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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생활의 혁명이라 불린 화학제품, 가장 위험한 발명품. 모두 '플라스틱'에 대한 설명이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불렸던 플라스틱은 버려지고 쌓이면서 인간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재앙'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우리 삶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최악의 발명품이 됐다.

우리는 지금 플라스틱 문명에 살고 있다. 우리는 플라스틱에 둘러싸여 일상을 보내며 숨 쉬듯 사용한다. 식품용기에서부터 화학, 건설, 섬유, 자동차, 전기전자,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삶의 다양한 영역에 플라스틱이 있다. 오늘날 플라스틱은 어디에서나 넘쳐난다.

유럽 플라스틱 산업협회인 플라스틱스 유럽(Plastics Europe)에 따르면, 2020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8년보다 800만 톤 증가한 3억 6,700만 톤에 달했다. 지구 전체 인구의 몸무게를 더한 것보다 큰 수치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5년과 대비해 2030~2035년에 두 배, 2050년에는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르는 것은 우리가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그것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을 한 입 먹거나 물 한 모금만 마셔도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함께 섭취한다.

동물학자이자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애튼버러(David Attenborough)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 Ⅱ(Blue Planet Ⅱ)'에서 어미 앨버트로스가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해 새끼에게 먹이는 장면은 전 세계 수천만 명을 경악하게 했다. 물론 바닷새가 유일한 희생자는 아니다.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피플> 포스터. 벤 애들먼(Ben Addelman)과 과학 저널리스트 지야 통(Ziya Tong)이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 포스터.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피플> 포스터.벤 애들먼(Ben Addelman)과 과학 저널리스트 지야 통(Ziya Tong)이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 포스터. ⓒ WHITE PINE PICTURES

벤 애들먼(Ben Addelman)과 과학 저널리스트 지야 통(Ziya Tong)이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은 플라스틱 중독과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친 작품이다. 다큐멘터리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미세 입자로 분해되어 공기, 물, 토양에 스며들어 결국 인간의 신체에 축적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이 체내에 들어오면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질문에 집중하며 이것이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러한 입자들이 우리의 몸, 장기, 혈액, 뇌 조직, 심지어는 임산부의 태반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는 우리가 흔히 사먹는 생수 1리터짜리 페트병에 24만 여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전해 들었다. 미 컬럼비아대와 럿거스대 연구진은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시중에 판매되는 1리터 페트병 생수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플라스틱 조각이 평균 24만 개 들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생수 브랜드 세 가지를 고른 뒤 각각 5개의 표본을 조사했다. 표본에 따라 11만 개에서 많게는 40만 개까지 들어 있었으며 이중 90% 이상이 나노플라스틱으로 파악됐다. 생수 1리터에 들어있는 엄청난 양의 미세플라스틱의 대표적 성분은 생수병에 쓰인 페트(PET) 입자였다.

연구 공동저자인 럿거스대 독성학자 피비 스테이플턴은 "나노플라스틱은 입자가 작아 위장이나 간 등으로 바로 유입될 수 있으며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심장이나 뇌로 들어갈 위험도 있다"라고 주장했으나 이로 인해 인체에 어떤 유해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은 주로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한다.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거나 마모되면서 미세 입자가 생성되며 특히 플라스틱 병, 비닐봉지, 화장품, 세척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나노 플라스틱이란, 플라스틱이 환경에 노출되면서 자연적으로나 인위적으로 깨어지면서 생기는 매우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다. 보통 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미만의 크기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미세 플라스틱(5㎛ 미만) 보다 훨씬 작다. 이렇게 작은 크기의 나노 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인식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이나 음식, 음료 등에 들어있을 수 있다.

나노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의 극히 작은 부분이지만, 그 크기 때문에 더 큰 플라스틱 조각보다 잠재적으로 더 위험할 수 있다. 나노플라스틱은 인체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이동하여 인체의 상피세포, 점막, 장관, 혈액을 타고 임파계와 간담도계로 이동한다. 이동된 나노플라스틱은 태반과 혈액 뇌장벽, 장관, 폐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위험에는 눈에 보이는 위험이 있는 반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있다. 눈에 보이는 위험은 쉽게 인식할 수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은 인식하기가 쉽지 않아 더 위험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1㎛ 이하의 나노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완전히 제거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노출량을 줄이기 위해 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는 인위적인 노력이 최선의 대책이다.

#플라스틱#미세플라스틱#나노플라스틱#플라스틱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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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를 하는 곳, 아이쿱(iCOOP)소비자활동연합회 대외협력팀에서 홍보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생협(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친환경농산물 보급확대, 지구환경지키기, 우리밀 자급률확대, 공정무역 등)을 주변 분들과 함께 소통하고자 합니다. 관심 분야는 유통과 공익적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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