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내란·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 남소연
"탈당에 대한 많은 압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쌍특검법'에 찬성하는 자당 의원들에게 탈당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한겨레>는 쌍특검법 찬성 의사를 밝힌 익명 여당 의원의 입을 빌려, 권 원내대표가 "(당론을) 따르지 않을 거면 탈당하라" "내 말이 농담 같으냐"라며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김예지 국회의원에게도 찾아가 부결 당론을 따르라고 요구했다 한다.
실제로 김상욱 국회의원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 표결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자 "아까 본회의장에서 좀 말씀이 있으셨는데, 아마 공개적으로 말씀하시다 보니까 보신 분들이 많아서 말이 나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말들이 공개적으로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라며 "그런 말씀을 하기는 하셨다"라고 해당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그러나 "저는 탈당할 이유가 없다"라고도 잘라 말했다. 도리어 "누가 진짜 해당 행위를 하고 있는가? 누가 진짜 배신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당의 가치인 보수주의를 훼손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수려 하고 독재로 가려 했던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심각한 해당 행위를 한 자"라며 "그 사람을 비호하는 것도 보수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라는 반박이었다.
"일종의 마녀 사냥이고 메카시즘... 해당 행위자는 윤석열 대통령"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제 '특검에 찬성표를 했느냐'라고 물으셨고, 그래서 그냥 제가 대답을 안 했는데, '탈당을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을 주셨고, 일단 저는 탈당할 생각이 없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일단 이렇게 당 지도부에서 당론과 다르다고 해서 '탈당하라'라는 얘기를 하신 것이 공개적으로 이렇게 알려지는 게 제 입장에서는 많이 좀 부끄럽고, 송구하고, 또 참 좀 난감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어쨌든 알려진 상황이니 입장을 말씀을 드리자면, 옳지는 않다"라며 "첫 번째는 국회의원의 헌법상 의무가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서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실질적으로 압박을 가한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두 번째는, 우리 국민의힘은 보수 정당이다"라며 "보수 정당이라면 보수의 가치를 지향하고 수호하고 지켜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반대로 보수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역공을 취했다. "보수의 가치인 공정, 합리, 자율 이런 것들을 다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런 가치를 훼손한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큰 해당 행위를 한 분"이라는 주장이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을) 빨리 제명이나 절연을 하고 보수의 가치로 우리 당이 나가야지만 국민의 신뢰를 받아서 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이 지향하는 가치에 가장 맞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 수가 적다고 해서, 해당 행위로 몰려서 탈당 요구까지 받는다면 이것은 일종의 마녀 사냥이고 일종의 메카시즘"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정당 내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다수의 힘으로 마녀 사냥 또는 메카시즘적으로 정당이 기능한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좀 좋지 않게 보실 부분"이라며 "우리 보수의 가치에도 맞지 않다.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보수주의의 가치를 본질적으로 훼손했기 때문에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김영삼 대통령 이후에 민주주의 보수 정당으로 그동안 정통성을 유지해 왔다. 우리 당의 가치는 건강한 보수를 지키는 것"이라고도 역설했다.
"내란특검 많이 시급, 우리 당에서 먼저 특검법 발의해야"
김 의원은 자신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는 소장파 의원들에 대해 "여러 의견들을 나눴다"라며 "다들 좀 부담스러워하시는 부분들이 많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무래도 원내 지도부가 좀 단합과 단결을 많이 강조하고, 또 당론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 이번처럼 경우에 따라 탈당 요구까지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부담을 많이 느끼시고 좀 노출을 좀 꺼리시는 것이 사실"이라는 이야기였다.
동시에 이번에 부결된 쌍특검법의 수정안을 여당이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내란 특검법 같은 경우는 시일이 많이 시급하다. 이미 내란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으면 나중에 경우에 따라서 '분명히 죄는 맞다. 잘못한 거 맞다. 그런데 수사 절차가 잘못됐으니 처벌 못한다'고 돼버릴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상식적인 결과가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사실은 내란 특검법이야말로 시의를 다투고 시급을 다투는 아주 급한 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건에 가장 크게 분개해야 하고 가장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시급성을 느끼는 것은 우리 보수주의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당에서 먼저 민주당보다 더 빨리 내란 특검법을 발의해서, 신속하게 발효될 수 있도록 애쓴다면 저는 거기에 크게 마음을 같이 하고 또 박수를 치고 싶다"라는 이야기였다.
민주당 "내란수괴는 징계 제명하지 않고 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탈당 압박에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전면 부정"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본인이 양심에 따라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양심껏 판단하고 투표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내란수괴는 징계 제명하지 않고, 비상계엄 해제하고 특검 찬성 의사 표현한 사람이 왜 그 당에서 쫓겨나야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탈당 압박이) 그 당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라며 "그 당의 (원내)대표라고 해서 주권자의 선택을 부인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