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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MBC 구성원이 김낙곤 사장의 불통 인사에 항의하는 출근 시위를 하고 있다.
광주MBC 구성원이 김낙곤 사장의 불통 인사에 항의하는 출근 시위를 하고 있다. ⓒ 언론노조 광주 MBC 제공

광주 MBC의 노사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발단은 김낙곤 광주 MBC 사장이 현업 기자와 PD를 경영본부로 인사 발령 내면서부터다. 단체협상(단협)에 인사할 경우 노조와 협의하도록 되어 있는데 없었으니 단협 위반이란 게 노조의 주장인 반면 사측은 인사권이 사장의 고유권한이란 입장이다.

노사 갈등에 대해 노조가 생각하는 해법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20일 박재욱 언론노조 광주 MBC 지부장과 전화 통화했다. 다음은 박 지부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광주MBC 측이 현업 기자와 PD를 비제작 부서로 발령 내서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지금 어떤 상황이냐면 16년 차, 14년 차로 허리 연차인 PD와 기자를 경영본부 전략기획팀으로 발령 냈지 않습니까. 이에 관련해 저희 언론노동조합 광주MBC 지부는 이번 인사를 '부당 인사다. 철회해 달라'라고 시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조합원의 노동 조건에 영향을 미칠 경우 반드시 노조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라고 단협에 나와요. 저희는 노조와 합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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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2018년 회사에서 혁신 TF 팀이라는 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때 당시 부서 옮길 때 반드시 잡포스팅 거치고 본인이 요청하면 국·부장의 협의를 거쳐 사장이 최종 결정한다고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A PD하고 B 기자는 전략기획팀으로 가지 않겠다고 명확하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14년 차인 B 기자는 노조 간부예요. 노조 간부는 저희 회사 인사 원칙인 단협에 의해 '사용자는 조합 간부에 대해 인사할 경우 해당 조합과 반드시 사전 협의를 해야 된다'고 명확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어떤 말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령냈던 사안이죠. 명백한 단협 위반 사안입니다."

- 사측은 사장의 인사권이 고유권한이라는 것 같은데.
"경영자 입장에서 인사권은 자기의 고유한 권한이라 하더라도 명확한 윤리 강령과 단체 협약이라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노조하고 협의해서 인사를 내야 되는 것이죠."

- 사측은 회사의 발전과 콘텐츠 전략 수립을 위한 적임자를 발탁한 것이라며 인사 발령 이유를 밝히고 하지만 구성원들은 사측이 요구하는 업무와 해당 기자, PD의 업무 전문성이 전혀 맞지 않다고 하던데.
"맞습니다. 그 전략기획팀이라는 곳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전략기획팀으로 발령받은 14년과 16년 차 기자, PD는 실제로 프로그램 제작하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16년 차 PD 같은 경우 설 특집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마무리도 안 된 상태에서 발령 냈고요. 14년 차 기자는 어떤 경우냐면 저희 최근 광주·전남에서 아픈 사건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일선 현장에서 뛰던 기자예요. 현장 뛰던 기자를 회사의 전략 수립한다고 데려 갔다는 게 너무 웃기고요. 그 내용을 들여다 보니 회사에서 어떤 걸 하라는 게 전혀 없어요. 대충 말하자면 그 사람들한테 회사 사옥에 있는 나무를 팔라는 것들이에요. 이게 PD와 기자가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PD에 요구했던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업무는 이미 다른 부서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거를 하기 위해 16년 차 PD를 보낸다는 거는 말이 되지 않고요.

그다음에 이 14년 차 기자를 빼면 허리 연차가 없어요. 물론 경력직으로 들어온 기자들이 있는데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7년 이상 연차가 차이가 납니다.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중간 허리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나는 상황인데 회사의 발전과 콘텐츠 전략 수립을 위해서 발령 냈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연임 사장이 4년 동안 한 게 없는데 이제 와서 해당 PD와 기자에게 이런 일을 시킨다는 게 노조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왜 이렇게 할까요?
"제가 예단하기는 힘듭니다만 김낙곤 사장이 연임 사장으로서 미래 전략을 하나도 못 만드는 거죠. 그러니 똘똘한 기자, PD를 발령 내서 그럴싸한 미래 발전 비전 만들어보라고 한 뒤에 자기 업적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 거기에 전문가도 아닌 기자, PD 보내는 게 이해가 안 가거든요.
"노조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기자는 취재하는 게 전문이고 PD는 프로그램 제작하는 게 전문인데 회삿돈 버는 일 하라고 하면 이 사람들이 잘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그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놓고 그 사람들 설득하는 과정 거쳐야 민주적인 절차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근데 그런 절차도 거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인사 발령을 낸다는 건 인사 폭거죠."

