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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 연합뉴스

이성헌 서대문구 구청장이 지역 주민들이 모인 간담회 자리에서 민주당 30대 여성 구의원을 향해 "이번에 둘째 아이 출산하는 젊은 의원까지 무슨 약을 먹었는지"라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구청장은 발언 직후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으나 "듣기 싫으면 나가셔도 된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23일 서대문구 지역 주민 200여 명이 모인 송년간담회 자리에서 이 구청장은 서대문구 의회의 예산 삭감을 언급하면서 "연희동에 있는 김규진 의원은 나이가 지금 불과 30대 됐고, 둘째 아이 출산하는 젊은 의원까지 무슨 약을 먹었는지 10억 원을 깎아놓고 그거를 우리가 깎았다고 거짓말을 스스럼 없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서대문구 구의회가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 예산을 약 8억 가량 삭감하면서 구의회와 구청 간의 갈등이 심화됐는데, 이를 거론하면서 한 말이다. 해당 예산 삭감은 구의회 내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진 의원 "행사에서 구의원 저격 발언 계속돼"

이날 간담회는 한 해 동안 서대문구를 위해 봉사했던 통반장과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구청장의 발언 직후 주민들 사이에서 "구청장님 죄송한데 이 이야기를 하는 게 맞나요?"라는 등의 항의도 오갔다. 그러자 이 구청장은 두 번에 걸쳐 "얘기 듣기 싫으면 나가셔도 돼요"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의 당시 발언을 녹음해 제보한 한 주민은 23일 오전 <오마이뉴스>에 "구청장으로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인신공격성 발언이 나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제보 계기를 밝혔다.

이 주민은 "구청장의 발언에 어느 주민이 일어나서 항의하니 '듣기 싫으면 나가시라'고 말하고 구청 직원들을 통해 이 주민을 내보내버렸다"고 말했다.

당시 간담회 자리에 김규진 의원은 참석하지 않은 상태였다. 김 의원은 22일 <오마이뉴스>에 "내가 기분이 나쁜 게 문제가 아니라 구청장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는 주민들이 내게 괴롭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참담하다"고 전했다.

또한 김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참석한 신년 인사회 때도 이 구청장에게서 구의원을 저격하는 발언이 나왔는데 문제제기가 나오니 행사를 임의로 끝내버리는 일이 있었다"라면서 "지방 의회에서 예산 관련 갈등은 여러 번 있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구청장이 여러 행사에서 구의원을 한 명씩 저격하는 대응을 하고 있으니 타협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와 관련 서대문구청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서대문구#서대문구청#이성헌구청장#서대문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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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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