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내 미셀로브 울트라 아레나(Michelob Ultra Arena)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제와 오늘(8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말이 화제입니다.
우선, 어제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개막 행사에서 한 그의 '2025 기조연설'이 화제입니다. 행사 시작 전에 수 천 여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고 합니다. 그의 연설 전문은 인기 검색 대상입니다.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일단은 2017년 이후 8년만의 기조 연설이란 점, 그가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NVIDIA)가 AI 시대와 맞물려 일종의 미래 산업 척도로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또 이로 인해 엔비디아가 글로벌 증시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점 등이 결합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 용산 전자상가 조립 컴퓨터 구매 세대에게 그래픽 카드 지포스(Geforce)와 함께 익숙한 이름이죠. 2020년대부터 AI 바람이 불면서 핵심 칩 제조업체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작년 6월에는 전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고, 그만큼 젠슨 황의 국제적 위상도 '떡상'했습니다.
오늘은 젠슨 황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에 던진 메시지가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삼성전자의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가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퀄 테스트)을 아직 통과하지 못한 상황과 맞물려서인데요. 이와 관련 젠슨 황이 한 말은 다음 세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삼성전자의 성공을 확신한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회복할 것이다."
묘한 말이죠? 이를 두고 이요훈 IT칼럼니스트는 이날 SBS를 통해 이런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서 얘기하는 푸 샌드위치(poo sandwich), 똥 샌드위치라는 게 있거든요. '처음에 맛있는 걸 주고 중간에 꼭 할 말을, 똥을 끼우고, 다시 맛있는 걸로 덮는다' 라고 얘기하는데, 전형적인 똥 샌드위치 화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삼성전자의 존재감 또는 신뢰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설계'란 말로 대변되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핵심이란 거죠. 젠슨 황의 이같은 발언은 공교롭게도 오늘 아침 알려진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6조 5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는 소식에 더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그런데, 일종의 반전. 엔비디아 주가가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약 4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직전 3거래일 동안 11.27% 급등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주요 원인이 '젠슨 황의 기조연설'이 아니었느냐는 분석이 모아지는 상황입니다.
엔비디아가 새롭게 내놓은 제품들이 그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고, 시장에서는 젠슨 황의 기조연설을 한마디로 '요란한 빈 수레'로 판단했다는 것이죠. 시장은 오히려 엔비디아를 향해 젠슨 황이 삼성전자를 향해 강조했던 "새로운 설계"를 요구했던 셈입니다.
반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 발표됐음에도 전일 대비 3.43% 오른 5만 73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일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향한 젠슨 황의 발언 중 '성공과 회복'에 더 기대감을 보였기 때문이란 평가입니다.
내란 사태로 인해 경제가 얼마나 불확실성을 싫어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 못지않게 경제가 기대감에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도 실감할 수 있었던 오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신동아건설이 지난 6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접수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신동아건설 본사 모습. ⓒ 연합뉴스
다음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골라 본 그 외 오늘의 경제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핵심 요인으로는 역시 내란 사태로 인한 전반적인 경제 상황 악화를 지목했습니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가 최근 1개월 만에 12.3p나 하락했다고 합니다.
오늘 발표된 소상공인 경영실태 조사결과 역시 현재의 내수 위기 상황을 보여줍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 3명 중 1명의 작년 대출액이 2023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용 대출 금리가 5.0%를 넘어가는 경우가 응답자의 65.9%에 달했다고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집단의 내부 거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올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부당한 내부 지원으로 중소기업 주력 업종을 침범하거나 내부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보겠다는 것인데요. "대기업 부당거래 척결"이라는 공언까지 앞세웠는데, 그 의지가 현재와 같은 불안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드러날지 궁금합니다.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신동아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입주자 모집 공고를 취소했습니다. 2019년 11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마친 지 5년 2개월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위기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건설사 줄도산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