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하는 오늘의 경제뉴스 다섯 가지. [편집자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HBM 생산 현장을 찾아 AI 반도체 현안을 직접 챙겼다. ⓒ SK하이닉스
작년 10월께 SK 하이닉스서 20년 넘게 일하는 임원급 인사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아직도 인상적이었던 대화 내용이 '사람' 이었습니다. 하이닉스로 삼성 쪽 인력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겁니다. 경력 5년차 이내의 젊은 엔지니어부터 중견 간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했습니다.
'하이닉스 경력 공채시험에 삼성전자 'MZ 세대'가 대거 지원하고, 반도체 일부 특수 공정에 3명 경력직을 뽑는데 삼성에서 100명 넘게 지원했다'는 이야기까지… 당시 그는 "요즘 삼성에서 사람들이 엄청 넘어오는데, 그들을 선별하는 것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또 몇 년 전까지만해도 하이닉스에서 삼성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꽤 됐지만, 이젠 다시 하이닉스로 되돌아온다고 하더군요. 그는 "과거엔 '하삼(하이닉스→삼성)'이 일반적 이었는데, 요즘엔 '하삼하'가 늘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재입사 불가' 원칙이지만, '에이스'(회사의 유능한 인재를 일컫는말)의 경우는 부서별로 재량껏 재입사를 허용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지만, AI(인공지능)와 엔비디아(미국 반도체 회사) 덕에 살아났다"면서 "연말 보너스가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기대는 현실이 됐죠. 어제(23일) SK 하이닉스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은 19조 7670억 원, 영업이익이 무려 8조 828억 원이었습니다. 분기 사상최대 매출인데, 영업이익률이 41%나 됩니다. 앞선 1~3분기 실적까지 모두 합하면 매출 66조 1930억 원, 영업이익은 23조 4673억 원입니다. 이 숫자 모두 회사 설립 이후 최고 실적입니다. 물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뛰어 넘었죠.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6조 5000억 원이었습니다.
이어 하이닉스는 내부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성과급 1500% 지급을 발표했습니다.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기본급 1000%와 특별성과급 500% 입니다. PS는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를 매년 1회 지급하는 성과급인데요. 지난 2021년 '성과급 파동 '이후 영업이익의 10%를 PS로 지급해왔습니다. 따라서 작년 최대실적을 올린 하이닉스는 PS 기준에 따라 기본급 1000% 외에 특별성과금으로 500%를 책정했다고 합니다.

▲ SK하이닉스 직원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성과급 인증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4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하이닉스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자신의 성과급 내역을 올렸습니다. 그가 받은 성과급은 6201만 원, 세금 1028만 원 등을 빼고 실제로 받은 돈은 5115만 원이었습니다. 웬만한 중소기업 간부의 연봉이상을 성과급으로 받은 거죠. 대체로 '부럽다'는 반응에도, 정작 당사자는 "작년 직원 1인당 영업이익 7억 원 넘었고, 회사측 기준대로 영업이익 10%를 PS로 지급하면 7000만 원이 돼야 한다"면서 "노조도 이같은 의견을 냈는데 회사가 무시했다"고 썼습니다.
물론 하이닉스가 이처럼 매년 성과급 잔치를 한 건 아닙니다. 재작년 2023년엔 7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 하기도 했습니다. PS도 없었죠. 하지만 1년 사이 급반등합니다. 수치로만 보면 갑작스럽지만, 그동안 꾸준한 기술과 인력 투자가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출과 성과를 올렸다는 겁니다.
다시 '사람' 입니다. '인력 엑소더스(대이동)'는 해당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줍니다. 삼성전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작년 가을께 내부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이 '인력 확보와 이탈 방지대책'을 묻자, "여러분이 열심히 일해달라, (이탈을) 막아달라"고 했습니다.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고 합니다.
이제, 하이닉스는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를 뗐습니다. AI 시대에 맞춘 '반도체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합니다. 하이닉스 내부 뿐 아니라 시장 전문가들 평가가 그렇습니다. 하이닉스가 AI 반도체 기술과 생산에서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혀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SK 하이닉스의 주가는 삼성전자보다 4배(23일 종가기준) 비쌉니다. 큰손들은 이미 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사들였습니다. SK 하이닉스, 정말 독주체제로 갈까요. 삼성전자는 이대로 물러날까요.

▲기 은행권 가계대출이 20조원 넘게 늘어났지만, 2금융권에서는 12조원 넘게 줄어드는 등 한파가 거세다. 저축은행이 대출에 빗장을 계속 걸어 잠근 가운데 서민급전 수요는 카드·캐피털업계로 몰리고 있지만, 카드론과 리볼빙 금리는 고공행진 하는 실정이다. 대부업체들도 신규대출을 중단·축소하면서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 연합뉴스
다음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전하는 그 외 오늘의 경제뉴스.
최장 9일이나 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소상공인들의 명절 특수 기대감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24일 소상공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 대다수가 설 명절 특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5 소상공인 신년 경영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니, 설 명절 특수를 기대하는 질문에 '매우 부정적'(34.6%), '다소 부정적'(34.7%)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부정적인 셈이죠. 업종별로는 숙박업에서 부정적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하네요. 긴 연휴가 해외여행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소상공인에게 별 도움이 안 될 거라고 하네요.
경기 침체와 소비부진으로 가계 대출 연체율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업 대출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고 하네요. 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 자료를 보면, 작년 11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52% 였습니다. 이는 10월 말 0.48%보다 0.04%p 오른 수치입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0.41%로, 작년 5월 0.42%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고 합니다. 가계 빚의 대부분인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올랐고, 신용대출 연체율도 최고치입니다. 빚은 또 다른 빚을 낳습니다. 대책이 필요합니다.
LG전자가 미국 인공지능(AI) 기반 로봇회사인 베어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회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베어로보틱스 지분 30%를 추가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는데요. 베어로보틱스는 2017년에 실리콘벨리에서 만들어진 회사로,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을 만듭니다. 이번 절차가 마무리되면, LG전자는 작년 3월에 6000만 달러(약 800억 원)을 투자한 이후 10개월 만에 베어로보틱스 지분 51%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삼성과 현대차에 이어 LG전자까지, 미래 로봇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지겠군요.
일본은행이 오늘 24일 기준금리를 0.25%에서 0.50%로 올렸습니다. 2008년 이후 17년 만의 최고 수준이며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의 인상이라고 합니다. 일본은행은 인상 배경에 대해,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과 함께 '2% 수준의 물가상승률'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소득 상승이 소비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 경제도 잠재성장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금리인하 카드를 고민중인 우리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