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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인사 나선 이재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귀성인사 나선 이재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거대 양당의 명절 귀성 인사 장소엔 오랜 관행이 있다. 보수정당을 대표하는 국민의힘은 경부선을 관통하는 서울역에서, 진보 정당을 표방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선이 지나는 용산역에서 주로 귀성객들을 상대로 인사를 전해왔다. 연휴 기간 각 지역으로 흩어질 주 지지층을 상대로 '명절 홍보전'을 펼쳐온 것.

그런데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한 축의 관례가 깨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24일 용산역 대신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로 인사 장소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인사 일정은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용산역 맞이방'으로 공지 됐으나, 지난 23일 일정 하루 전 '장소 추후 공지'로 바뀌었다. 정확한 장소 공지는 귀성 인사 약 1시간 전인 25일 오전 8시 50분께 최종 취재진에게 전달됐다.

"안전 위해 최대한 늦게 공지... 실무진 건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민주당 지도부의 귀성인사 장소 변경에 대한 해석은 '공지 시점'과 '인사 공간' 두 축으로 나뉘었다. 표면적 이유는 '신변상 안전'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이후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신변 위협이 실제 하는 상황에서, 장소 확정 공지 시점을 최대한 늦게 전달해 안전에 힘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당내 한 핵심관계자는 같은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요즘 이런저런 위협이 많아 공지를 최대한 늦춘 것"이라면서 "인사를 하면서도 안전을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소 변경'이라기 보단, '공지를 늦춘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실무진의 건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미 신변 위협에 대한 위험을 내비친 바 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방검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고 알리면서 "내란 세력을 지지하는 극단주의자들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테러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재명 대표나 많은 분들이 방검복을 입고 다녀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용산역에서 반포로... 공간 이동에서 나오는 '중도 겨냥' 해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귀성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귀성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편으로는 '서초구 고속터미널'이라는 변동된 공간에 민주당이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도 확장'이 닿아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지도부는 이날 호남선 터미널에서 시작해 경부선 터미널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민주당은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수도권 및 중도층 약세 현상에 당 지도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고심하던 상황이었다. 민주당은 2019년 9월 추석 때 용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귀성인사 장소를 한 차례 변경한 바 있는데, 이때도 마찬가지로 다음해 예고된 총선 대비 전국 정당으로의 확장 전략이 아니냔 해석이 나오기도 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줄곧 피력한 메시지도 중도를 향해 있었다. 이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간판이라 할 '기본소득'을 부각하는 대신 '친기업·실용 주의' 노선과 '탈이념정당' 비전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기본사회' 어디로? 이재명 "회복과 성장이 다급한 과제" https://omn.kr/2bz8m).

이날 당 대표실에서 나온 공식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당 대표실 측은 이날 귀성인사 장소를 '바꾼 이유'를 설명하면서 "다양성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대표실 측은 "호남선 뿐인 용산역에서 영남·충청·강원 전국으로 향하는 노선이 있는 고속버스터미널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귀성인사 장소 변경에 중도층을 향한 의미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관점도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김성회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장소를 다양화하자는 의견이 나와서 그렇게 정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설날#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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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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