바로 신청하였다.

▲낭독 수업 교재낭독 수업을 위해 두 권의 책을 사서 1주일에 한 번 10회 낭독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 유영숙
서혜정, 송정희 낭독가 제자였다. 낭독 수업에 필요한 교재인 <나에게 낭독>과 <긴긴밤>을 주문하여 줌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일 대일로 수업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낭독 수업이 벌써 여덟 번이 넘었다.
낭독은 그냥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복식 호흡부터 시작하여 발음하기 등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처음엔 쉽게만 생각했던 낭독이 실제로 해보니 참 어려웠다.
조사와 종결 어미를 강하게 읽는 나의 나쁜 낭독 습관을 고쳐야 했고, 말하듯이 책을 읽는 것도 늘 자연스럽지 않았다. 끊어 읽기와 이어 읽기, 쉼(포즈) 등도 노력해야 하는 중요한 낭독 기법이었다.

▲권정생 강아지똥 낭독하기'나에게 낭독' 책에 들어있는 '강아지 똥'을 낭독하기 위해 낭독가님과 수업할 때 메모한 것 ⓒ 유영숙
그래도 수업이 진행될수록 낭독이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자연스러워졌다. 매회 줌 수업을 한 시간 반 정도 진행하면서 낭독가님이 수업 내용을 녹음해서 보내주셨다.
반복해서 들으며 고쳐야 할 것들을 다시 확인하고 다시 낭독한 것을 녹음해서 보내고 피드백을 받았다.
작은 재능이지만 재능기부의 길이 열리길
이렇게 반복하며 수업하면서 앞으로 낭독으로 재능 기부할 생각에 늘 가슴이 뛰었다. 수업을 마친 후에 시각 장애인이나 필요하신 분들께 책 읽어주기 봉사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대하며 요즘 낭독에 힘쓰고 있다.
곧 낭독 수업 기초반을 이수하겠지만, 앞으로 낭독 수업 심화반도 들어야겠다. 그래도 이렇게 노력하는 내가 대견하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올해 내 꿈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란 성경 구절처럼 열심히 두드리면 봉사활동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무슨 일을 하려면 일단 정보가 중요하다. 포털에서도 검색해 보고 주변에 있는 복지관이나 도서관 홈페이지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찾아보려고 한다. 2025년에는 가슴 뛰는 일, 낭독으로 하는 봉사활동의 길이 열리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