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 지산샛강을 찾은 큰고니 ⓒ 정수근
구미 지산샛강 큰고니의 죽음과 그 원인을 분석한 <오마이뉴스> 보도에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해서 12일 첫 보도(
구미 지산샛강에서 벌어진 '큰고니 죽음'의 진실 )에는 18개의 댓글이 달렸고, 어제 16일자 추가보도(
석양에 물든 큰고니들, 그러나 불안한 이유 )에도 5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의 반응을 봐도 구미 지산샛강은 큰고니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생태관광 명소로 소문이 많이 나있고, 새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널리 알려진 탐조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큰고니들의 불안한 환경에 대한 의식은 크게 없었던 거 같다. 지산샛강생태공원을 관리하는 구미시나 이곳을 자주 찾는 구미시민들 사이에서도 큰고니를 위한 배려나 걱정은 크게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에겐 편리한 그러나 큰고니들에게 불안한 구미 지산샛강
관련 시설이나 장치들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만 만들어져왔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12일 큰고니의 죽음과 그 원인을 분석한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가자 그제서야 샛강을 둘러싼 전깃줄이 보이기 시작하고, 큰고니의 시야에서 사람들을 가리기 위한 차폐 장치나 시설이 전무한 환경 그리고 탐방데크까지 강 안으로 드리워진 불편한 환경에 눈이 가기 시작하는 것 같다.
큰고니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구미 지산샛강은 불편하고 불안하기 짝이 없는 환경일 수밖에 없다. 큰고니 입장에서 자세히 관찰해보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어지러운 전깃줄이 사방 널려 있고, 탐방데크에 심지어 작은 섬을 연결해서 그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가 큰고니에게 초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둔 것은 큰고니들의 불안과 불편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샛강의 환경이 불안한지 수시로 날아오르는 큰고니들 ⓒ 정수근

▲수시로 날아오르는 큰고니들.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 정수근
이런 환경이다 보니 큰고니들이 수시로 날아오를 수밖에 없고, 자주 날게 되자 어지러이 널려 있는 전깃줄에 걸리게 될 확률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큰고니의 죽음이 늘어나고 그렇게 되자 이 일대 농민과 주민에 의해서 왕왕 목격돼 왔던 것이다.
어쨌든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본류의 깊어진 수심으로 낙동강에서는 전혀 먹이활동을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반면에 지산샛강은 낮은 물길에 듬성듬성 연뿌리가 잘 자라고 있어 배고픈 큰고니들에게 훌륭한 먹이터가 되어 왔던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 등지에서 낙동강을 찾아오는 큰고니에게는 지산샛강은 꼭 필요한 생존의 공간임이 분명하다. 이 공간이 너무 위험하고 불편함에도 찾아올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인 것이다.
따라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큰고니가 전깃줄에 걸려 죽어가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방안을 마련해주는 것이 천연기념물과 야생동물 보호의 책임이 있는 해당 지자체인 구미시의 마땅한 책무이기 때문에 구미시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함 또한 자명한 것이다.
큰고니의 안녕을 바라는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지산샛강을 찾은 많은 시민들도 구시미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하여 아이디 'ko****'라는 서울에 거주하는 분은 큰고니를 위한 전선 지중화에 찬성하면서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다.
"구미 지산샛강에 이렇게 큰고니가 많았군요! 부럽네요. 한강에는 전혀 없는데 보러 가고 싶어요. 전깃줄 지중화 사업은 사람도 좋고 고니도 안전해서 좋으니 꼭 추진되었으면 좋겠어요. 구미시장님께서는 지역경관을 위해서도 전깃줄은 지중화하시길 권합니다. 서울사람들 시선에서 전기줄이 안 보이는 동네는 대개 환경이 깔끔하고 녹지가 많은 동네이고, 전깃줄이 보이는 동네는 난개발구역이거든요. 전깃줄 지중화하시면 생태공원 이미지가 많이 올라갈 거예요."

▲지산샛강의 윗강 쪽에 구미시가 만들어놓은 큰고니 조형물. 구미시는 지산샛강생태공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 정수근

▲좁은 강에 강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탐방데크까지 깔아뒀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큰고니가 한 마리도 보이질 않는다. ⓒ 정수근
또 아이디 '#지구***'는 다음과 같이 구미시가 큰고니를 이용만 할 것이 아니라 구미시의 품격을 요구했다.
"아름다운 큰고니를 가장 가까이에서 자세히 볼 수 있는 귀한 곳입니다. 지산샛강생태공원은 큰고니 조형물, 큰고니 카페, 온통 큰고니로 가득 차 있습니다. 큰고니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보호하려는 의도가 맞으실 텐데 부디 구미시가 품격 있는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디 'Gr***'라는 분 또한 이번 큰고니 죽음에 대해서 구미시의 어이없는 대응을 질타하면서 다음과 같이 구미시의 적극 행정을 요구하고 있다.
"부상 당한 멸종위기종을 안 보이는 데 두라고 한 수의사와 척추손상과 다리 마비가 의심되는 큰고니를 물에 던져놓고 다음 날 건지라 지시했다는 담당 공무원도, 강에 던졌다는 단체도 생명을 다루는 일을 업으로 하는 분들이 너무 가볍게 일을 처리한 것은 아닌지 씁쓸하네요. 큰고니 조형물, 지산이와 샛강이 캐릭터까지 만들어 홍보하던데 야생동물 구조와 관리에 대한 매뉴얼이 없으면 앞으로라도 그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겠죠. 구미시의 적극 행정 기대해 봅니다."

▲천연기념물 큰고니를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드문 곳이 구미 지산샛강이다. ⓒ 정수근

▲사람들이 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섬을 연결시켜 놓았다. 이것은 큰고니 입장에서는 상당한 교란 요소에 해당한다 ⓒ 정수근
실명으로 댓글을 남긴 한 분 또한 지산샛강의 위태로운 환경 개선에 구미시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어느해 겨울 샛강의 큰고니들을 만난 후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매년 찾아갑니다. 작년 11월의 샛강은 맨발걷기로 엄청나게 많은 인파와 잦은 버스킹으로 소란스러웠습니다. 철새들이 도래하는 시기에 어쩌면 큰고니들을 못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속상했지요. 샛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건물들, 늘어나는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체들이 다시 찾는, 큰고니가 선택한 도시 구미시에서 그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바라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디 'M*'라는 분은 큰고니를 가지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구미시에 큰고니들의 안녕을 위한 구체적 행동을 요구를 하고 있다.
"구미시는 자화자찬 그만하고 큰고니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면 그 근본부터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종을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은 이곳밖에 없다. 큰고니가 알아서 찾아오는데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 지중화 작업 시행과 더불어 중간 섬 없애고 갈대밭 조성 등 주남저수지나 순천만처럼 여건 잘 갖춘다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원으로 거듭날 거다. 그동안 너무 방치된 게 느껴진다."

▲이렇게 갈대를 심어서 큰고니의 시야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 정수근

▲샛강 양 사방으로 이렇게 갈대를 모두 식재해서 사람들의 접근을 가려줄 필요가 있다. ⓒ 정수근
구미시, 제안 사항 논의하겠다
이런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에 대해서 구미시 천연기념물의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구미시 문화예술과 담당자는 조금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 문제에 관련하여 우리 과에서도 함께 의논하고 있다. 그리고 전선 지중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환경청책과에서 오늘(17일) 오후 2시에 한전과 협의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댓글과 보도에서 언급된 큰고니들의 교란 요소 저감을 위한 조치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협의한 후 결과를 통보해주겠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 동안 4대강을 비롯한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최근 그간 활동을 담은 책 <강 죽이는 사회>를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