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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허석곤 소방청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약 1시간 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MBC, 경향신문, 한겨레를 포함한 언론사와 김어준씨의 방송 장소 등에 대한 경찰 협조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 지시의 '뉘앙스'는 단전·단수와 관련한 것이라고 했다.

처음엔 "기억 안 난다" 했다가... "3일 밤 11시 37분에 전화 받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12월 3일 소방청장 주재 국과장 대책회의 중간 이상민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그 내용에는 주요 언론사에 대한 단전, 단수 지시가 있었나."

허석곤 소방청장 : "단전, 단수 지시가 명확하게 있었던 건 아니고 경찰 협조가 있으면 협조해주라..."

윤건영 : "경찰이든 어느 기관이든 주요 언론사 단전, 단수 때 소방청이 협조하라는 지시 아니었나."

허석곤 : "그런 뉘앙스였다."

허 청장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 전 장관에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오후 12월 3일 오후 10시 27분으로부터 1시간여 후인 오후 11시 37분에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허 청장은 "(이상민) 장관님이 몇 군데 언론사를 말씀하시면서 경찰청에서 어떤 요청이 오면 거기에 대해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허 청장의 모호한 답변에 다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하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허 청장은 "'경찰청에서 단전, 단수'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라면서 "(회의 중) 차장이 옆 자리에 있어서 장관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론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이 단전, 단수 뉘앙스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 청장은 다만 "단전, 단수는 소방 업무가 아니다. 그래서 명확히 답변을 못 드렸다"면서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계엄 적극 엄호 상황, 왜 국회 보고 안 했나"

한편, 이날 질의과정에선 허 청장의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허 청장은 이 전 장관의 지시 여부를 묻는 윤 의원의 첫 질문에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이에 "한 달이 갓 지났는데 기억이 안 날 일인가"라면서 "위증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 장관의 비상계엄 관여 의혹과 관련된 사실인 만큼, 허 청장이 왜 국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는지도 비판 대상이 됐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이 전 장관이 계엄을 적극 엄호하며 언론자유를 탄압하려던 상황인데, 왜 소방청은 편파적으로 (보고) 했나"라고 질타했다.

행안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신정훈 의원은 "이 문제가 사전에 보고되지 않은 것에 대해 본인의 책임을 통감하고 유감을 표현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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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상민#행정안전부#소방청#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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