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15일 오후 1시 7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기침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 남소연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에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한 '공세 모드'를 유지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불법 영장 집행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면서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렸다"고 추켜세웠다.
15일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 이후 국회에서 긴급 비상의원총회를 개최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대통령께서 국가기관 간 물리적 충돌과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불법적 체포영장 집행임에도 큰 결단을 내렸다"며 "대통령께서 체포됐다고 해서 불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새벽부터 이뤄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행태는 불법의 연속이었다"며 "법과 원칙, 절차적 공정성을 무시하면서까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공수처의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칼춤을 보면서 국민들께서 충격과 분노, 참담함을 금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수처와 경찰의 헛된 공명심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격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국민의 인내심은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판사 쇼핑까지 해가면서 영장을 청구하고 마침내 집행을 강행했다"고 했다.
끝까지 공수처 공격한 국힘 "체포는 망신주기, 망국적 행위 역사가 기억할 것"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체포되어 과천 공수처 청사로 이송된 가운데, 체포영장 집행에 참여한 경찰들이 관저에서 나오고 있다. ⓒ 권우성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공수처가 체포를 고집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대통령 망신주기 목적이었다"며 "국민이 바라는 진실 규명의 목적보다는 그저 현직 대통령을 체포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키워 보겠다는 그런 속내 뿐이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 "공수처와 경찰이 관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시민들과의 충돌이 이어졌고, 현행범 체포 운운해 가며 우리 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협박을 가하기까지 했다"며 "공권력이 국민과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향해 위험을 가한 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공권력의 무리한 망동·망국적 행위를 역사가 기억할 것이고 반드시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단호한 결기로, 하나된 힘으로 부당함에 맞서야 할 것이다. 공수처의 불법 영장 집행에 대해서는 끝까지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오동운·우종수·이재명·박찬대, 이제 속이 시원한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권성동 원내대표는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런 참담한 상황이 벌어져 국격이 무너진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곧이어 공수처 등 비판에 열을 올렸다. 그는 "수사를 위한 체포인지, 체포를 위한 체포인지, 지난 2주간 온 나라를 이렇게 뒤집어 놓은 게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이게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2025년 대명천지에서 벌어졌다. 국민 보기 부끄럽다. 국격이 무너졌다"며 "오동운 공수처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이제 속이 시원한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와 경찰이 부당하고 불법적인 영장을 집행했다, 사법부가 이런 불법 영장 집행에 가담했다, 야당이 공수처와 국수본(국가수사본부)을 겁박했다, 역사가 반드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영장 집행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이와 관련한 법적 검토를 거쳐 이르면 이날 중 공수처 등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수십, 수백 번 얘기했듯 공수처는 수사 권한이 없다. 공수처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항의 방문 등도 필요해 보인다. 오후부터 바로 움직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총에선) 법적 조치, 항의 방문, 규탄대회 등 어떤 것들을 해야 할지 논의했다"며 "굉장히 해야 할 일들이 (많다.) 법률 검토나, 필요하면 고발도 해야 한다. 그런 것들이 급박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이 야권에서 제시한 내란·외환특검법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공표한 '계엄특검법'은 뒤로 밀리는 모양새다. 박 원내대변인은 "여러 가지 사정상 오늘 발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그러나 공당으로서 선언한 바가 있으니, 아마 내일 아침 저희가 비상의총을 열 것이다. 가급적 일정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