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은 반공청년단을 기자회견에서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이들은 왜 살을 칼로 에는 듯한 바람 속에서도, 눈보라가 휘날리는 밤에도 밤을 지새우며 한남동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여러분께 전해드리려고 한다"며 '반공청년단'을 소개했다. ⓒ Youtube KNN NEWS 갈무리
[기사 보강 : 오후 3시 36분]
군사독재 정권 시기 고(故) 강경대 열사를 쇠파이프로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고 박창수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의 빈소로 진입해 영안실 벽을 깨부수고 시신을 탈취해 폭력 경찰로 악명이 높았던 '백골단'이 2025년 정식으로 다시 부활했다. 그것도 국회에서 말이다.
김민전 "대통령과 연대하는 청년들의 대표주자, 반공청년단"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은 반공청년단을 기자회견에서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이들은 왜 살을 칼로 에는 듯한 바람 속에서도, 눈보라가 휘날리는 밤에도 밤을 지새우며 한남동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여러분께 전해드리려고 한다"며 '반공청년단'을 소개했다.
이어 김 의원은 "오늘 로이터통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청년들과 연대를 맺게 되었다'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들이 그 청년들의 대표 주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원의 뒤에는 하얀색 방탄모를 쓴 인원 여럿이 서 있었다.

▲"백골단? '반공청년단'으로 불러달라"최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는 한남동 관저 앞 집회에 참여해 '백골단'으로 회자된 반공청년단 단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남소연
김 의원이 언급한 로이터통신 보도는 "위기에 처한 윤 대통령, 젊은 보수층 남성들과 동맹을 맺다"라는 제목의 기사다. 김 의원의 긍정적 설명과 달리 해당 기사는 "30대 보수 남성 위주의 친윤 유튜버들은 온라인 영향력을 이용해 지지를 모으고, 부정선거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웠다"라며 양자의 동맹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반공청년단 대표 "'백골단', 우리 예하 조직"
김 의원의 소개를 받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인물은 스스로를 "반공청년단 대표 김정현"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인물은 관저 인근 친윤 집회를 공동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저희는 최근 민주노총의 대통령에 대한 불법 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대통령 공관 옆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인 청년들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저희를 백골단으로 소개하기도 했다"면서 "저희 지도부는 조직의 공식 명칭을 반공청년단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백골단은 반공청년단 예하 조직"이라며 백골단의 명칭을 부정하지 않았다.
이어 김씨는 "반공청년단은 오늘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졸속 탄핵 절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탄핵 심판 청구서 변경은 헌법적 가치와 절차적 정의를 위협하고 헌법상 국회의 고유 권한인 탄핵 의결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변경이 필요하다면 국회의 재의결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장순욱 국회 측 대리인은 "소추 사실은 준비 절차 과정에서 한 글자도 철회되거나 변경된 적이 없다. 내란 행위에 대해서 빠짐없이 판단 받을 것이다"라고 이미 반박한 바 있다.

▲"백골단? '반공청년단'으로 불러달라"최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는 한남동 관저 앞 집회에 참여해 '백골단'으로 회자된 반공청년단 단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연 뒤 흰색 안전모를 챙겨 나서고 있다. ⓒ 남소연
또, 김씨는 "헌법과 법치주의가 흔들린다면 우리 모두의 자유와 권리 또한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저희 반공청년단은 국민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헌 계엄으로 대한민국의 헌정을 어지럽힌 인물은 다름 아닌 그들이 지키겠다는 윤석열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백골단이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라는 김민전
김씨의 발언 이후 김민전 의원은 "젊은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딱 한 가지"라며 "그것은 헌법과 법률이 공정하게 집행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의 행동은 적법한 체포영장의 집행을 물리력으로, 그것도 '백골단'이라는 폭력 집단의 이름을 빌어 막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김 의원은 "방탄모를 쓰고 있어서 약간 위협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한남동 시위 현장의 영상을 보면 공권력인 경찰조차도 민노총에 의해 무전기에 의해 머리를 다치고 뺨을 맞는 장면들이 있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러한 반공청년단의 출범이 "우리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위헌 계엄 이후 전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거리와 광장에서 윤석열 탄핵과 체포를 외친 상황과는 다소 동떨어진 인식이다.
헌법을 누구보다 지켜야 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백골단'을 자칭하는 일종의 자경단의 창설을 '정당한 분노'로 추켜세우는 게 적절할지,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공청년단의 기자회견이 보도된 이후,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기자회견 이후 사달이 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이라며 (연락을 해온 이들이) 자신들은 시위가 조직화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반공청년단이라는 이름도 동의하지 않는다. 백골단이라는 이름도 좌파들에게 명분을 주는 이름이며 본인들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문자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들을 조금이라도 돕겠다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이 오히려 적지 않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면서 "반공청년단이나 백골단이라는 이름도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고 청년들이 스스로 토론을 통해 교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반공청년단의 행보와 '백골단'이라는 명칭 등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된다는 점을 인지했음에도, 오히려 책임에서 한 발 물러나려는 모양새라 논란이 예상된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