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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출입문 안쪽에 승용차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다. 안쪽 출입문에는 버스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바닥에는 윤형철조망이, 출입문은 쇠사슬로 묶여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출입문 안쪽에 승용차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다. 안쪽 출입문에는 버스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바닥에는 윤형철조망이, 출입문은 쇠사슬로 묶여 있다. ⓒ 권우성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차 체포 영장 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경호처 내의 일부 '김건희·김용현 라인' 강경파 지도부가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요새화하는 등 최후 방어선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은 지난 3일 1차 체포 영장 집행을 물리력으로 막아선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경호처 수뇌부 4명을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들 중 단 한 명도 출석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미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박종준 처장과 김성훈 차장이 세 번째 소환 요구까지 묵살할 경우 이들을 윤 대통령보다 먼저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경호처 핵심 지휘부부터 무너뜨리면 물리적 방어선도 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호처 1인자인 박 처장은 오는 10일, 2인자인 김 차장은 11일이 3차 출석 요구 시한으로 돼있다. 앞서 윤 대통령 역시 수사기관의 3차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해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체포영장' 임박한 박종준·김성훈… '김건희·김용현 라인' 지목 이광우·이진하·김신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경호처 내년도 예산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경호처 내년도 예산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경호처의 전체 인원 규모는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을 경호하는 인력이나 일반 시설관리 직원들까지 합해 총 75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중 실제 윤 대통령 관저의 육탄 방어에 동원될 수 있는 경호원은 200~300명 선이라는 게 중론이다. 경호처 경호원들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경호처장·차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7급부터 시작하는 '늘공'이라고 한다.

경호처장·차장 외에 경호처 직원들의 인적 사항은 보안 사안이라 통상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를 경호처가 몸으로 막아서는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박 처장은 물론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이진하 본부장 등 경호처 핵심 고위급들이 김건희 여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가까웠다는 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경찰이 입건한 4명 외에도 김신 경호처 가족부장, 김아무개·장아무개 경호처 수행부장 등 역시 김 여사나 김 전 장관 쪽과 밀접한 인사들로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 경호처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늘공 출신으로 경호처 실세로 불리는 '2인자' 김성훈 차장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중요 근접 경호를 맡아 잘나가다가, 문재인 정부 때 요직에서 멀어졌다"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 김용현이 경호처장을 맡으면서 다시 경호처 핵심으로 급상승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차장이 윤 대통령과 술을 자주 마신다는 얘기도 있고, 김 차장 부인이 김 전 장관 부인과 가깝게 지냈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운영위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이 윤 정부 초기부터 2년 넘게 경호처를 주물러 현재까지 경호처에 '김용현파'가 득세해 있다"라며 "지난 3일 윤 대통령 1차 체포 시도를 막아내고 이후 버스 차벽과 철조망으로 요새를 만든 것 역시 이들 몇몇의 작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장관은 윤 정부 출범 시점인 2022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대통령 경호처장을 지내다 이후 국방부 장관으로 갔다. 김성훈 차장은 경호처 내부 인사로, 지난 2024년 5월 차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2024년 9월 처장에 임명돼 근 10년 만에 공직에 복귀한 박종준 경호처장보다 앞선 시점이다.

김성훈 차장 직전, 윤 정부 초대 경호처 차장을 지낸 이는 김종철 현 병무청장으로, 김용현 전 장관과 함께 군 출신 외부 인사였다. 박종준 현 경호처장은 지난 2010년 경찰청 차장을 지낸 경찰 출신 외부 인사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고 두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다 떨어졌다.

"1차 대통령 체포 시도 막고, '입틀막'해서 승진… 모두 김건희 라인"

 김건희 여사. 지난해 9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지난해 9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호처의 김용현 라인이 곧 김건희 여사 쪽과 가까운 라인이라는 얘기도 복수의 입에서 나온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제보에 따르면 경호처에서 (1차 윤 대통령 체포 시도 무산 이후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경찰 경력이 들어오면 '무조건 체포하라'는 얘기를 했다는데, 문제는 (박종준) 경호처장을 패싱하고 벌어졌다는 것"이라며 "김건희와 김용현 라인들, 일종의 경호처 내 '패밀리'를 이루는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그 밑에 부장급으로 김신 가족부장 등등이 경호처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앞장서서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김성훈 차장의 오른팔이면서 김건희 라인의 핵심이 (이광우) 경호본부장"이라며 "직제상 대통령 관저 경비 담당은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인데도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전면에 나서서 관저를 요새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 수행부장인 김아무개 부장 역시 김건희 라인이고, 김용현 (경호처장) 때 확 컸던 사람들"이라고 했다.

운영위 관계자는 "현재 대통령 수행부장인 김아무개·장아무개 부장 2명 역시 같은 김건희 라인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특히 김아무개 부장의 경우 과잉 경호 논란이 일었던 '입틀막' 경호로 출세가도를 달린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영위 관계자는 "(김신) 가족부장은 지난 3일 1차 윤 대통령 체포 시도 때 실무 부장급 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사람 중 한 명이었다는 제보가 있다"라며 "가족부장은 김건희 여사 경호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을 24시간 밀착 경호하는 경호처의 특성상 이들 경호처 핵심 라인이 계엄 모의를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이 하는 일을 여사가 모를 수는 있어도 경호처가 모르기는 어렵다"라며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한 운영위 관계자는 "경호처 직원들은 대통령의 행사를 모두 따라다니는데, 특히 '안가(안전가옥)' 모임이나 골프장, 비밀 손님 접견 등 비공식 일정까지 꿸 수 있다는 게 핵심"이라며 "윤 대통령이 여러 모임에서 계엄을 수 차례 언급한 것으로 확인된 이상, 이들이 아예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1차 체포 막은 26명 신원 확인하라"... 경찰, 경호처 압박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지난해 10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 관람 무대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지켜는 모습.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지난해 10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 관람 무대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지켜는 모습. ⓒ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 영장 집행 당시 이를 방해한 경호처 직원 중 채증이 된 26명에 대한 신원을 확인해 달라고 경호처에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2차 체포 영장 집행이 임박한 시점에서 경찰이 경호처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내에는 현재 경호처를 움직이는 강경파 지도부와 대다수의 하위 직원들 사이에 온도 차이가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일각에서 박종준 처장이나 김성훈 차장 등에 대한 경찰의 체포 영장 청구 여부가 윤 대통령 체포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은 집단 심리가 작용해 경호처가 단일 대오처럼 보이지만, 몇몇 지휘부만 미리 떼어낼 수 있다면 위험한 충돌 상황 없이 생각보다 완만하게 일이 처리될 수 있다"라며 "박종준 처장 등에 대한 체포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윤건영 의원도 "MZ 세대 경호관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하는 게 맞나'하는 동요나 의문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라며 "지난 12.3 계엄 당시 젊은 군인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부당한 지시에 저항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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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김용현#박종준#김성훈#경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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