- 해당 기자, PD는 인사 발령 관련해 협의가 없었다고 하던데.
"협의가 전혀 없었습니다. 협의라는 건 서로 대화해야 하는 데 이건 일방적인 통보죠. 경영본부장하고 경영 부장이 밤에 그 당사자 집 앞에 가서 '내가 너를 데리고 갈 거야'라고 한 건 폭력에 가까운 행위라고 봅니다."

- 이번 인사가 김낙곤 사장을 비판해 온 노조와 직능단체에 대한 '좌천성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던데.
"좌천성 인사가 맞는 것 같아요. 왜 그러냐 하면 15기 노조가 시작된 이후 김낙곤 사장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작년 6월에도 김 사장이 보도본부장하고 보도팀장을 겸임시킨대요. 그래서 겸직하게 되면 공정방송을 해칠 가능성이 있으니, 겸직을 시키지 말라고 주장했죠. 그럼에도 김낙곤 사장은 겸직 시켰고 노조가 반발하니까 찾아와서 짧은 시간 내에 겸직 인사를 해소시키겠노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무려 7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그 겸직을 해제했습니다.

이전부터 사장 본인은 인사를 잘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노조는 잘못됐다고 계속 투쟁하고 있으니 사장 입장에선 노조가 얼마나 눈엣가시겠습니까? 그리고 말씀드렸지만, 단체협약 4항에는요. 노조 간부는 자리를 옮길 때 반드시 노조와 협의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단협 위반입니다."

 박재욱 언론노조 광주 MBC 지부장
박재욱 언론노조 광주 MBC 지부장 ⓒ 박재욱 제공

- 김낙곤 사장이 2021년에 취임 한 거로 알아요. 근대 사측과 구성원들 갈등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김낙곤 사장과 구성원 간 갈등은 처음이 아닙니다. 14기 노조에서도 1인 시위가 진행됐어요. 정용욱 위원장 때도 1인 시위가 진행됐고, 김낙곤 사장과의 갈등으로 우리 회사가 원래 노조가 하나밖에 없는 회사인데 2노조가 생기게 되고요. 그런 갈등을 본인이 계속 일으켰는데도 반성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지금 김낙곤 사장과 같이 일할 간부 중에 1노조 사람들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거의 지금 2노조 사람들을 간부로 임명하고 있고, 자기하고 갈등을 일으켰던 1노조 사람들은 간부로 못 쓰고 있는 거죠. 김낙곤 사장이 왜 이러느냐 하면 미래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구성원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불통 인사, '귀틀막' 경영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인사권을 가지고 이 회사를 경영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 어쨌든 평소 김낙곤 사장과 노조가 대화했잖아요. 평소 분위기가 어땠나요?
"평상시에는 김낙곤 사장하고 서로 대화하려고 했었죠. 광주 MBC가 작년에 창사 60주년이었습니다. 그래서 노조와 사장이 합심해서 같이 열심히 해보려고 했죠. 그런데 창사 주간이 끝나고 김낙곤 사장은 다시 한번 인사 폭거를 시작한 거죠.

그리고 기자님도 알다시피 지금 사장이 사장직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을까요? 작년 MBC가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이 정권의 엄청난 공격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어요.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만약에 돌아왔더라면 김 사장이 지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요? 그런데 지금 이 탄핵 국면이 되다 보니 본인이 남은 임기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인사 폭거를 자행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요?
"MD로 발령 난 선배님들은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전략기획팀으로 발령받은 두 사람도 노동청 진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광주 MBC 노조도 서울 감사국에 감사를 요청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저희는 법적으로 따질 것 따지고, 물을 것 묻고, 김낙곤 사장이 부당 인사를 철회하는 순간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 다른 데도 아니고 광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이러니한 것 같아요.
"그렇죠. 너무 가슴 아픕니다. 강제 인사 발령이라는 건 너무 무식한 방법이잖아요. 윤석열이 국가를 살리겠다고 무식한 방법 행한 것과 뭐가 다릅니까? 이건 폭력입니다. 지금이라도 김낙곤 사장은 노조의 말 듣고 부당한 인사를 전면 철회해서 노조원과 우리 회사 구성원과 함께 걸어가길 바랍니다. 광주 MBC는 개인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의 것이고 광주 시민의 것이고 광주 MBC 구성원의 것입니다. 선배 김낙곤 사장은 거기에 대해서 반성해야죠."

#박제욱#광주MBC#부당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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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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