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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4년 2월 14일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 공권력 투입 저지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공장 옥상에서 38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지난 2024년 2월 14일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 공권력 투입 저지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공장 옥상에서 38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 조정훈

1월 8일로 1년, 365일이다. 2명의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이 옥상에서 농성을 벌여온 시간이다. 그들이 올라간 건물 옥상 뒤로는 불길에 녹아내린 건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지난 2024년 1월 8일, 겨우 7명 남은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위해서 박정혜, 소현숙씨가 공장 옥상에 올랐다. 그들은 거기서 겨울을 나고, 봄을 보내고, 40도가 오르내리는 땡볕의 한여름을 보냈고,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을 맞고 있다. 소한에서 대한으로 가는 시절인지라 겨울 중에도 가장 추운 절기다. 이런 날에 '희망텐트'를 친다. 주말엔 윤석열 탄핵 집회가 열리기 때문에 1월 10일에서 11일까지 1박2일 텐트를 친다.

1월 10일, 구미 옵티칼에 희망텐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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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옵티칼 공장 옥상에 올라간 두 노동자들은 노동권을 빼앗긴 이 나라 노동자들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기업 닛토덴코는 2003년 구미산업공단에 50년 동안 토지 무상임대 등 각종 특혜를 받고 엘시디(LCD) 패널에 부착하는 편광필름 제조업체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을 만들었다. 삼성·엘지·애플 등 대기업에 편광필름을 납품해온 회사로 약 20년 동안 17조 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렇게 잘 나가던 회사인데 2022년 10월 공장에 화재가 난 다음에 갑작스럽게 회사를 폐업한다. 화재 보험금 1300억 원을 공장 복구에 사용하지 않고*, 물량을 평택의 닛토덴코가 만든 자회사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긴 직후였다. 노동자들에게는 희망퇴직을 받았다. 마지막까지 17명이 고용승계를 주장하면서 버텼다. 현재는 7명만 남았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평택 니토옵티칼로 고용승계다.

"이렇게 싸우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의 고용승계 때문만은 아니다. 외국인투자자본기업의 먹튀 문제는 계속 돼 왔다". 노동자 박정혜, 소현숙씨가 옥상에 올라가 1년 넘게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이유다.

 경북 구미에 있는 외투기업인 한국옵티칼 구미공장 옥상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2명의 여성노동자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북 구미에 있는 외투기업인 한국옵티칼 구미공장 옥상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2명의 여성노동자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회사는 단전, 단수와 함께 노동자들의 재산을 압류하는 짓을 해왔고, 거액의 손해배상을 가할 것을 협박하고 있다. 이게 '무상토지임대, 법인세 감면, 관세 면제 등' 온갖 특혜를 받아왔던 먹튀 자본의 민낯이다. 닛토덴코가 단 7명의 고용승계도 외면하는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일 것이다. 이들 스스로 OECD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노동조합은 국회 문을 두드리고, 일본 시민사회와 연대하고 있다. '손잡고'도 옵티칼하이테크 노동조합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국회의원 96명의 연서명을 들고 김주영, 이용우, 윤종호 의원 등 3명의 의원이 직접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 정부가 OECD의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닛토덴코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 조직을 설립, 또는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야" 하고, "인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하며, 인권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계기로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일본시민사회의 연대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닛토덴코는 한국에서는 먹튀하고,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압박하고, 재산 압류 집행을 하더니 이번에는 한국 노동자들의 원정투쟁을 도왔다는 이유로 일본 시민 활동가 오자와씨 등 2명에게 닛토덴코 회장 집 1700미터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알려졌다.

고공에서 내려올 사다리를 놓자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던 지난해 12월 3일에는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국회의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우원식 의장은 고공농성 중인 2명의 노동자와 영상통화를 하며 격려하였고, 일본 총리에게 국회의장 서한을 전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그날 밤 계엄이 터졌고, 계엄 상황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암 투병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이 부산에서부터 걸어오고, 지난 12월 21일 광화문 광장에 '옵티칼 고공농성'이 영상으로 전달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단수가 됐으니 생수를 보내달라는 호소에 남태령 대첩에 참여한 시민들이 응답한 것이다. 그때부터 농성장에는 전국에서 보내온 생수가 쌓였다.

이제 그 연대의 힘으로 1박 2일 희망텐트를 치려고 한다. 그 연대와 응원의 힘이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는 닛토덴코를 돌려세울 것이다. 더 이상 먹튀자본이 무책임하게 자본철수를 하는 짓을 반복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연대의 힘으로 노동자들이 땅으로 내려올 사다리를 놓자.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 공장.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 공장. ⓒ 조정훈

*이 부분에 대해 배재구 한국옵티칼 청산인은 지난 2024년 2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조에서는 화재보험금으로 1380억 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화재보험금으로 1300억 원이 넘는 돈을 받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 편집자 주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래군씨는 손잡고 대표, 4.16재단 운영위원장입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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