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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의를 입고 화려한 목걸이를 한 불상은 고향에 돌아온 것을 기뻐하듯 얼굴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불의를 입고 화려한 목걸이를 한 불상은 고향에 돌아온 것을 기뻐하듯 얼굴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 신영근

미소를 띤 얼굴에 상체는 반듯한 모양으로 전체적으로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금동관음보살좌상'.

설날 연휴를 앞둔 지난 1월 24일, 금동관음보살좌상(아래, 불상)은 일본에 약탈당한 지 647년 만에 본래 있던 서산 부석사로 돌아왔다.

높이 50.55㎝, 무게 38.6㎏의 불상은 2012년 절도범들에 의해 국내로 밀반입되던 불상은 검찰이 몰수하면서, 그동안 대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 보관돼 왔다.

그러면서 서산 부석사는 불상의 소유권을 인정해달라는 유체동산 인도 청구를 법원에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 2023년 10월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일본의 소유권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일본에 약탈당했던 불상의 부석사 귀향은 무산됐다.

그러면서 우여곡절 끝에 서산 부석사는 일본 관음사의 동의를 얻어 반환되기 전인 지난 24일, 전 원래 고향인 부석사에서 100일 동안 친견 법회를 열고 일반인에게 공개하게 됐다(관련기사: [사진] 647년 만에 귀향한 '금동관음보살좌상' https://omn.kr/2c05y).

고향으로 돌아온 지 10일째인 2일, 주말을 맞아 불상을 친견하기 위해 불자를 비롯해 시민들이 부석사를 찾았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불자와 시민들은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기도를 올렸다.

특히, 사진으로만 보았던 불상을 직접 보면서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으면서 감탄했다.

이날 부석사에는 이들뿐만 아니라 도비산 등산객들도 찾아 647년 만에 귀향한 불상을 환영했다.

한 방문객은 "647년 만의 귀향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100일 친견 법회 후 (일본에) 반환된다니 안타깝다"며 "불상의 기운을 받아 다시 찾아와야 한다"면서 환지본처를 소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실물로 보니 더 귀한 불상으로 느껴진다"며 "불심으로 불상을 다시 제자리로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도 지난 24일 이후 부석사를 찾아 불상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불의를 입고 화려한 목걸이를 한 불상은 고향에 돌아온 것을 기뻐하듯 얼굴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오른손은 들고 왼손은 내려져 있는 불상은 14세기 전반의 보살상 양식을 따르고 있어 역사 문화적 가치가 매우 크다. 하지만 일부 훼손돼 안타까운 모습이다.

부석사에 따르면 불상의 보관(寶冠, 불상 머리에 씌웠던 관), 광배(光背, 부처의 몸 주위에서 나는 빛을 형상으로 표현한 것)와 대좌(臺座, 불상이 앉아 있는 자리)가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사라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얼굴에 그슬린 자국이 있고 손가락 끝은 녹아 있으며 온몸에 때가 끼어 있다.

부석사 설법전에는 시민들을 위해 불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담은 펼침막이 내걸렸다.

펼침막에는 불상이 만들어진 이유와 약탈 과정 그리고 소유권 인정을 받기 위한 소송 과정과 불상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소망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석사는 "지난 11년 동안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의 반환을 위해 전국의 불자들과 지역의 민·관·정이 관심을 가지고 애를 썼다"면서 "서산 부석사는 이분들의 노고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시 불상을 모시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0일 뒤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의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1330년(충숙왕 17)에 계진, 심혜, 혜청 등 30명이 현세의 재난을 없애고 내세에 극락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면서 조성하여 부석사에 봉안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불자와 시민들은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기도를 올렸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불자와 시민들은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기도를 올렸다. ⓒ 신영근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불자와 시민들은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기도를 올렸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불자와 시민들은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기도를 올렸다. ⓒ 신영근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불자와 시민들은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기도를 올렸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불자와 시민들은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기도를 올렸다. ⓒ 신영근
 고향으로 돌아온 지 10일째인 2일, 주말을 맞아 불상을 친견하기 위해 불자를 비롯해 시민들이 부석사를 찾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지 10일째인 2일, 주말을 맞아 불상을 친견하기 위해 불자를 비롯해 시민들이 부석사를 찾았다. ⓒ 신영근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다. ⓒ 신영근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설법전에는 100일 친견법회가 진행되고 있다. ⓒ 신영근

#서산부석사#금동관음보살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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