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백악관 풀기자단
오는 20일(현지시각)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운하,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통제하기 위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것에 대해서도 나는 확언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가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나는 그것(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 배제)을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토 확장' 나선 트럼프... "멕시코만도 미국만으로 바꾸자"
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 주민들이 독립 및 미국 편입을 투표로 결정할 경우 덴마크가 방해하면 매우 높은 관세를 덴마크에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나마운하와 관련해서는 파나마가 미국에 과도한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현재 이 문제를 파나마 측과 논의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모든 협정을 위반했고, 도덕적으로도 어긋났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파나마가 운하 보수를 위해 미국이 30억 달러(약 4조3천억 원)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길래 나는 '그 돈을 중국에서 받지 그러냐'고 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운하 사용료가 비싸다면서 파나마 정부에 운하 반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자국 방송에 출연해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불쾌한 심기를 나타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고율 관세 부과 구상과 미국으로의 편입 가능성 등을 거론했던 캐나다에 대해서는 군사력이 아닌 "경제적 강압"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어떠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멕시코가 마약이 미국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멕시코만의 지명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고 싶다면서 "정말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나토, GDP 5% 국방비 써야"... 하마스엔 "지옥 볼 것" 압박
이날 기자회견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두 번째이자 전날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대선 결과에 대한 공식 인증 절차를 마친 후 처음으로 약 70분간 진행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에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의 합의 기준인 2%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는 "2%로는 안 된다. 국가와 군대를 운영하려면 4%는 되어야 한다"라며 "그들은 위험한 영토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감당할 여유가 있으며, 2%가 아니라 5%는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국방 지출을 늘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한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이 자신의 취임식 전에 석방되지 않는다면 중동에 지옥이 올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날 회견에 미국 언론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CNN방송은 "트럼프 당선인이 세계를 위협하는 발언을 쏟아냈다"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의 권력으로 반대파를 공격하고, 자신의 업적을 과장하며 거짓된 주장으로 여론을 장악하곤 했다"라며 "이번 기자회견은 과거로의 복귀를 알리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