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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봉 설경
설천봉설경 ⓒ 문운주
설천봉 설경
설천봉설경 ⓒ 문운주

겨울철 눈 덮인 덕유산은 겨울에 꼭 가봐야 할 우리나라 최고의 절경 중 하나다. 산 전체를 감싸는 설경은 특별한 장관을 선사한다. 특히 설천봉에서 정상인 향적봉까지 약 1.4km 구간의 상고대와 눈꽃은 가히 환상적이다.

8일 아침, 덕유산 무주리조트 설천하우스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로 가족 단위 여행객들로 보였으며, 스키와 보드 등 장비를 대여하려는 이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등산화 끈을 단단히 묶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온몸에 따스한 기운이 퍼진다. 곤돌라를 타기 위해 매표소 앞에 줄을 섰다. 곤돌라는 오전 10시부터 하부역에서 설천봉까지 2659m 구간을 운행한다.

설천봉(해발 1,520m)에서 내려 향적봉(해발 1,614m)까지 걸어 올라야 한다. 거제도와 대구에서 왔다는 두 부부와 함께 곤돌라에 탑승했다. 모두 어린아이처럼 들뜬 표정이다. 눈싸움과 고드름 따기 등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한다.

유리창에 낀 성애를 걷어냈다. 창 밖으로 상고대(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얀 나무들이 스치듯 내려간다. 일행 친구가 "꿈속에 있는 듯 환상적이다"라고 말하는 순간,

곤돌라가 멈춰버렸다. 10시 17분, 하부역을 출발한 지 17분 만이다. 처음에는 다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10 분, 15분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 사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랴부랴 소방서 등 관계 기관에 연락을 취했다.

11 시 10분 곤돌라는 운행과 멈추기를 반복하면서 어렵게 설천봉에 도착했다. 체감온도 영하 15도의 강추위다. 휴게소 안에 들어가 안정을 취했다.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린다. 곤돌라가 바이킹 타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렸으니 구토를 느낄 수밖에...

등산화에 아이젠을 채웠다. 언 손이라 쉽지 않다. 두툼한 모자를 목까지 둘렀다. 이제 자신과의 싸움이다. 왜냐면, 덕유산 겨울 꽃을 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설천봉 설경
설천봉설경 ⓒ 문운주

▲ 덕유산 설천봉에서 향적봉간 2025년 1월 9일의 설경입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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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봉-향적봉 구간을 제외하고는 탐방이 통제되고 있다. 잠시 숨을 가다듬고 향적봉으로 향했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케이블에 곤돌라가 매달려 있다. 아찔하다. 또 멈춘 모양이다. 기계를 점검중이라는 안내 방송이 들린다.

설천봉의 상징인 고목, 상제루가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제주 여행에서 바람이 있었듯이 이곳에서는 매서운 한파가 있어 즐거움이 배가 되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차갑지만 고요한 아름다움으로 겨울의 정수를 보여주는 자연의 걸작 상고대, 눈꽃 숲길이 이어진다.

탐방로 곳곳에는 눈꽃이 핀 나무들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준다. 특히,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눈 덮인 능선과 맑은 하늘이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들리는 눈 밟는 소리, 고요한 산의 정취를 한층 더해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얼음 동굴은 순백의 겨울왕국을 실감케 한다. 설경에 취해 추위도 잊은 채 향적봉에 도착했다.

정상에 서니 사방이 눈으로 뒤덮인 설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표석 앞에는 탐방객들이 인증 사진을 찍으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바람에 실려 오는 차가운 공기마저 상쾌하다.

덕유산 설천봉 - 향적봉 눈꽃
덕유산설천봉 - 향적봉 눈꽃 ⓒ 문운주
덕유산 설경
덕유산설경 ⓒ 문운주
향적봉 덕유산 정상
향적봉덕유산 정상 ⓒ 문운주

#선천봉#덕유산#향적봉#상고대#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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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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