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퓨쳐'는 전문가들의 자발적인모임인 '지속가능한우리사회를위한온라인포럼'이 현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굿모닝충청'과 '오마이뉴스'를 통해 우리사회와 대화하는 창구입니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계엄군이 점령을 시도한 국회앞에서 시민들이 집결해 계엄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8분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세력을 척결하고 헌정질서를 지키겠다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국회로 모여들었고, 국회의원들은 계엄령 발령 약 2시간 만인 12월 4일 새벽 1시 1분에 계엄 해제 요구결의안을 의결했습니다.
성숙한 민주시민들의 역량과 국회의원들의 신속한 대응이 불행한 사태의 확산을 막아냈습니다. 민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시민민주주의의 힘은 일방적인 권력의 폭거를 막아내었습니다.
시민민주주의는 시민이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정치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형태의 민주주의의 한 형태입니다. 이 개념은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중심에 두고,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정치적 과정에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숙의 민주주의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우리나라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대의민주주의는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결합한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대중의 지배를 뜻하며, 정치권력이 시민에게서 나온다는 원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직접 민주주의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모든 정책을 결정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대부분 대규모 인구와 복잡한 사회구조로 인해 대의민주주의 형태로 운영됩니다.
공화주의는 권력의 분산과 견제를 통해 개인이나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지 못하게 하는 체제이며, 법치와 공익을 강조하며, 선거에 의해 대의원(선출직 공무원)을 선출하는 대의제를 중시합니다.
시민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의 한계(예를 들어 인구 규모가 큰 경우 실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와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예를 들어 대의원이 시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거나 시민 의사에 반하는 정책 결정, 입법 활동 등)를 보완하는 형태의 정치체제입니다. 시민들은 공청회 참여, NGO 활동, 지역 사회 운동, 시민 의회 등을 통하여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시민민주주의는 시민 주체성을 강화합니다. 시민들은 단순히 선거에서 투표하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정책 결정과 사회적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하는 주체로 간주됩니다. 또한, 참여적인 정치활동, 예를 들어 공청회, 시민 의회 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실현합니다.
시민민주주의는 법치와 인권을 중심에 두므로, 법치주의와 기본권 보호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모든 시민은 성별, 인종, 계급, 종교 등 차이에 관계없이 평등한 권리를 누립니다.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사회적 대화·협력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는 1월 18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1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윤석열 구속 파면! 국민의힘 해체! 사회대개혁! 21차 대전시민대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시민민주주의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시민들에게 정책과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책임을 지는 구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부패 방지와 정보 접근 권리 보장이 핵심 요소입니다.
시민민주주의에서는 사회적 대화와 협력이 중요합니다. 시민들 사이의 활발한 토론과 협력이 민주주의의 기반이 됩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체계가 중요합니다.
스위스의 국민투표(referendum) 제도, 국민발안(citizen initiative) 제도, 국민소환(recall) 제도와 브라질의 참여예산제((participatory budgeting, PB)는 시민민주주의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스위스는 주요 정책에 대해 국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는데, 특정 법안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는 국민투표에 의해 결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이 직접 법안을 제안할 수 있는 국민발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헌법 개정을 제안하려면 10만 명의 서명을 받으면 정부와 의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국민투표에 붙이게 됩니다.
국민소환제도는 공직자를 임기 중에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국민에게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일정 수의 서명을 받으면 해당 공직자에 대한 소환 투표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공직자가 국민의 신뢰를 잃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치로 기능하도록 하는 데에 목표를 둡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자치에서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참여예산제는 1989년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Porto Alegre)시에서 부패한 지방의회 견제를 위해 최초로 도입하였으며, 시민들이 예산의 편성과 사용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그 이후 세계적으로 주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참여예산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1500여 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예산제를 도입하여 시행 중인데, 브라질 외에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라는 이름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시민민주주의는 현대 민주주의가 직면한 대표성의 위기, 정치적 불신, 시민의 무관심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민주주의가 더 공정하고, 투명하며,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촉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이후로 발현된 시민민주주의의 위력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응원봉 불빛을 밝히며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현재의 대의민주주의는 선출된 대표를 통해 시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시민민주주의는 두 가지의 면에서 차별점을 가집니다.
대의민주주의가 정치 엘리트에 의존하는 반면, 시민민주주의는 일반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확대합니다. 제도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넘어, 시민들의 정치적 의식과 참여 문화를 중시합니다.
계엄령이 발령된 2024년 12월 3일부터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2024년 12월 14일의 11일간은 시민민주주의의 위력이 발휘된 특별한 기간이었습니다.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민이 국회를 포위한 계엄군과 맞섰고, 전국의 각지에서 계엄 반대와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였으며, 점점 늘어나는 시민들의 외침이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결국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게 하는 흐름을 만들어 냈습니다.
현 정부의 2년 반 동안 공동체, 연대, 거버넌스, 생태환경, 기후 위기 등이 금기어처럼 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주제들은 시민민주주의의 도움으로 해결해 가야 합니다. 정부의 힘만으로, 정부의 의지만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번의 비상계엄으로 시민민주주의의 효능감을 깊게 체험하였습니다. 어린아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시민 집단이 국가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마음을 모으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정치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 등의 극단적인 대립 요소, 기후 위기와 같은 전 국민의 협력이 필요한 위기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장치로서 시민민주주의가 유용하게 작동할 것입니다. 시민의 잠들지 않는 감시의 눈과 올바름을 추구하려는 의지와 지나친 이기심을 차단하려는 이성이 우리 사회를 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시민민주주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지만, 시민 참여의 공간을 확대(개헌이나 법 개정)하면, 국가 정책의 안정성을 높이고 보수・진보 사이의 갈등도 크게 줄여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허재영씨는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