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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연수원 경내에 진입한 경찰들 수원 선거연수원 경내인 현관 앞에 집결해 무언가 지시를 받는 경찰들
선거연수원 경내에 진입한 경찰들수원 선거연수원 경내인 현관 앞에 집결해 무언가 지시를 받는 경찰들 ⓒ 수원선거연수원 CCTV 화면 갈무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용빈 사무총장은 작년 12월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계엄 당일에 수원 선거연수원에서 숙박 중이던 "(연수생) 숙박자들에 대해 감금한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21일 헌법재판소 제3차 변론에서 청구인인 국회 측 변호인이 선관위의 해명과 다른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열린 헌법재판소 윤 대통령 탄핵심판 제3차 변론에서 국회 측 변호인은 재판부가 증거로 채택한 '서증 요지'를 설명하면서, "경기도 남부 경찰청장 김준영이 계엄 당시에 조지호(경찰청장)로부터 12월 3일 10시 41분경에 선관위 및 선관위 연수원에 경찰력을 배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력으로 안에 있는 사람이 밖으로 나오는 것은 놔두고 진입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확인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리케이드 설치 중인 경찰들 수원 선거연수원 정문 출입을 통제하고자 바리케이드를 설치 중인 경찰들
바리케이드 설치 중인 경찰들수원 선거연수원 정문 출입을 통제하고자 바리케이드를 설치 중인 경찰들 ⓒ 수원 선거연수원 CCTV 영상 갈무리

국회 측 변호인은 계엄 당일 선거연수원 CCTV 영상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선관위의 기존 해명과 달리 선거연수원 경내에 경찰 병력이 진입한 사실이 보였다. CCTV 영상에 따르면 계엄 날인 12월 3일 23시 31분경, 수원 선거연수원 현관에 경찰 병력 7명이 집결해 지휘관의 지시를 받아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들 중에는 경찰 복장을 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복 차림의 남성도 있었다.

선거연수원 정문 CCTV 영상에서는 6대의 경찰차와 여러 명의 경찰이 서성이고 있으며,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입구를 통제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정문 CCTV 영상에서는 경찰 버스도 보인다.

그러나 선관위는 지금껏 계엄 날 선거연수원에 숙박 중이던 연수생들에 대한 '통제'나 '감금'은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작년 12월 23일, <시사IN>은 12·3 비상계엄 당시 수원 연수원에 투입된 계엄군과 경찰이 연수원 생활동에서 숙박 중이던 선관위 직원과 민간인 90여 명의 출입을 통제해 '감금'한 정황이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단독] 12·3, 선관위 연수원에서 실무자·민간인 90여 명 감금 정황
(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5922?type=journalists)

이 보도에 따르면, 선거연수원 생활동에는 선관위 승진 후보자와 교육생 80여 명과 강연자, 교육 지원팀 등 민간인 10명이 숙박 중이었다. 그런데 무전기를 든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층마다 배치돼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통제했다.

선관위는 이런 <시사IN>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생활관 각 층에 배치된 남성들은 연수원 소속 직원"이라며 "당시 경찰과 군은 연수원 시설에 진입하지 않고 농업박물관 주차장에서 대기했다"고 <시사IN>에 밝혔다. <시사IN>은 이 같은 선관위 주장을 해당 기사 하단에 넣기는 했지만, 기사 자체를 수정하지는 않았다.

계엄군과 경찰의 수원 선거연수원 투입 관련 현안 질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나왔다. 작년 12월 23일,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게 "계엄군이 수원 연수원에도 갔고, 거기에서 감금과 통제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용빈 사무총장은 "제가 알고 있지 못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김용빈 사무총장과 윤건영 의원 작년 12월 23일 국회 행안위에서 질의 응답 중인 윤건영 의원과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김용빈 사무총장과 윤건영 의원작년 12월 23일 국회 행안위에서 질의 응답 중인 윤건영 의원과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 국회방송

이에 윤 의원은 "당시 수원 연수원에서 승진 후보자 교육과 강연이 있었던 것은 맞느냐?"고 물었고, 김용빈 사무총장은 "그 내용도 제가 확인을 못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너무하신다. 이 정도도 확인 안 했느냐? 비상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이 되어 가는데"라고 질타하며, "무전기를 들고 다니면서 연수 받는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는데, 그게 감금 아니냐?"고 물었다. 그제야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안행위가 끝날 무렵, 김용빈 사무총장은 해명에 나섰다. "당시 선거연수원에는 96명의 연수받는 선관위 공무원들이 있었고, 민간인 8명을 포함해 총 104명이 숙박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전기를 소지한 당직자와 생활지도 교관이 주차 관련 생활관 이용자에게 협조를 구하기 위해 3층으로 올라간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계엄군은 연수원 청사 내에 들어온 사복 차림 남성들 이외에 무전기를 들고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통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외부에서 식사하고 늦게 복귀한 직원 2명도 경찰의 신분 확인 뒤 출입을 허용했으며, 숙박자들에 대해 감금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이해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의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이 의원은 "'정보사 블랙요원 HID가 선관위에서 체포한 중국공산당 전산요원 90명이 미군 정보당국에 이송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가짜 뉴스가 SNS에 떠돈다"며 "그들이 중국인 해커부대가 맞느냐?"고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김용빈 사무총장은 "이미 현장에서 확인한 뒤 보고 드렸듯이 (선관위 직원들이) 연수 중이었다"고 한 뒤 무전기를 들고 통제했다는 시사IN 보도와 관련해서는 "저희 당직 직원이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3층에 올라갔던 것"이라며 '감금' 같은 통제는 없었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7일 전수조사를 했다"며, 그 결과 "(바깥에 나갔던) 5명은 복귀 과정에서 경찰과 시비가 붙었지만, 그냥 청사 안으로 들어갔고, 6명은 '들어가지 말라'는 통제를 받고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7일, 중앙선관위는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해커 90명이 계엄군에 의해 체포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보도 자료에서 선관위는 "계엄군은 선거연수원 청사 내로 진입하지도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1월 20일에는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이 미군과 공동작전으로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을 붙잡았다고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수원 선거연수원 수원에 소재한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수원 선거연수원수원에 소재한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 중앙선관위 제공

이와 관련 기자는 해당 기사를 쓴 시사IN 문상현 기자에게 사실 관계를 문의했다.

문 기자는 당시 제보자들이 생활동에서 숙박 중이던 사람들이었으며, '감금' 정황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선관위에 기사가 나가기 전에 질의를 했으나 선관위는 보도 이후에야 연락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 선거연수원이 통제됐다는 내용은 최근 국회를 통해 공개된 조지호 전 경찰청장 공소장에도 상세히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중앙선관위에도 관련 사실을 20일 문의했다. 선관위 공보담당자는 파악해서 알려드리겠다고 했으나, 21일까지 확인을 주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당직 근무자 순번이 바뀌어 파악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며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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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중앙선관위#선거연수원#계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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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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