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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보 농성장 앞에서 관찰된 흰수마자
세종보 농성장 앞에서 관찰된 흰수마자 ⓒ 보철거시민행동

세종보 재가동 계획 백지화를 촉구해온 세종보 천막농성장 앞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흰수마자가 서식하는 것으로 최초 확인됐다. 이곳은 세종보 상류 200~300m 지점으로, 환경부가 세종보 담수를 강행한다면 흰수마자 서식지 파괴가 불보듯하기에 서식지 보존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보 직상류 하천부지에서 300일 가깝게 농성을 벌이고 있는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보철거시민행동)은 22일 낸 성명을 통해 흰수마자 확인 사실을 밝힌 뒤 "환경부는 당장 세종보 담수를 즉각 중단 하고, 세종보에서 확인된 흰수마자의 정밀 모니터링과 서식지 복원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보철거시민행동에 따르면 농성장 인근에서 흰수마자 서식을 최초로 확인한 건 지난 8일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서였다. 이들은 이날 흰수마자 3개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흰수마자는 이곳으로부터 5km 정도 상류인 합강습지 인근에서 확인됐는데, 이곳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흰수마자는 수심이 얕고 깨끗한 모래여울에 사는 어종이다. 따라서 4대강사업으로 세종보가 담수돼 이곳의 수심이 2~3m였을 때에는 이곳에서 종적을 감췄다. 특히 이 지역의 하천 바닥은 펄로 가득 찼고, 매년 여름 녹조가 창궐했었다. 하지만 2018년, 수문이 전면 개방된 뒤 수심이 얕아지고, 바닥에 쌓였던 펄도 씻기고 있다. 또 모래톱이 군데군데 쌓이기 시작했다.

 금강 세종보 상류의 모습
금강 세종보 상류의 모습 ⓒ 대전충남녹색연합

보철거시민행동은 "수문이 개방된지 7년 만에 세종보 상류 인근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흰수마자의 서식이 확인됐다"면서 "담수로 펄밭이 되었던 개방 초기에서 7년 동안 금강은 스스로 복원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거쳐고 그 결과로 흰수마자가 돌아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 환경부는 30억원을 들여 세종보를 보수했고, 지난해 5월부터 담수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철거시민행동이 그해 4월 30일부터 이곳에서 장기간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어서 보 재가동 계획을 밀어붙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아직도 환경부는 재가동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세종보가 담수되면 인해 유속이 느려진 강에는 온통 오염된 펄이 쌓이고 수심이 얕은 깨끗한 모래 여울이 모두 사라지면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흰수마자 서식지가 수장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흰수마자 확인 당시 현장에 있었던 채병수 박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낙동강지부장)도 "자갈과 여울이 많지만 가는 모래톱이 서식하고 있어서 흰수마자가 서식할 환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세종보 담수 이후에는 흰수마자가 쫒아내는 형국"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21년 수자원공사와 순천향대학교 멸종위기어류복원센터가 진행한 '댐 유역 하천의 멸종위기 어류 정밀 모니터링 및 복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 보 개방으로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크게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강 3개의 보 전면 개방 당시 총 1,117마리가 발견됐다.

보철거시민행동은 "우리는 강 자연성 회복을 핵심으로 하는 하천관리의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면서 강의 생명을 말살하는 환경부의 만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환경부는 당장 세종보 담수를 즉각 중단하고. 세종보에서 확인된 흰수마자의 정밀 모니터링과 서식지 복원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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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흰수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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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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