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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가운데)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3 내란 사태 당시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전해 듣고도 다시 잠에 들었다고 답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가운데)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3 내란 사태 당시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전해 듣고도 다시 잠에 들었다고 답했다. ⓒ 남소연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12·3 내란 사태 당시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전해 듣고도 "굉장히 피곤했다"라며 다시 잠에 들었다고 스스로 밝혔다. 인권침해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기관의 장이 비상계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는 야당 의원들이 비판이 이어졌다.

"비상계엄 사실인가 생각... 피곤해서 다시 잠들었다"

안 위원장은 17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 현안질의에서 '12·3 비상계엄을 언제 알았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비상계엄이 선포된 다음이었다. 초저녁 잠이 많아서 퇴근한 다음 몇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알았다. 11시는 넘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위원장으로서 어떤 조치를 내렸냐고 묻자 안 위원장은 "이게 사실인가 생각하면서 그때 굉장히 피곤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잠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노종면 민주당 의원 질의에 안 위원장은 "8~9시쯤 (잠들었다)"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국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이 있었으니 당연히 해제될 것이라고 봤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질타를 쏟아냈다. 김병주 의원은 "국가기관의 장이 피곤하다고 비상시국에 잠을 자느냐"라며 "국민들은 목숨을 걸고 여의도로 와서 계엄군을 막고, 국회의원들은 체포 위기를 감수하며 담장을 넘으며 모두가 밤잠을 설쳤는데 인권위원장은 어떻게 집에서 편히 잠을 잘 수가 있느냐"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계엄 다음날 일찍 9시쯤 직원들과 회의를 했다. 이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말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는 취지였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역사 앞의 죄인"이라고 지적하자 안 위원장은 "역사 앞에 저는 바르게 살고 있다.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마시라"라고 맞받았다. 노종면 의원은 "응급실에 가서도 벌떡 일어날 만한 일 아니냐"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발령된 포고령 1호가 인권침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내리지 않았다. 인권위는 앞서 안 위원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과 서미화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도 포고령 1호의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관련 기사: [단독] 인권위, 계엄 포고령 1호 인권침해 판단 '회피' https://omn.kr/2bvoq)

안 위원장은 "포고령 1호가 인권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라는 강유정 민주당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도 "최종적인 판단은 헌법재판소에서 한다"라며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강유정 "포고령 1호가 인권침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안창호 "최종적인 판단은 헌법재판소에서 할 겁니다."

강유정 "반헌법이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인권침해 요소가 다분하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안창호 "헌법 제77조의 요건과 절차에 위반되면 인권침해라고 성명에서 발표했습니다."

강유정 "헌법 말씀하셨는데, 포고령 모든 내용에 인권침해 요소가 없습니까."

안창호 "헌법재판소가 적절히 판단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강유정 "반헌법이냐 파면이냐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내리니까 인권위원장에게 여쭙는 겁니다. 인권침해 요소가 없냐고."

이날 현안질의에서 "의사진행을 방해한다"라고 경고를 받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에 대해서도 안 위원장은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안 위원장은 "김 상임위원의 발언과 태도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냐"라는 박찬대 운영위원장 질문에 "의원님과 상임위원이 소통이 잘 됐으면 한다"라고 답했다(관련 기사: '계엄 옹호' 안건 작성 인권위원, 국회에서 민주당 맹비난 https://omn.kr/2bw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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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비상계엄#인권위#인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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