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클에서 2024년 12월 30일에 펴낸 신간, <교양고전독서, 두 번째>는 서울 은평구 니은서점 주인장이자 사회학과 교수인 노명우의 책입니다.
'책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서점이든 도서관이든 상관없이 그 공간만이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3P
텍스트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의 배경이 책의 첫 문장에 담겨있습니다. 책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2030 여성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책표지교양고전독서 두번째 ⓒ 최문섭
저자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고전'이라고 불리우는 특별한 책을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고전의 의미를 쉽게 풀어서 책의 서문에 담아냈습니다.
'지배받지 않는 삶'에 대한 성찰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어빙 고프먼 <수용소> 등 열 권의 책을 골랐다고 이야기합니다.
제 눈에 먼저 들어온 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입니다. 대한민국의 유권자들이 지난 선거에서 자신들이 행사한 투표권에 대한 대가를 치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에 관한 소식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요즘, 그래서 지금은 교양고전독서에서 소개하는 <군주론>과 <군중과 권력>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기에 적절한 시기입니다.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과의 접촉은 공포이지만, 윤석열의 계엄령에 항의하기 위해 여의도에 모인 사람들 사이의 접촉은 오히려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155P
저자는 엘리아스 카네티의 <군중과 권력>을 이야기할 때 한국의 정치상황을 예로 들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지난 1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 주최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과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응원봉을 든 참가자들이 노래에 맞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지난 2024년, 또 묻지마 폭행과 데이트 교제폭력 등에 시달린 여성들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탄핵 집회에서 연대의 팔짱을 끼면서 신체적 안정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교양고전독서, 두 번째>의 주제는 '지배받지 않는 삶'입니다. 지배와 피지배의 개념을 친구와 같은 고전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설명합니다. 고전은 친구같은 존재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글을 쓰면 되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책을 읽으면 됩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소통하는 방식이 읽고 쓰기입니다.
다만 자신의 말을 하고 상대의 말을 들어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있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영리한 2030 여성들은 읽고 쓰기로 소통하는 방식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흥행의 중심에 그들이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풀어내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독자가 글을 찾아서 읽습니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소통을 할 때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교양이 쌓이게 됩니다.
니은서점 주인장이 심사숙고해서 검증한 친구와도 같은 열 권의 고전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