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 예방접종의 기본 권고는 6개월 이상의 모든 사람은 다 접종을 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하고 있어요." ⓒ nci on Unsplash
최근 독감 환자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감기나 독감은 겨울에 많이 걸리긴 하는 병 중 하나다. 하지만 보도에 의하면 8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한다. 지금 독감이 유행하는 이유는 뭘까?
독감이 유행하는 이유와 예방법 그리고 코로나19 등 또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상황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14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A형 인플루엔자 2개 전 세계적으로 유행"
- 최근 독감 환자가 급증했다던데 현재 상황이 어떤가요?
"7~8년 안에 제일 가파르게 환자가 늘어난 상황이기는 하고요. 전체적인 환자는 작년하고 재작년이 더 많기는 했었을 것 같기는 해요. 작년과 재작년은 계절성을 떠나 길게 유행했었던 패턴인데 올해부터 2019년 이전처럼 겨울에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원래 유행 패턴으로 돌아왔다는 게 코로나19 이후 첫 번째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계절적인 부분은 제대로 돌아왔는데 환자 발생 부분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아주 많은 환자가 발생한 부분들이에요. 그건 아직 독감에 감염 안 된 분들이 아직도 많이 걸리고 있는 거란 생각이 드는 상황이에요."
- 그러면 코로나19와 독감이 관련이 있나요?
"코로나19 때 마스크 착용도 열심히 하고 거리 두기도 열심히 하다 보니 인플루엔자가 2020년 2월부터 2022년 봄까지 거의 유행 안 했거든요. 보통 인플루엔자가 심하게 유행할 때는 전 국민의 10% 정도 걸린다고 해요. 그러면 거의 500만 명씩 걸리는 건데 한 2년 반 정도 동안 유행을 안 했으니까 거의 천만 명이 넘게 감염 안 되고 넘어온 거거든요. 감염 안 된 사람들이 천만 명 이상 됐다는 얘기는 집단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서 그 이후에 감염이 될 만한 사람이 쌓여 있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다 보니 2022년 가을부터 작년 여름 때까지 길게 유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걸리긴 걸렸거든요. 웬만큼 걸리기는 했고 그게 어느 정도 걸리고 나니 2019년 이전에 계절성 패턴은 회복 돼서 겨울에 유행하는 패턴으로 돌아왔는데 그럼에도 아직 감염이 안 된 사람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많이 발생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그럼,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아닌가요?
"코로나19 이전에도 보통 12월에서 2월까지 A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었는데 이번에도 12월부터 1월까지 A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과 유행 시기는 거의 비슷해진 거고요. 다만 코로나19 이전보다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다른 거죠."
- 독감 한번 걸리면 면역 생겨서 안 걸리는 건가요?
"그러진 않고요. 변이가 계속 발생하기도 하고 몇 년 이상 안 걸리고 지나면 항체가 떨어지니까 또 걸릴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독감은 여러 번 걸릴 수 있습니다."
- 2009년쯤 신종 플루가 유행이었잖아요. 신종 플루가 지금 유행하는 건가요?
"2009년에 팬데믹으로 유행이 시작된 A형 H1N1인데 지금 그게 유행하고 있어요. 이번에 H1N1이 좀 더 많이 유행하고 있긴 한데 이번 유행에서는 H3N2도 같이 유행하고 있거든요."
- 그건 뭔가요?
"A형 인플루엔자 2개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데 한 가지는 2009년에 유행했던 H1N1이고요. 또 다른 하나는 1968년도에 홍콩 독감이라고 그때도 팬데믹이 시작됐거든요. 1968년에 팬더믹 시작했던 게 H3N2예요. 그래서 현재 신종플루로 불렸던 H1N1와 예전에 홍콩 독감이라고 불렸던 H3N2가 같이 유행하고 있어요."
- 그 둘의 차이가 뭔가요?
"둘 다 A형이라서 크게 차이는 없기는 없어요. 다만 H1N1은 유행한 지 한 15년 정도 된 거고 H3N2는 한 50년 넘었죠. 그러다 보니 H3N2가 훨씬 더 변이가 많아요. 여러 변이 종류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다 보니까 백신의 효과는 떨어지는 해가 있을 수 있거든요."
- 독감과 감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구분하는 건 뭔가요?
"감기 안에 독감이 들어가서 사실 감기가 더 큰 개념이죠. 근데 사실 독감이라는 표현은 저희 의사들이 별로 안 좋아하긴 하는데 정의상은 독감은 인플루엔자에 의한 감기를 독감이라고 하는 거고요. 그다음에 감기는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가 일으킬 수 있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병을 감기라고 얘기하는 거여서 감기가 더 큰 질병이에요."
- 추워지면 걸리는 게 감기로 알거든요. 맞나요?
"사실 감기라고 불리는 바이러스가 몇백 종류 됩니다. 그중에 일부는 1년 내내 유행하는 감기 바이러스도 있어요. 리노 바이러스는 1년 내내 유행하기도 하고요. 아데노 바이러스 같은 경우는 여름에도 유행할 수도 있어서 바이러스마다 유행하는 계절이 다른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감기들은 보통 가을 겨울 봄까지 많이 걸리기는 합니다."
- 그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그냥 감기 걸리면 약국 가서 종합 감기약 먹거나 그냥 집에서 쉬거든요.
