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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인권위원 등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에 항의하고자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히 찾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항의 의견을 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인권위원 등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에 항의하고자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히 찾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항의 의견을 냈다. ⓒ 유지영

"이렇게 뵙게 돼 유감입니다." (최영애 전 인권위원장)

최영애 전 인권위원장과 전현직 인권위원들이 2025년 첫 전원위원회 안건으로 '윤석열 방어권 보장'을 상정한 인권위를 비판하며 항의 방문에 나섰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오는 13일 열리는 1차 전원위에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올리며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시 방어권 보장 및 헌법재판소 심판 절차 정지 검토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소추 철회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인권위가 '내란죄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겠다고 전면으로 나선 것이라 논란이 일었다.

9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24시간도 되지 않은 10일 오후 2시 서른여 명의 전현직 인권위원들이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하게 찾았다.

이들은 인권위 앞에서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 기자회견을 연 뒤 진행된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안건 상정 철회를 요구했다. 최영애 전 인권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피를 토하는 분노를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한국 사회 인권의 보루인 인권위가 바로 설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인권위원 등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에 항의하고자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히 찾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항의 의견을 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인권위원 등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에 항의하고자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히 찾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항의 의견을 냈다. ⓒ 유지영

다른 인권위원들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안건이 어떻게 인권위에서 나올 수 있나. 수치스럽다",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간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던 인권위 경력을 이제는 지워버리고 싶다"라고 성토했다.

전현직 인권위원의 항의 방문에도 안창호 위원장은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를 생각하면서 최종적으로 인권위원님들과 결정하겠다"라고만 할 뿐 명확한 철회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까지 나서 "내 나이 86... 참담하다"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인권위원 등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에 항의하고자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히 찾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항의 의견을 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인권위원 등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에 항의하고자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히 찾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항의 의견을 냈다. ⓒ 유지영

이날 영하의 날씨 속에 열린 인권위 앞 기자회견에는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를 지내다 인권위 출범 당시 인권위원으로 일한 박경서 전 인권위원도 있었다. 박 전 위원은 "내 나이가 이제 86이다. 내 삶의 보람이었고 대한민국의 자랑이었던 인권위가 내란 공범이 되는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위원은 "인권위는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을 근거로 활동하는 독립적 국가기관"이라며 "위헌적 비상계엄과 포고령에 대해 입도 뻥끗하지 않던 인권위가 내란 행위자들을 옹호하겠다니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진 면담 자리에서도 박 전 위원은 안창호 위원장을 향해 "인권위 위원장께서는 이 반인권적인 안건을 상정하지 말아달라. 그거 하나를 부탁하러 86세의 노인네가 여기까지 왔다"고 호소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이날 전직 인권위원의 신분으로 기자회견에 나섰다. 서 의원은 "우리 전현직 인권위원들은 이 엄동설한에 살이 찢기는 게 아니라 처참한 인권위가 처한 현 상황에 살과 뼈가 찢기는 고통을 감내하고 모였다"면서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인 계엄 선포를 인권위가 나서서 '윤석열 고유권한'이라고 주장할 게 아니라 국민 인권을 지켜야 하는 게 인권위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의원은 "지금 인권위는 집회 현장에 가서 발생할 인권 침해를 지켜야 한다. 조만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질의가 있을 것이니 안건을 폐기했다고 말씀해달라"라고 덧붙였다.

한 전직 인권위원은 과거 안창호 위원장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던 시절 '박근혜 탄핵'에 인용 결정을 내렸던 일을 언급하면서 "그 일을 기억해달라"고도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란 사태의) 반헌법적 중대성을 고려하셔서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의제를 인권 기구에서 다루려는 시도를 막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공무원노조 인권위지부·혁신당·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안건 철회하라"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인권위원 등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에 항의하고자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히 찾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항의 의견을 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인권위원 등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에 항의하고자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국가인권위원회를 긴급히 찾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비호하는 어용 인권위원 사퇴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안창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항의 의견을 냈다. ⓒ 유지영

전현직 인권위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인권위가 챙길 일은 윤석열의 방어권이 아니라 불법 계엄과 내란으로 침해된 국가의 인권"이라면서 "윤석열과 공범자들이 준비했던 포고령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집회 시위의 자유 및 언론 출판의 자유 침해, 파업 태업 등 단체행동권 금지와 같은 국민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중대한 인권유린 행위가 줄줄이 열거돼 있다. 윤석열과 공범자들의 인권유린 행위를 준엄하게 꾸짖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게 인권위 본연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권위원으로서 자격은 물론이거니와 민주시민으로서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인권위원들의 퇴장을 명령한다. 안건을 제출한 인권위원들은 당장 인권위를 떠나라"라고, 안창호 위원장에게는 "전원위 안건을 폐기하고 지금의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지부 또한 성명서를 내고 "국가인권위원회 소속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우리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그 어떠한 시도에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내란 주동자들에게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영역 안으로 들어와야함을 권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현직 국가인권위원 기자회견에 앞서 조국혁신당 의원들도 10일 오전 인권위를 긴급 방문해 "해당 안건의 상정은 단순한 무책임을 넘어 헌정 질서에 대한 도전"(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이라며 항의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또한 같은 날 오후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이기도 한 김종민 인권위 비상임위원의 결정에 규탄하고자 조계종 총무원장실을 방문해 항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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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윤석열방어권#안창호위원장#인권위#전원위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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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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