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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모습.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모습. ⓒ 무주신문

"잇단 안전사고와 경영진과의 소통 부재로 전문 기술자들이 계속해서 떠나가고 있다. 자멸해 가는 덕유산리조트를 지켜보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리조트에는 스노우파크 기술자(파크레인저)들이 있다. 하지만, 인건비를 턱없이 낮추는 탓에 지역 인재들이 떠나갔고, 수도권 기술자들은 오지 않으려 한다. 슬로프 안전요원도 2011년 이후로 현저히 수가 줄어들고 있다."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위상 추락 원인 중 하나로 '인력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부영그룹의 무주리조트 인수 이후, 지역 상인을 비롯해 오랜 기간 리조트를 이용해 왔던 소비자들이 입 모아 말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력'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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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곤돌라 멈춤 사고를 비롯해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구조적 한계, 소비자 대응 미숙 등 2차·3차 문제가 계속 파생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무주덕유산리조트는 부영그룹이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계열사 중 하나다. 소유지분 현황을 보면, ㈜부영주택이 전체 주식 지분율의 74.95%를, ㈜무주덕유산리조트가 자기주식 지분을 24.3%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과 최양환 사장이 덕유산리조트의 대표이사인 동시에 사내이사로 돼 있다. 여기에, 2023년 6월에 취임한 배성수 대표이사(겸 사내이사)와 박현순 부영그룹 전무가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2023년 12월 31일 기준, 회사개요를 보면 종업원 수는 241명으로 나와 있다. 부영그룹이 대한전선으로 리조트를 인수한 첫해인 2011년만 해도 종업원 수는 386명(2011년 12월 31일 기준)이었다. 12년 만에 38%가량의 인력이 줄어든 것이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 부영그룹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2012년 12월 31일 기준, 종업원 수는 177명으로 전년 대비 200명 넘게 줄어들었다. 대대적인 인원 감축이 이뤄졌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덕유산리조트 12년 만에 직원 38% 줄어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모습.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모습. ⓒ 무주신문

감사보고서 상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2011년만 하더라도 직원 급여로 64억 원이 잡혀있었는데 2012년엔 54억 원으로 줄었다. 그리고 다시 2013년엔 302명으로 늘었으나, 반면 직원 급여는 53억 원으로 전년대비 1억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와 있다. 저비용으로 인력을 채용하는 덕유산리조트 측의 영업 전략은 어쩌면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2014년엔 224명으로, 2015년 218명, 2016년 216명으로 계속 줄었다가 2017년 다시 249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0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계속해서 덕유산리조트에 종사하는 인력은 매년 줄어들었다. 2018년 254명, 2019년 245명에서 2020년엔 251명으로 반짝 늘었다가, 2021년 230명, 2022년 223명으로 줄었다. 그리고 2023년 241명에서, 지난해엔 또 220명(국민연금 기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집에 한 사람은 리조트가 먹여 살린다"고 했던 인근 지역민의 말도 이젠 옛말이 돼버렸다. 대한전선이 운영하던 2008년만 하더라도 당시 직원 수는 400명에 달했었다(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2008년 12월 31일 기준, 종업원 수 424명).

물론 규모와 시설의 차이는 있겠지만, 리조트 브랜드 평판 상위인 곤지암리조트, 하이원리조트와 비교해 보자. LG그룹 계열사인 곤지암리조트의 사원수는 408명(2023년 12월 기준, 출처 잡코리아), ㈜강원랜드의 시설물을 관리하는 자회사인 ㈜하이원파트너스는 440명(2023년 기준)으로 나와 있다. ㈜하이원파트너스는 강원랜드의 하이원리조트를 포함해 카지노·호텔·골프장 등 용역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문제는 세밀한 안전관리를 요하는 영역인 곤돌라와 슬로프 등을 관리하는 전문기술자들이 계속해서 리조트를 떠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에서 최근 3년 동안의 채용공고를 보면, 제일 많이 올라온 직군이 바로 '리프트 운전 및 정비'와 '제설장비' 분야다. 이들 분야는 모두 해당 분야의 자격증을 소지하거나 경력이 필수인 전문 직군이다.

덕유산리조트 측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보름 전인 11월에 리프트 운전 및 정비사를 모집했고, 12월 27일에도 똑같은 직원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설사, 관련 자격증이나 경력이 있다해도 '무주덕유산리조트'만큼은 제외한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말이다.

고급 인력 확보와 인재양성에 집중해야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모습.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모습. ⓒ 무주신문

매년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곤돌라 멈춤사고를 언론으로 접하면서 누가 총대를 메고 책임지러 가겠냐는 것이다. "알바생이든, 직원이든 회사에선 계속해서 충원하려 하지만 사람들이 덕유산리조트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다. 기존에 있던 인력들도 시스템 변화가 없으니 다른 좋은 자리 있으면 미련 없이 그냥 떠난다"는 일부 직원들의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덕유산리조트를 이용해 온 소비자들이 느끼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서비스 질 하락'이다. 최근 덕유산리조트의 스노보더 차별 정책에 반발하며, 공정 운영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 이용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400여 명이였던 정직원은 200여 명으로 감축됐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 이용자들에게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설이 고장나거나 파손돼도 전문적으로 파악하고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이 현저히 줄었고 그 결과는 최근 잇따른 곤돌라와 리프트 멈춤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며 "소소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데도 그것을 방치하면 결국 인재가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용자들과의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에 대한 불만 접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에 대한 의문부터 문제가 발생할 시 대응 능력 부족 등, 일부에선 덕유산리조트 내에 과연 컨트롤타워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전 세계적 경기침체와 불황에도 대기업들이 인력 확보와 인재 양성에 집중하며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 조직 혁신을 꾀하는 모습을 현재 막다른 위기에 몰린 덕유산리조트가 우선으로 배워야 할 모습이 아닐까.

[관련 기사]
잘 나가던 스키장의 초라한 현재... 어쩌다가? https://omn.kr/2bz1p
스노보더들 덕유산리조트에 '극대노', 무슨 일이길래 https://omn.kr/2bxrw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모습.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모습. ⓒ 무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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