"일반적인 감기에 해당되는 건 특별히 치료제도 없고 또 합병증을 많이 일으키지는 않긴 해요. 다만 인플루엔자라든지 코로나19 같은 경우 특히 고위험군에서 입원하는 상황을 만들거나 중환자가 될 수도 있고 사망하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시기에 호흡기 증상이 있었을 때 바로 검사해서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가 맞으면 치료제 처방 받아야 또 합병증의 발병 빈도를 낮출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감기 중에서도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가 유행할 때는 빠르게 진단 받고 빨리 치료제를 처방받는 게 중요합니다."
- 인플루엔자 감염되면 나타나는 증상이 어떤 게 있을까요?
"초기에 아주 고열이 나고 근육통도 되게 심하게 나타나고요. 그러면서 콧물이나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합병증이 발생하면 발열의 기간도 길어지고 가래도 누래지면서 폐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요즘에 폐렴도 많다고 하는데 인플루엔자의 영향인가요?
"맞습니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게 되면 인플루엔자 자체가 폐렴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요. 또는 인플루엔자에 걸리고 나서 세균성 폐렴이 합병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래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 폐렴 환자가 급증합니다."
"연휴 때 코로나19도 유행 가능성, 예방 접종 서둘러야"
- 지금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또 있다던데.
"노로바이러스인데요, 그건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는 장염 바이러스예요.이게 주로 겨울에 유행 많이하고 고열과 구토 그다음에 설사를 동반하거든요. 이걸 장에서 발생하는 인플루엔자라고 해서 별명을 장플루라고 부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겨울철에 특히 굴 등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고 감염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아요. 작년에도 유행이 되게 심했거든요. 그런데 올해 유행 패턴이 작년하고 버금갈 정도로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어요."
- 식중독과 다른 건가요?
"보통 설사를 주로 하는 장염도 식중독에 포함하는 경우들도 있기는 해서 유사하다고 보시면 돼요. 사실 식중독이란 용어가 애매해요. 식중독에서 중독이라는 개념은 독소에 노출됐다는 개념인데 세균성 설사 같은 경우 일부 독소에 의해서 설사하고 토하는 걸 식중독이라고 표현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장염 같은 걸 다 감염병의 일종으로 보기 때문에 식중독이라는 단어를 식약처가 다 좀 좋아하기는 하지만 실제 장염이라고 보시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 RSV 바이러스도 유행한다던데 이건 뭐죠?
"RSV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람 호흡기 융합세포 바이러스인데 이것도 전형적인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에 하나고요. 특히 신생아하고 노인에게 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유발할 수 있어서 인플루엔자 다음으로 치명률이 높은 바이러스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 지금 독감 예방 접종은 어떻게 되나요?
"독감은 65세 이상 어르신 무료 접종을 국가에서 해주고 있고 그다음 생후 6개월 이상에서 초등학생까지 지금 무료 접종이 되고 있고 지금도 접종이 가능하고요. 워낙에 인플루엔자는 A형 아까 말씀드린 H1N1, H3N2말고 B형도 유행할 수 있어서 이번에 걸렸든 아니면 아직까지 안 걸렸든간에 백신 안 맞으신 분은 지금이라도 맞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젊은 층도 독감 예방 접종해야 하나요?
"독감 예방접종의 기본 권고는 6개월 이상의 모든 사람은 다 접종을 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젊은 사람들도 본인이 걸리면 3, 4일 이상 결근 하게 될 정도로 많이 아프기도 하고 또 젊은 사람들이 걸리면 이게 어르신들에게 전파돼서 어르신들이 중증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젊은 분들도 꼭 맞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도 유행이라던데 그건 어떤가요?
"아직 유행이 아주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아닌데 조금씩 환자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입원 환자와 외래 환자도 늘고 있어서 점진적으로 유행이 커지고 있다는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그럼, 코로나19 환자도 예전처럼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팬더믹 때처럼 많은 환자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고요. 어느 정도 발생 하는 정도죠. 작년 겨울에 유행이 크지 않았는데 거의 1월부터 거의 3월까지 길게 유행했어요. 아마 올해도 그냥 비슷하지 않을까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 코로나19 변이가 달라진 건 없나요?
"워낙에 작년 내내 JN1 계열들이 유행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XEC가 유행하고 있는데 XEC도 JN1의 한 증손자쯤 되는 바이러스예요. 아직은 JN1 계열에서 유행하고 있어서 변이가 아주 심각하게 발생은 안 했어요."
-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이 중요할 거 같은데 어떤 게 있을까요?
"일단 기본적으로 손 위생과 같은 기본 위생을 잘 지키셔야 되고요. 고위험군들 같은 경우 감염되면 위험하니까 마스크 착용 잘해주셔야 되고 그다음에 현재 혹시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있는 분들 같은 경우 남에게 전파 가능하니까 되도록 외출을 삼가셔야 하고 만약에 불가피하게 외출하면 그분들도 마스크 써주셔야 되고요. 그리고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처럼 백신이 있는 질환들은 백신 접종도 꼭 해 주셔야 됩니다."
- 고위험군들 아닌 일반인도 마스크 써야 하나요?
"증상이 있는 사람들만 쓰면 될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인플루엔자가 극심하게 유행하고 지금은 조금씩 잠잠해지긴 하지만 또 연휴가 시작되다 보니 연휴 때 약간 유행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또 연휴 때 코로나19도 유행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아직 예방접종 못하신 분들은 예방 접종을 서둘러 주셔야 될 것 같고요. 일단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에티켓을 잘 지켜주셔서 다른 분들에게 피해 주지 않도록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