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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우리나라 설날 연휴 때 일본 교토에는 한국 사람 관광객이 넘쳐납니다. 잘 알려진 관광지에는 여기 저기에서 쉽게 우리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중국어도 자주 들을 수 있지만 우리말도 빠질 수 없습니다.

 교토의 대표 관광지 이나리신사 ‘센본토리이’입니다. 입장료나 주차비가 없고, 24시간 언제든지 자유롭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교토의 대표 관광지 이나리신사 ‘센본토리이’입니다. 입장료나 주차비가 없고, 24시간 언제든지 자유롭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 박현국

2024년 1년 동안 일본을 다녀간 해외 관광객은 3687만명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 사람은 882만명으로 으뜸입니다(고베신문, 요미우리신문, 2025년 1월 25일 자 신문 보도 인용). 약 24퍼센트입니다. 일본에서 볼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 4명 가운데 한 명이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인 관광객을 인구 수로 나누어 계산해 보면 대만 사람의 두 배, 중국 사람의 52배라는 말도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무비자로 일정기간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 밖에 오래 전부터 쌀을 주식으로 먹어왔거나 중국 한자를 사용해왔다는 문화적인 공통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두 나라 문화 교류가 활성화 되고 젊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일본 문화와 만나면서 일본말이나 일본 만화영화들과 친숙해진 것도 이유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교토 기요미즈데라 절 입구입니다. 늘 관광객으로 넘쳐납니다.
교토 기요미즈데라 절 입구입니다. 늘 관광객으로 넘쳐납니다. ⓒ 박현국

한국 사람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로 간사이 지역 오사카나 교토를 손에 꼽을 수 있습니다. 두 도시는 비교적 가깝고, 먹거리나 볼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후쿠오카나 규슈 지역도 인기 관광지입니다. 이곳은 부산에서 가깝고,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여러 가지 온천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끼면서 자유와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통해 얻은 새로운 기분 전환은 다시 돌아가는 일상에 새로운 변화와 분위기를 이끌 수도 있습니다. 2019년 신형 코로나 확산으로 한때 여행이 중단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교토나 오사카는 여행객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 늘었다고 합니다.

 북해도(上川管 美瑛町)에서 작은 마을에 관광객이 몰려와 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자작나무 가로수를 베어 없애자 관광객이나 사진가들이 실망했다는 내용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HTB 북해도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북해도(上川管 美瑛町)에서 작은 마을에 관광객이 몰려와 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자작나무 가로수를 베어 없애자 관광객이나 사진가들이 실망했다는 내용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HTB 북해도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박현국

외국 여행객이 늘어나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교토나 북해도에서는 늘어나는 관광객 때문에 현지 사람들이 생활 불편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평소 자유롭게 이용하던 시내버스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버스를 이용하기가 불편해졌다고 합니다. 북해도에서는 멋진 자작나무숲이 인기를 얻으면서 관광객이 늘어나자 마을 사람들이 자작나무를 베어 없애기도 했습니다(북해도신문, 2025년 1월 14일 자 보도 인용).

 교토 금각사 절입니다.
교토 금각사 절입니다. ⓒ 박현국

일본을 찾은 단체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관광객 한 명은 15만엔(2월 1일 기준 환율로, 140만 원 가량) 정도를 썼습니다. 왕복 항공권 5만엔(33%), 숙박비 4만엔(27%), 식사비 3만엔(20%), 일본 국내 교통비 1만엔(7%), 기타 유흥, 서비스비용 2만엔(13%) 모두 합해서 15만 정도 소비했습니다. 물건을 사는 돈은 넣지 않았습니다(출처 일본 관광청 누리집, https://www.mlit.go.jp/kankocho/content/001859880.pdf, 2025.2.1).

최근 일본 정부의 꾸준한 관광 확대 정책에 힘입어 국민총생산액 가운데 관광 수입이 1위를 찾이했다고 합니다. 일찍이 관광은 굴뚝이 없는 산업이라면서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저는 교토에 살고 있는데요, 이제 관광객과 현지 주민이 더불어 사는 새로운 정책과 안목이 필요할 때이지 않나 싶습니다.

 교토 우지 뵤도인 절입니다. 일본 국보 가운데 한번도 화재를 입지 않고 보존된 곳입니다.
교토 우지 뵤도인 절입니다. 일본 국보 가운데 한번도 화재를 입지 않고 보존된 곳입니다. ⓒ 박현국

참고 누리집> 일본 관광청, https://www.mlit.go.jp/kankocho/tokei_hakusyo.html,2025.1.31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토#이나리신사#기요미즈데라절#뵤도인절#금각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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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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