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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09 09:53최종 업데이트 25.01.09 09:53

임시 공휴일 말고, 일상의 평안함을 회복시켜 주기를

국민의힘 회생방안

의총 참석한 권성동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의총 참석한 권성동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1월 8일 정부와 여당은 구정 연휴 전날인 1월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번 설연휴는 6일로 늘어나게 된다. 직장인의 경우 1월 31일에 연치를 사용하면 무려 9일을 쉴 수 있다.

K-직장인들에게 하루라도 더 쉴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12.3 내란 사태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임시 공휴일 지정 소식이 아주 달갑지만도 않다. 내란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부와 여당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게 다가온다.

그들이 내세운 이유는 깊이 침체된 내수 진작과 경기 활성화였다. 국민들에게 휴식과 소비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뜻이겠지만, 단순히 긴 연휴를 만든다고 해서 정말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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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외식업 관련 신용카드 매출이 지난해보다 6%나 줄었다는 발표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현재 경기가 안 좋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 대행도 이를 의식했는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추가적인 정책들을 빠르게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온누리 상품권 발행을 역대 최대 규모인 5조 5천억 원을 발행하고, 동행축제도 지난해보다 늘려 총 4회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동행축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중소벤처기업 유통원이 주관하여 운영하는 대국민 소비 촉진 행사다.

하지만, 윤 대통령 체포 및 수사에 대한 진전이 미미한 상황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정세 속에서 맞는 설 연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지난 2024년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내 여행에 대한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임시 공휴일 지정 소식을 들은 국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전처럼, 압도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여행 계획이 있던 사람도 늘어난 휴일로 인해 국내보다 해외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교차한다. 관광지에 위치하고 있으면 그나마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주택가나 오피스 상권의 경우 손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 달 중 거의 1/3이 쉬는 날이 되어버리는 탓에 1월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

윤 대통령 집권 후 임시 공휴일 지정은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 날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에도 소비 진작을 이유로 임시 공휴일을 지정했다. 그런데 그가 일으킨 내란 사태에 여러 군 관계자들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데다 오랫동안 하지 않았던 군 퍼레이드 행사까지 성대하게 했던 것을 떠올리니 섬뜩하다.

이번 설 연휴 임시 공휴일 지정 역시 국민들을 위해서 한다고 보기에는 의문점이 많다. 일단, 정부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부터가 그러하다.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치기 힘들다. 더군다나 이런 식으로 휴일이 늘어나게 되면 윤 대통령 탄핵 절차 진행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경제 회복의 이유를 대더라도 지금까지 정부와 여당의 행보를 종합해 보면 도통 신뢰가 가지 않는다. 국회와 사법절차 일정의 지연을 노리는 수작이며, 대중의 관심을 잠깐 돌리기 위한 꼼수로 보일 뿐이다.

더 이상 내란 수괴범에 대해 옹호할 생각하지 말고, 국민들의 뜻을 받드는 당신들이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을 당신들도 알고 있지 않은가?

정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사회적 분열도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무엇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휴일 하루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해결해야 국민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임시 공휴일 하루에 웃고 기뻐할 국민들이라고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 정의가 무너져 지옥 같은 상황에서 버티고 있는 국민들을 향해 시선을 돌려야 할 때다. 불안하기 그지없는 하루살이 휴일보다 안정된 일상을 바라고 있는 민심과 민생을 보고, 또 바라보시라. 그것만이 진정 당신들이 국민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얼룩소, 브런치, 페북에도 실립니다.


#구정연휴#임시공휴일#1월27일#정부#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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