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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오후 4시. 밀물에 섬이 된 충남 서산시 간월암.
지난 30일 오후 4시. 밀물에 섬이 된 충남 서산시 간월암. ⓒ 이재환

충남 서산에 있는 간월암은 밀물 때는 섬이 되고 썰물 때는 바닷길이 열리고 육지로 변하는 것으로 유명한 암자이다. 바닷물에 둘러싸여 섬이 된 암자는 그 자체로도 신비로운 느낌을 주곤 한다.

그렇다면 바닷물이 가득 차올라 섬이 된 간월암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물론 다소 운이 따라야 한다.

지난 30일 오후 4시. 밀물(만조 시기)로 섬이 된 간월암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보트 한 대가 연신 섬과 섬을 오가며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보트는 불과 30초 만에 간월암 앞에 도착했다. 이날 간월암 일대의 만조 시각은 오후 4시 28분이었다. 평소 같으면 밀물 때는 간월암에 들어갈 수가 없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만조와 맞물린 설 연휴, 간월암에서 직접 운행하는 보트가 운행됐기 때문이다.

▲ 간월암 지난 30일 충남서산시 간월암 앞. 만조에 보트를 운행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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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있는 시민들.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있는 시민들. ⓒ 이재환

보트를 기다리고 있던 A씨는 "서해안 물때를 확인하지 않고 왔다. 오늘은 간월암에 못들어가나 싶었는데, 보트를 운행하는 것을 보고 기뻤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간월암에서는 매달 1~2회 정도 만조시기와 맞물린 주말에 보트를 운행하고 있다고 했다. 간월암 관계자는 "1년에 한 두 번 정도 간월암에 오는 분들도 많다. 그분들을 위해서 보트를 운행하고 있다. 수덕사 정경 스님이 자격증까지 따서 직접 보트를 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경 스님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물이 차올라서 암자에 못오고 발만 동동 구르는 분들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보트 면허를 따고 보트를 등록해서 운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트를 운행한 지 만 4년 정도 됐다. 한달에 한 두 번 정도 주말(토·일)에 만조가 된다. 또 설날 전후에도 물이 찰 때가 있다. 정월(음력 1월)이면 기도하러 오는 분들, 또 고향에 방문했다가 간월암에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멀리서 큰맘 먹고 오는데 물때를 모르고 오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보트를 타시는 분들이 다들 좋아 한다"고 전했다.

간월암은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있는 작은 암자이다. 조선초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만공대사가 중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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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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