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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 ⓒ 권우성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가 국회 단결로 불과 몇 시간 만에 해제되었지만, 이를 준비하고 실행한 군 수뇌부가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출신 위주로 조직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육사 중심 인사 구조'가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유용원(1994), 온만금(2005), 최병순·문영세(2006) 등 다수 연구에서 육사 출신이 고위직을 사실상 독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육사 출신이 우수하냐 아니냐보다, 군이라는 국가적 무력집단에 특정 출신이 과도하게 몰릴 때 내부 견제와 민주적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번 계엄사태가 단시간에 추진된 것도, 육사 선후배 결속이라는 평가와 함께 군내 내부견제가 배제됐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해·공군까지 육군·육사가 지휘?

대한민국 국군은 해병대를 포함하여 육·해·공 3군 체제지만,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 중심 보직에서 육군, 특히 육사 출신이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해·공군 출신이 드물게 의장 등 고위직에 임명되도 실제 결정권은 육사 라인에 쏠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편중 구조가 굳어지면, 해·공군의 시각과 전문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내부 견제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군이 단일 관점이 아닌 다원적 시각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특정 출신 편중을 경계해야 한다.

군 수뇌부 편중, 어느 출신이 더 뛰어나다가 아닌 독점 자체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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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 황희 의원이 2024년 10월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한 714명 가운데 사관학교 출신이 560명(약 78.4%), 비사관학교(ROTC·학사·3사)는 154명(21.6%), 여군은 14명(1.9%)에 불과했다. 계급이 높아질수록 특정 출신이 더욱 집중된다는 이 통계를 두고, 일각에서는 "설립 취지와 경쟁률을 고려하면 자연스럽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정 출신이 고위직을 사실상 독점하면 다양한 시각과 반대 의견이 설 자리를 잃고 국가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여기에 현재 문민통제의 상징인 "민간관료" 국방장관도 특정 출신이 맡는다면, 국민들은 이런 현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결국 쟁점은 "사관 vs 非사관 누가 더 우수하냐"가 아니라, "한 출신 독점이 견제·균형을 무너뜨리는 구조가 민주사회에 안전한가"라는 것이다.

무력집단이 '한 노선'으로만 움직일 때 생길 위험

군대는 수뇌부 결정이 전체에 즉각 적용되는 조직이다. 평시에는 효율성이 높아 보일 수 있지만, 특정 출신이 반민주적 행보나 쿠데타를 기획할 경우 내부견제가 제한된다. 12.3 계엄사태는 물론 5.16 군사정변과 12.12 군사반란도 육군 및 육사 중심 군부 세력이 국가 체제를 뒤흔든 사례다. 여러 출신이 골고루 섞여 있으면 상호 검증·조정이 가능하지만, 특정 출신이 지나치게 많으면 자정 기능이 훼손된다.

해외 군대는 어떻게 내부 견제를 보장하나

미국은 웨스트포인트 외에도 ROTC, OCS 등 장교를 정책적으로 균형있게 진급시켜 특정 출신이 고위직을 독점하지 못하게 시스템화 하였다. 웨스트포인트 출신 장교의 장군 진급률이 30%에 그친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또한 국방부와 합동부대 주요 보직을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균형을 이루도록 배분한다. 독일은 통일 후 병과·출신별 균형을 연방 차원에서 엄격히 관리하고, 튀르키예 역시 쿠데타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다양한 출신 장교를 포용하며 의회와 민간이 군 인사를 감시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들은 "군대라는 국가적 무력집단이 특정 출신 라인에 예속되면 민주사회에 큰 위협이 된다"라고 본다.

인사 개혁을 위한 전문가 연구 및 심층 검토 출신으로 균형 보장해야

국방부와 합동부대의 해·공군 주요 보직 비율을 높이고, 최대 집단인 육군 내부에서도 ROTC·학사·3사 출신이 대령 이상 균형적으로 더욱 진출할 수 있는 제도를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구체적인 기준이나 수준을 고려해서 전문가 연구 용역과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며, 군이라는 대규모 조직의 특수성과 민주적 통제 원리가 충돌하지 않도록 면밀히 접근해야 한다.

이처럼 특정 집단의 독점의 위험을 인지하고도 방치한다면, 공자가 <논어> 팔일편에서 말한 '시가인숙불가인(是可忍孰不可忍)'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미 이런 편중 구조를 묵인한다면 앞으로 어떤 사태도 막기 어렵다는 엄중한 경고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우리 군이 다원화된 인사체계를 마련하여 내부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특정 집단의 군대가 아닌 "국민의 군대"로서 국민을 안전하게 수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유도진씨는 극동대학교 해킹보안학과 교수입니다.


#계엄사태#육사독점#내부견제#문민통제#인사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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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대학교 해킹보안학과 교수.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정책과 기술을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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