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보은정보고등학교는 남자 5명, 여자 2명 총 7명의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보은정보고등학교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마지막 졸업식이라는 쓸쓸함, 허전함을 김정훈 교장 등 7명의 졸업생과 3년을 동고동락해온 교직원들과 7명 졸업생들은 학창시절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을 함께 보며 가슴 뭉쿨한 추억으로 달랬다.
이날 이은진 교육장과 총동문회장 김도화 군의원, 황선주 수석부회장, 정미경 사무국장 등 총동문회 임원과 안종남 학교운영위원장, 이재선 학부모회장, 신정아 교육발전협의회장, 이재호 학교운영위원회 부회장 많은 단체장이 참석해 보은정보고등학교의 마지막을 함께 하면서 졸업생들을 축하했다.
김정훈 교장은 "그동안 정들었던 교정과 친구 선생님과 헤어져 슬프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며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고등학교에서 익힌 지식과 지혜가 큰 바탕이 되리라 확신하고 친동생 그리고 아들딸처럼 아끼고 이끌어준 선생님과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해 어디서든 주변을 따뜻하고 환하게 비춰주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따뜻한 훈사를 했다.
이은진 교장은 "졸업은 평생 배우며 살아가는 삶속에서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는 일이다"며 "대나무가 마디를 이어가며 자라듯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며 새로운 배움을 이어갈 졸업생들이 꾸는 꿈과 희망찬 새 출발을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모교에서의 마지막날 눈물방울을 떨어뜨린 김도화 총동문회장은 "배움의 터전이었던 우리의 모교는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소중한 밑걸음이 됐다. 우리의 모교는 아쉽게 문을 닫게 되지만 이곳에서 피어난 열정과 배움의 정신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우리의 마음속에서 계속 살아숨쉴 것"이라며 "졸업생 여러분들도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여정에서 어려움이 닥칠때마다 이곳에서 배운 끈기와 용기를 기억하길 바라며 여러분의 앞날에 찬란한 빛이 비추길 기원한다"는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학력상 여진호, 최하늘 ▲기능상 최하늘 ▲공로상 최하늘 ▲효행상 안지성 ▲선행상 이찬호 ▲봉사상 김민서 ▲1년 개근 최하늘 ▲학교운영위원장상(20만원장학금) 이찬호 ▲동문회장상(장학금 각 10만원) 김민서, 안지성, 여진호, 이찬호, 최윤빈, 최하늘, 홍진욱 ▲대한상업교육회장상: 여진호 ▲국회의원상 이찬호, 최하늘 ▲보은군수상 안지성 ▲보은군의장상 김민서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상 최하늘 ▲대한상업교육회 표창 여진호 ▲학생독립운동기념 모범학생 표창장은 이찬호 군이 받았다.
또 최하늘양은 BBS 보은군지회장학금을, 안지성 군은 교육발전협의회 장학금을, 이진호 군은 학부모연합회장 장학금을, 김민서 양은 보은군어머니후원회 장학금을, 최윤빈 군은 학교발전기금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식 내내 고등학교 교문 밖에 펼쳐질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는 졸업생들은 가족과 친구, 선생님들의 축하 속에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43년간 인재들 배출한 보은정보고
한편 1979년 10월 보은여상으로 개교한 보은정보고등학교는 43회 졸업을 이어오는 동안 총 643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실력은 우수하지만 가정형편상 대학진학 대신 취업을 위해 진학한 경우가 대부분인 동문들은 상업, 회계, 사무자동화, 전자상거래 등 취업에 특화된 인재로 성장했다. 그 결과 금융기관에서 저변이 대단했다.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보은농협, 남보은농협에 취업해 조직의 중추로 성장하면서 모교의 명예도 높였다. 정계인물도 배출했는데 한동순(1회) 청주시의원, 김도화(4회) 보은군의원이 대표적이다.
이후 자녀에 대한 교육열기로 대학진학이 일반화되면서 실업계고보다는 일반계교를 선호하는 추세로 인해 정보고등학교는 학생수 감소 현상을 맞았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교직원들은 정보고등학교를 들어온 재학생들을 열정을 다해 지도했다.
교사들이 반찬을 가지고 오고 학교에서 밥을 해먹이며 밤 10시까지 진학반, 취업반의 학생들을 지도하고 직접 집까지 데려다 주는 등 열정을 다했다. 선생님들의 지도로 쑥쑥 자란 학생들은 대학졸업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좋은 직장(?)취업과 대학 진학의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졸업생을 꼽으면 29회 졸업생인 이호진씨가 육군대위이다. 청주에서 보은정보고등학교를 진학하며 부모님이 속리산으로 귀촌한 김영권(31회)씨는 한화생명에 취업했다. 또 윤주애(32회)씨와 김다빈(33회)씨는 농협중앙회에 입사, 이젠 경력자가 됐고 이미경(32회)씨는 국민은행에 취업했다. 국가직공무원도 배출했는데 김하진(31회)씨가 정부종합청사에 있고 맹서영(34회)씨는 우체국, 원미정(37회)씨는 고용노동부에 재직 중이다.
이밖에도 일일이 열거하고 기록해야 할 인재들이 무수하다. 43년간 늘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학생들을 품었던 정보고등학교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교문을 닫았다. 그래도 동문들의 가슴에 보은정보고등학교는 성주리의 우주로 남을 것이다.
한편 3월 1일부터는 보은여고가 학교 리모델링에 들어감에 따라 1년간 보은정보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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